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숴의 재즈레터 #26 | 당신은 내게 언제나 라이브야

All kinds of weather

2022.09.13 | 조회 26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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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를이로부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재미있는 음악레터, 그리고 요즘 여행소설.

다시 반가워요. 모두!
다시 반가워요. 모두!

영원할 것 같던 시험의 굴레어서 돌아온 탕.....아니 성게😁 입니다. 

구독자 님, 잘 지내셨나요? 너무 오랫동안 재즈레터를 쓰지 못했더니 손가락이 근질근질 하군요.

하하, 물론 오늘은 라이브 앨범도 잔뜩 들을 수 있답니다. 얼만큼 시간이 지나도 항상 '현재'인 연주자들의 라이브 말이죠!

재즈앨범이란 언제나 라이브니까요. 네, 제가 쓰고 있는 이 '재즈레터' 처럼 말입니다. 

재즈는 살아 있습니다. 앨범이 녹음된 그 날의 즉흥연주는 언제가 되든 재생될 때마다 결국 현재이기 때문이죠.

그날의 겨울, 그 날이었던 그 가을, 언제나 현재가 되어 살아 돌아옵니다. 결코 죽지 않는 영원의 찰나. 네, 재즈는 바로 그날. 그 날입니다. 재즈의 골자가 즉흥연주인 만큼, 재즈 앨범은 늘 LIVE 죠.

너무 귀엽잖아요......
너무 귀엽잖아요......

재즈를 좋아한다는 것은 찰나의 영원을 누리는 일입니다.

결코 잃어버릴 수 없는 그 날. 재즈 앨범 속에서 그 날은 영원합니다

앨범을 재생하는 일은 영원한 날들의 반복을 누리는 일이죠. 물론 괴롭고도 찬란한 시간들입니다.

재즈를 사랑하는 건 지워지지 않는 부끄러운 나를 돌이키는 일입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그래서 현재의 우리는 오늘이 감사하고 송구스럽습니다.

어떻게 좋은 일만 있겠습니까. 어떻게 사랑하기만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미워할 수 밖에 없는, 절망할 수 밖에 없는 시간도 반드시 살아야 합니다. 모두 똑같죠. 행복하기만 한 인생이란 없습니다.

꽃밭만 걷는 인생이란 없죠.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니라고요? 에이 우기셔도 소용 없습니다. 매 순간 행복 뿐이란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거 저도 다 압니다. 😌 (다 알 수 밖에 없단 말입니다. 엉엉,,,, 어쩌겠습니까..)

Jazz Festival 1985
Jazz Festival 1985

여러분 모두 어떻게 지내고 계십니까?

저는 제 인생에서 미루기만 했던 1차 국시를 쳤습니다. 지난 6개월 간 무겁게 마음을 짓눌렀던 시험이었죠. 아무리 미루더라도 그 날은 반드시 오고야 맙니다. 오고야 말더군요. 우리의 의지와 함께 꾸준히 지속되는 현재. 누구에게나 치뤄야 할 그 날은 반드시 옵니다.

하하, 제게도 오고야 말더군요. 그 때 우리는 최대한 호탕하게 웃으며 그 날을 맞이하는 겁니다. 라고 말하고 있지만, 거짓말입니다. 저는 전혀 호탕하지 않았거든요. 도망치고 싶었던 마음을 꾹 참았을 뿐입니다. 참았다는 말도 포장입니다. 어쩔 수 없는 감정으로 그 날을 맞이 하고 말았을 뿐이니.

재즈란 그런 날들에 용기를 더하는 응원가입니다. 지속되는 찰나, 영원히 반복되는 현재의 임프로비제이션. 그 호기로운 찰나. 연주자들의 땀과 노력이 한 순간의 절정에 이르는 순간. 저는 그것을 반복함으로 계속 앞으로 갈 용기를 얻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같이.
같이.

무대위에 오르려면 반드시, 누구나 그 황홀한 긴장을 견뎌야 하지요. 물론 그 무대는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는 창피만 안길 겁니다. 때때로 우리는 아무 준비 없이 그 무대로 나서야 하기도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식은땀이 나는군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준비할 시간이 주어집니다. 아마도 성실하게 준비만 했더라면 기분 좋은 긴장을 느끼며 무대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지나간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놓쳐버린 기회는 쓰라린 패배의 기억이 됩니다.

형편 없는 임프로비제이션, . 그때 그 연주는 저였습니다. (망친 연주요? 부끄럽습니다만 지워지진 않는군요.😫)

, 그래서.

우리는 다시 다음 무대를 위한 준비에 들어갑니다. 다음 무대는 결코 부끄러워하며 내려오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죠. 다행히도 우리의 현재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우리를 위한 무대의 차례는 반드시 돌아옵니다. 지난 번처럼 다음의 그 날도 반드시 오죠.

훌륭한 연주를 할 그 날, 그 찰나들. 재즈는 그 순간을 위해 성실하게 노력하는 우리들을 위한 응원가입니다. 들을 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그 연주들. 우리 모두 그 순간들을 위해 성실히 긴장을 갈고 닦습니다.

무슨 일이든 끝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저도 이렇게 여유롭게 성실이니 긴장이니, 감동의 임프로비제이션을 말하고 있지만 솔직히 며칠 전 까지만 해도 난 망했어. 어떻게 하면 이 날을 피할 수 있을까? 혹시 비켜갈 수 있는 길이 있진 않을까? 제발.. 제발.. 이라고 말했었습니다. 😁

, 걱정을 안고 나의 불성실을 질책하던 시간을 잠시 내려놓고 치열한 즉흥연주를 듣습니다. 꿀맛 같은 이 휴식시간은 최선을 다해 무대를 끝낸 자에게만 돌아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지나가 버린 순간, 그 날의 현재. 그 영원한 즉흥-

 

, 구독자 님의 다음 무대는 언제인가요?

저도 응원하겠습니다! 우리 같이 힘내죠! 

 

😁 우리들을 위한 응원가 같이 들을까요? 

레드 갈란드의 리듬은 부드럽습니다. 여전히 분주한 하루 중 어느 때에 들어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유로운 찰나를 보내시길 바라며 보내드리는 성게의 위로의 응원가입니다. 

 

그럼 또, 열심히 돌아올게요. 

성게와 함께 들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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