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이숴의 재즈레터 #9 | 차곡차곡 쌓아 올려진 것이 폭발하는 순간

그것이 바로 궁극, 까야-

2022.02.08 | 조회 3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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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를이로부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던 재미있는 음악레터, 그리고 요즘 여행소설.

성게를 이로부숴! 성게가 좋을까요? 성이숴가 좋을까요?
성게를 이로부숴! 성게가 좋을까요? 성이숴가 좋을까요?

고수는 무기를 가리지 않는다.’ 는 말이 있죠.😏

, 좀 식상하게 시작해서 죄송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 표현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군요. , 마침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이렇게 말 해 볼까요

정말 맛있는 커피 콩은 어떻게 갈아 누가 내려도 맛있다.’ 고요.

자신에 대한 꾸준한 성찰과 갈고 닦은 깊은 인내로 살아오신 분들에게서 느껴지는 분위기. 한 마디 한 마디에서 포스가 느껴지지요. 진정한 실력자들은 흥을 돋우려 다소 촐싹맞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제 실력을 발휘해야 할 때가 오면 주변의 누구도 할 말을 없게 만들어 버립니다. (요다를 떠올려 봅시다.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태도' 하하-)

저는 이 그림에
저는 이 그림에 "재야." 란 제목을 붙이겠습니다. The Old Monarch - Rosa Bonheur

재즈를 듣다보면 어떤 부분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집중하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관객을 스윙하게 하는 순간이 그거죠. 관객들이 박수를 치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하는 그 순간 말입니다. 재즈의 백미는 어떤 연주자만의 임프로비제이션에 있다는 건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겁니다. 많은 분들이 이 즉흥연주를 아무렇게나 하는 것으로 오해하십니다. 뭐 이런 느낌이죠. 현대 미술 작품을 보면서 우리가 가끔 느끼는 그런 느낌말입니다

“어 저건 나도 그리겠는데? 저 원 하나잖아. 백지에 원 하나라니 좀…”

이런 생각 해 보신적 있으신 분? 저는... 있답니다.

어떤 사조나 역사에 별로 영향에 감명을 받고 싶지 않은 우리들은, 그런 작품을 보면 좀 반감을 느낄 때도 있습니다. 누군가의 평가보다 자신의 인생에 자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즐겁게 살아가자는 주의를 가진 저로서도 가끔은 과장된 평론가들의 글이나 언론의 띄워주기식 광고가 불쾌할 때도 있습니다만, 진정한 고수들의 작품이란 분야를 막론하고 결과적으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는 힘이 있음 또한 완전히 인정합니다.

Jackson Pollock
Jackson Pollock "Number 32" 실제로 보니 뭐라 말할 수 없는 긴장감이 휘몰아치더군요.

그런 고수들은 점을 하나 찍더라도 그의 철학과 인생을 반영하기 때문일 겁니다. 철저히 자신을 연마해 정점을 찍듯 음악이든 미술이든 문학이든 간단하고도 명료하게, 또 어떨 때는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만큼 난해하고 복잡하게 그러나 결국엔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감동을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감동 밑에 두텁게 깔려 있는 건 우리가 그 사람의 노력과 인내를 인정하는 respect! 리스펙 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즈를 들으면서도 우리들이 꼭 염두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겁니다.

Respect! 연주자에 대한 리스펙입니다. 그의 노력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긴 연주에서 우리는 각자의 감동 포인트를 누리는 것이란 겁니다. 그리고 그 노력들은 굉장히 철저한 틀 안에서 그것을 지키기 위해 또 때로는 그 틀을 부수기 위해 안간힘을 쓴 결과들이란 것이죠.

틀을 부수고 성게도 이로부숴
틀을 부수고 성게도 이로부숴

튼튼한 기반 위에 굳건히 선 자유가 값지듯, 자유로 대변되는 재즈적인 감동은 사실 철저히 자신을 인내한 연주자들의 각잡힌 노력의 결과입니다. (어떤 맵시라도 반드시 살아나게 만드는 군기잡힌 각! ㅎㅎ 농담입니다.)

마음대로 되는대로 하는 게 재즈가 아니죠. 재즈 사조의 하나인 비밥은 그런 노력이 정말 잘 드러납니다. 어떨 땐 눈물 겹도록 거칠고 강렬한 감동이 휘몰아 칩니다.

저도 그런 것을 잘 몰랐을 땐, “왜 이렇게 시끄럽지? 이건 감상이 아니라 거의 노동인데? 멜로디도 없고, 도대체 어떤 리듬에 흔들어야 할 지도 모르겠는 이런 게 재즈인가?” 했습니다.

무엇이든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물겹지 않은 것이 있겠습니까

음악이 듣기 좋아야 한다는 건 만고 불변 맞는 말입니다만, 읽기 거북한 책이 던지는 묵직한 충격이 주는 감동이 있듯, 어느 날 그 앨범이 우리에게 무한 감동을 주는 날이 있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연주자들의 기쁨의 인내가 있었듯, 우리도 즐겁게 우리들의 시간을 차곡차곡 보내야 가능하겠죠.

 

아무리 좋아하는 음식이라도 세번만 먹으면 질리고,

아무리 예쁜 옷이라 해도 유행이 지나면 입기 싫고,

사람의 마음이란 이렇듯 한사람만 좋아하도록 만들어져 있지 않…….

흠, 책임감없는 카사노바의 노래가 떠오르는군요.

 

, 무언가 아끼고 사랑하려면 역시 아무 책임과 노력 없이는 안 되는 겁니다. 그만두면 그만인 취미생활이라도 말입니다. 그렇다고 하기 싫은 것이 취미가 될 수는 없겠죠.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그럼 오늘도 즐거운 하루가 책임감있게 튼튼히 쌓여 올라가기를 바랍니다. 물론 제게 하는 얘깁니다. 🙃

 

 

  • 추천음악 1. 마, 비밥 Bebop 은 말이다... 일단 들어보고 얘기해라.
John Coltrane - My favorite things 

비밥은 좀 난해하고 듣기 어렵습니다. 맞습니다. 재즈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비밥을 반드시 들어봐야 하는데, 여기서 호불호가 많이 갈립니다. 비밥은 연주자들을 위한 연주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그들만의 세상' 느낌이 강하거든요. 저는 그 난해한 비밥세계로의 첫 걸음을 이 곡으로 했습니다. 듣다가 넘기고 넘기고를 반복하던 어느날, 따단- 하고 나타난 곡입니다. 멜로디가 잘 들리면서도 존 콜트레인 만의 울렁울렁하는 물결 같은 연주가 제대로 나옵니다. 한 번 들어보실거죠? 하하-

 

  • 추천음악 2 : 이걸 트는 순간, 당신은 음악 선곡의 전설이 될 수 있습니다.
Chet Baker - But not for me

"이거 무슨 노래야?"

"쳇 베이커." 

"이거 좋다. 한 번 더 듣자."

"🙂(씨익-)"

 

 

부디 좋은 밤 되세요-

 

그럼 다음 레터로 만나요.

우리 같이 들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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