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님, 잘 지내셨나요?
2주만에 인사를 드립니다. 정말 정말 송구스럽습니다. 제가 사실, 개인적으로 늦깎이 무한도전 중인 일이 있어 부득이 한 주를 건너뛰고 말았습니다. 다음부터는 꼭 미리미리 작성을 해 두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래도 완전한 약속은 못ㅎ........... ㅎㅎㅎㅎㅎㅎ 최소한 미리 공지를 띄우도록 하겠습니다. 😚)
네, 저는 여전히 재즈란 분위기의 환상에 빠져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재즈 하면, 낭만적인 1900년대 도시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특유의 오래된 시절에 대한 막연한 향수가 있다고 할까요. 사실 재즈는 여전히 현재진행중인 장르임에도 왠지 과거로 자꾸만 회귀하게 됩니다. 어쩔 수 없이 레트로가 된다고 할까요? 솔직히 최근 레트로가 유행이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만, 재즈는 어르신들의 옛 시절 음악이라고만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좀 파고드는 성향이 있어서인지 몰라도. 음악도 옛 음악에 향수를 잘 느끼는 편입니다. (책도 굳이 오래 된 걸 찾아보고, 헌책도 좋아합니다. 생각해보니 일단 최신의 것보다 오래된 것에 좀 더 매력을 느끼는 편인 것 같군요. 옷장에 있는 옷들도 한 20년 된 것들이 있습니다. 초등학생 때 입던 것이 아직 있기도 하거든요……. 그래도 이사를 하면서 요샌 많이 정리를 했습니다만… 가끔,,, 아 그걸 왜 버렸지 아쉬워 하기도 합니다. ㅎㅎㅎ)
그 시절을 살아 본 것도 아니면서 그런 걸 다 안다고 참 애늙은이 같단 말을 잘 듣죠. (20대가 되어 수와진의 '파초'를 듣고 느꼈던 감동이란…. 아직도 종종 그런 영상을 찾아 보는데, 요즘엔 정말 유튜브에 별의별 영상이 다 있어서 좋습니다.)
재즈는 오래된 기억을 오늘과 함께 곱씹기 좋은 음악입니다. 하나의 곡이 여러 시대의 연주자에 의해 수없이 다시태어나기 -Reborn- 때문입니다. 하지만 재즈는 언제나 한시적인 현재성을 가지고 있답니다. 아무리 오래된 음악이라도, 그 순간, 영원의 찰나를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죠. 임프로비제이션이 가장 큰 매력인 재즈는, 바로 이것을 극대화합니다.
거의 100년 전의 녹음이라도, 오늘의 현재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건 바로 이것 때문일 겁니다. 그래서 저는 재즈를 너무너무 사랑합니다. 어제의, 아니 오늘 저녁을 연주해 주는 재즈 연주자들이 아니었다면 나의 고색창연한 일상들이 그 날로 끝나 지나가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매일 새로운 하루하루가 처음 이라는 현재성을 가지고 찾아오는 만큼, 재즈 연주자들은 그토록 지루한 연습이라는 싸움을 통해 우리에게 '찰나의 순간'을 선물합니다.
시간은 가고, 오래된 시절도 지나갔지만 오늘 밤 나의 거실엔 언제나 되 돌릴 수 있는 온갖 현재의 순간들이 잔뜩 펼쳐집니다.
가장 사랑했던 순간들이 가졌던 찰나의 향기를 간직한채-
역시 재즈는 분위기라니깐-
🤗
- 추천음악 1. Bill Evans Trio 'On green dolphin street'
Bill Evans Trio, on green dolphin street 를 들으며.... 바로 전엔 Miles Davis 버전을 들었습니다. 다음으로는 Cannonball Addley의 버전을 들을까 합니다. John Coltrane으로 갈까요? 하아- 어느쪽 초록 돌고래 길을 고를까요?
- 추천음악 2. Miles Davis Sextet - On green dolphin street
- Bonus Track! : Cannonball Adderley - On green dolphin street
오늘은 같은 곡 다른 느낌으로 즐겨보시길 바라며 On green dolphin street란 곡을 여러 연주자 버전으로 보내드렸습니다. 천천히 하나씩 들어보시길 추천드릴게요.
그럼 좋은 한 주 보내세요!
성게는 다음 레터로 만나요! 😊
참, 성게의 재즈레터를 보시고 덧글이나 답장을 주시고 싶은 분들, 언제나 환영입니다. 도란도란 소통하면서 좋은 음악 같이 듣죠!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