영원할 것 같던 시험의 굴레어서 돌아온 탕.....아니 성게😁 입니다.
구독자 님, 잘 지내셨나요? 너무 오랫동안 재즈레터를 쓰지 못했더니 손가락이 근질근질 하군요.
하하, 물론 오늘은 라이브 앨범도 잔뜩 들을 수 있답니다. 얼만큼 시간이 지나도 항상 '현재'인 연주자들의 라이브 말이죠!
재즈앨범이란 언제나 라이브니까요. 네, 제가 쓰고 있는 이 '재즈레터' 처럼 말입니다.
재즈는 살아 있습니다. 앨범이 녹음된 그 날의 즉흥연주는 언제가 되든 재생될 때마다 결국 현재이기 때문이죠.
그날의 겨울, 그 날이었던 그 가을, 언제나 현재가 되어 살아 돌아옵니다. 결코 죽지 않는 영원의 찰나. 네, 재즈는 바로 그날. 그 날입니다. 재즈의 골자가 즉흥연주인 만큼, 재즈 앨범은 늘 LIVE 죠.
재즈를 좋아한다는 것은 찰나의 영원을 누리는 일입니다.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그 날. 재즈 앨범 속에서 그 날은 영원합니다.
앨범을 재생하는 일은 영원한 날들의 반복을 누리는 일이죠. 물론 괴롭고도 찬란한 시간들입니다.
재즈를 사랑하는 건 지워지지 않는 부끄러운 나를 돌이키는 일입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그래서 현재의 우리는 오늘이 감사하고 송구스럽습니다.
어떻게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어떻게 사랑하기만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절망할 수 밖에 없는 시간도 반드시 살아야 합니다. 모두 똑같죠. 행복하기만 한 인생이란 없습니다.
꽃밭만 걷는 인생이란 없죠.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니라고요? 에이 우기셔도 소용 없습니다. 매 순간 행복 뿐이란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거 저도 다 압니다. 😌 (다 알 수 밖에 없단 말입니다. 엉엉,,,, 어쩌겠습니까..)
여러분 모두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저는 제 인생에서 미루기만 했던 1차 국시를 쳤습니다. 지난 6개월 간 무겁게 마음을 짓눌렀던 시험이었죠. 아무리 미루더라도 그 날은 반드시 오고야 맙니다. 오고야 말더군요. 우리의 의지와 함께 꾸준히 지속되는 현재. 누구에게나 치뤄야 할 그 날은 반드시 옵니다.
하하, 제게도 오고야 말더군요. 그 때 우리는 최대한 호탕하게 웃으며 그 날을 맞이하는 겁니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거짓말입니다. 저는 전혀 호탕하지 않았거든요. 도망치고 싶었던 마음을 꾹 참았을 뿐입니다. 참았다는 말도 포장입니다. 어쩔 수 없는 감정으로 그 날을 맞이 하고 말았을 뿐이니.
재즈란 그런 날들에 용기를 더하는 응원가입니다. 지속되는 찰나, 영원히 반복되는 현재의 임프로비제이션. 그 호기로운 찰나. 연주자들의 땀과 노력이 한 순간의 절정에 이르는 순간. 저는 그것을 반복함으로 계속 앞으로 갈 용기를 얻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무대위에 오르려면 반드시, 누구나 그 황홀한 긴장을 견뎌야 하지요. 물론 그 무대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창피만 안길 겁니다. 때때로 우리는 아무 준비 없이 그 무대로 나서야 하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식은땀이 나는군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준비할 시간’이 주어집니다. 아마도 성실하게 준비만 했더라면 기분 좋은 긴장을 느끼며 무대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놓쳐버린 기회는 쓰라린 패배의 기억이 됩니다.
형편 없는 임프로비제이션, 네. 그때 그 연주는 저였습니다. (망친 연주요? 부끄럽습니다만 지워지진 않는군요.😫)
자, 그래서.
우리는 다시 다음 무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갑니다. 다음 무대는 결코 부끄러워하며 내려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죠. 다행히도 우리의 현재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우리를 위한 무대의 차례는 반드시 돌아옵니다. 지난 번처럼 다음의 ‘그 날’도 반드시 오죠.
훌륭한 연주를 할 그 날, 그 찰나들. 재즈는 그 순간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우리들을 위한 응원가입니다. 들을 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그 연주들. 우리 모두 그 순간들을 위해 성실히 긴장을 갈고 닦습니다.
무슨 일이든 끝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이렇게 여유롭게 성실이니 긴장이니, 감동의 임프로비제이션을 말하고 있지만 솔직히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난 망했어. 어떻게 하면 이 날을 피할 수 있을까? 혹시 비켜갈 수 있는 길이 있진 않을까? 제발….. 제발…..’ 이라고 말했었습니다. 😁
아, 걱정을 안고 나의 불성실을 질책하던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치열한 즉흥연주를 듣습니다. 꿀맛 같은 이 휴식시간은 최선을 다해 무대를 끝낸 자에게만 돌아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나가 버린 순간, 그 날의 현재. 그 영원한 즉흥-
자, 구독자 님의 다음 무대는 언제인가요?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우리 같이 힘내죠!
😁 우리들을 위한 응원가 같이 들을까요?
그럼 또, 열심히 돌아올게요.
성게와 함께 들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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