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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 곰사장 "아티스트가 직접 비즈니스 오너가 되어야 하는 시대"

'이제, 새로운 독립 아티스트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대담 정리 (2/3)

2021.07.12 | 조회 3.3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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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엔터문화연구소

WEIRD | Wave · Economy · IP · Relationship · Digital

지난 달 3회로 연재된 곰사장님의 칼럼 '스트리밍을 고칠 때입니다(1~3편)' 이후에 온라인으로 3시간 동안 진행한 대담을 정리합니다. 분량이 길어 3회로 나눠서 공유합니다. 대담에는 곰사장(붕가붕가 레코드), 오주환(밴드 아도이), 차우진(티엠아이 에프엠)이 참여했고, 녹취록 정리는 싱어송라이터 시와님이 도움을 주셨어요. 고맙습니다. >>'이제, 새로운 독립 아티스트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대담 (2/3) 2. 인디 아티스트가 구독모델을 고민하는 이유 - '사업가형 아티스트'를 가능케하는 조건들 - 깔대기 전략: 새로운 팬들을 발견하는 문제 - '인디의 재정의'란 무엇인가? - 아티스트에게 유료구독이 대안이 될까?

⚡음악산업 | 스트리밍을 고칠 때입니다 (3부작)
* 🎁음악산업 | 밴드 아도이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이어지는 두번 째 글입니다.


차우진: 오주환님의 발제 잘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곰사장님과 질의응답을 이어가려고 하는데요, 발제와 칼럼에서 중요하게 다뤘던 사례가 비욘세의 이야기였어요.

그런데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지속가능성을 가지기 위해 모두가 경영능력 가져야만 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건 비욘세에 특화된 이야기가 아닐까, 이런 질문도 사전에 올라왔고요. 저로서는 현재 분업화된 음악 산업의 구조는 사실 아티스트의 정체성을 지키는데 기여했고, 앞으로도 필요하다, 이런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

1. '사업가형 아티스트'를 가능케하는 조건들

곰사장: 물론 마케팅이나 제작에 있어서 레이블의 서포트를 받으면 좋죠. 다만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봅니다. 예전에는 CD를 내고 유통하기가 만만치 않았기에 레이블을 통해서만 음악을 할 수 있는 구조였지만, 음반 시장이 붕괴되면서 레이블과 아티스트 양쪽 모두 충격을 받았다고 봐요그 결과 녹음 산업 전체의 규모가 전성기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어든 상황이고요.

이런 상황이다보니, 레이블 입장에서는 아티스트와 장기적으로 일하기가 어려워지기도 해요. 이 아티스트가 얼마나 수익이 나올지, 얼만큼 투자를 해야 적정한지에 예측이 안되니 아티스트를 선택하는 기준도 결국 이 아티스트가 어떤 실적을 가지고 있는지를 보게 되고요.

아티스트 입장에서도 레이블을 선택하는 게 어려워지죠. 자본과 시스템을 가지고 창작 외의 다른 부분을 서포트해주는 레이블은 메이저 레이블 중에서도 소수의 레이블이라고 봐요. 투자한 아티스트에게서 손실이 나더라도 다른 비용으로 채울 수 있거나, 거의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탄탄한 곳이요. 

제 고민은 이런 상황에서 레이블은 쉽게 아티스트와 계약할 수 없고, 한다해도 아티스트가 원하는 걸 해주기 어렵다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한 건데요. 분업 시스템이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아티스트 스스로가 비즈니스 역량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얘기입니다.

한 발 더 나아가면, 요즘 아티스트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계정을 만들고 기본적인 홍보 행위를 스스로 진행하고 있는데, 20년 전 만해도 아티스트가 직접 홈페이지를 만드는 건 희귀한 일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다 하고 있죠. 옛날 사람들이 보면 말도 안된다고 할 거에요. 😅 

환경이 변하고 있어요. 아티스트가 경영능력을 가져야 한다는 건, 그런 사람들을 서포트해주는 도구들이 많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소셜미디어가 있고, 그 외에 메일링리스트도 있고, MD를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도 있죠. 그런 다양한 도구들이 생겼기 때문에 그걸 활용하면 비전문적이고 부족한 경영능력이라도 보완을 받을 수 있으리라는 문제인식에서 출발한 겁니다.

2. 깔대기 전략: 새로운 팬들을 발견하는 문제

차우진: 이번엔 오주환님과 곰사장님 두 분에게 묻고 싶습니다. "깔대기 전략, 정말로 효과가 있을까요?" 결국엔 음원이 아닌 다른 수익모델, 기승전콘서트랄까, 이런 부분에 더 힘을 쏟아야한다는 얘기인데, 정작 콘서트에 대한 지불 의사를 가진 팬이라면 사실상 이미 최대치의 팬이 아닐까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핵심 고객의 지불의사가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는지가 관건일텐데,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곰사장: 핵심고객의 지불의사가 늘어났는지는... 글쎄요, 비교가 불가능한 부분도 있죠. 그러나 인디씬의 공연 수요는 과거에 비해 확실히 늘어난 것 같습니다. 15년 전만 해도 밴드가 400석 공연을 매진시키면 그야말로 우와! 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400석의 규모는 아티스트가 자력으로 채울 수 있는 규모가 되었고요. 앞서 주환님의 발제에도 나왔지만, 여러 팀이 연합하면 아티스트의 힘으로만 2000석 규모에 도달하는 사례도 가능하니까요.

오주환: 다섯 팀이 함께 한 결과였죠.

곰사장: 다섯 팀이라도 예전에는 2000석 공연장을 꽉 채우는 인디 아티스트는 어불성설이으니까요. 😲

오주환: 맞아요, 그래서 상징적이었던 것 같아요. 🤘

곰사장: 공연 수요는 늘어났다고 봅니다. 공연에 대한 지불 의사를 가진 사람들이 늘었다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런 사람들이 더 지불할 수 있도록 MD를 제공하는데, 이런 머천다이즈 외에 뭐가 더 있을지는 조금 더 생각해보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주환님 얘기를 들으면 좋을 것 같아요.

오주환: SM, JYP, YG, 하이브... 이런 기획사들을 제외한, 나머지 중소규모 레이블들이 수요만큼 뭔가를 충분히 공급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볼 때는 정말 안 만들고 있거든요. 팬들은 덕질을 하고 싶은데 정작 아티스트나 레이블에서는 만드는 게 없는 것 같아요. 🙄

앞서 아도이는 시즌별로 제품을 만든다고 했는데, 소유하는 것도 소유하는 것이지만 남에게 선물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스트리밍 환경에서는 싱글을 자주 발표해야 하는데, 그런 것처럼 저는 굿즈의 시장이 분명히 있고 그 시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상품을 더 많이 공급하는 게 핵심이라고 봅니다.

곰사장: 스트리밍이 없던 시절에는 곡을 듣기 위해 음반을 사거나 불편하지만 다운로드를 받아야 했는데, 지금은 만원만 내면 무제한으로 모든 음악을 들을 수 있잖아요. '장기하와 얼굴들'이 2009년에 1집 CD를 냈는데, 1년 간 10만장 정도 팔렸어요. 그런데 지금 아도이는 이미 한 달에 그 정도 숫자의 스트리밍을 발생시키고 있거든요.

스포티파이에서만 아도이의 월별 청취자는 17만3천명 수준이다
스포티파이에서만 아도이의 월별 청취자는 17만3천명 수준이다

제가 볼 때 이것은, 아직 확실한 팬은 아니지만 아도이의 음악을 접하고, 그걸 통해 또 인디 아티스트의 음악을 접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났다고 보게 되는데요. 일단 소셜미디어가 아티스트나 음악에 대한 접근 루트를 만들면, 스트리밍이 그런 사람들을 깔대기로 끌어당겨서 음악을 듣게 하는 구조에요.

전세계 스트리밍 서비스의 사용자가 4억명이 넘는데 그 중 스포티파이만 1억6천만명 정도고, 중국의 텐센트는 6천100만명 정도 됩니다. 무료 사용자는 그보다 훨씬 더 많죠. 제 생각엔, 지금이야말로 그 어느 때보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음악을 듣고 있어요. 거기서 새로운 팬들을 발견하는 게 문제인 거죠.

누군가 '비욘세 모르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하셨는데... 있습니다. 😅 인도, 러시아, 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비욘세 모르는 사람 많을 거예요. 젊은 또래도요. 그런 사람들이 새로운 마케팅 대상인 거죠.

이렇게 보면, 인디 아티스트한테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린 거예요. 관심있는 사람들을 찾고, 팬을 찾고, 팬을 기반으로 수익을 만들어 내는 모델이, 예전엔 스트리밍 아니면 공연, MD 이런 것 외에는 전무했는데요. 앞으로 새로운 수익모델을 만들어내면 그 깔대기에서 분명히 많은 수익을 창출할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차우진: 곰사장님 의견에 이어서 얘기해보면, 사실상 스트리밍이 근본적으로 다 바꿔놓았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스트리밍 이전에는 굳이 더 다른, 새로운 수익모델을 반드시 찾아야할 상황은 아니었으니까요. 대다수 아티스트들은 기존의 방식만 따라가도 어느 정도 성공하고 지속적으로 음악을 할 수 있었을 텐데, 스트리밍 환경은 수익구조 뿐 아니라 사고방식까지도 바꿔놓았다고 볼 수 있네요.

이번에는 오주환님에게 궁금한 것이 있는데요, 요즘 한창 화제인 NFT에 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NFT가 음악가의 새로운 수익모델이 될 지, 아도이도 NFT를 발매할 지 궁금한데요. 

오주환: 왠지 다들 아도이는 NFT를 고민할 거라 예상하실 것 같은데요. 안하고 있습니다. 😅 아티스트로서는 지금 NFT도, 메타버스도 어느 정도는 뜬구름 잡는 느낌이라서 사실상 비현실적인 부분으로 여겨져요. 그보다는 더 현실적인 부분들, 예를 들면 만약 코로나가 1~2년 안에 정리된다고 하면, 그동안 눌려왔던 오프라인 공연에 대한 욕구가 폭발할 거라고 보는데, 이런 부분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메타버스나 온라인 콘서트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고, 이야기도 많이 들었지만 이 영역은 장기적으로 봐야하지 않을까, 물론 확실히 그 방향에서 뭔가 벌어지겠지만, 지금 당장 해야할 것들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저희 입장에선 충분히 논의된 다음에 진입해도 늦지 않을 거라고 봐요.

차우진: NFT는 어쩌면 유통사나 레이블, 기업 단위에서는 좀 진지하게 고민해야할 문제라고 보는데요, 당사자가 현재 어떤 포지션에 있느냐에 따라 고민의 방향이나 깊이가 달라질 것 같네요. 

3. '인디의 재정의'란 무엇인가?

차우진: 이제는 이 대담을 보시는 분들의 질문을 보겠습니다. 채팅창에 올라온 내용인데요, "인디의 재정의라고 하셨는데, 인디를 재정의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개념을 다시 정의내린다는 사업 뿐 아니라 정책적으로도 어떤 의미가 있을지 궁금합니다"라고 하셨네요.

곰사장: 중소 인디 레이블을 운영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큰 문제 의식은, 앞으로 붕가붕가와 같은 중소규모 인디 레이블은 소멸할 거라는 점입니다. 왜냐면, 앞서 얘기한 것처럼, 개별 아티스트가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기본적인 인프라가 갖춰진 상황에서 소셜미디어나 굿즈 제작과 유통에 대한 툴이 활성화되고, 그런 아티스트를 지원하는 레이블 서비스도 등장하기 때문인데요.

이 레이블 서비스란, 음원의 유통 뿐 아니라 그에 대한 마케팅부터 CD 프레싱에 이르는 서비스를 다각도로 제공하는 걸 말합니다. 사실 레이블과 일하는 가장 큰 부분은 제작비를 투자받기 위해서인데, 정작 제작 비용이 매우 저렴해지면서 아티스트가 굳이 투자받아야 할 이유도 줄어들었죠

대신 마케팅과 홍보에 대한 비용은 필요하고, 더 늘어나고 있다고 봐요. 한두푼으로 되는 비용이 아니니까요. 결국 이런 비용을 지불하고 서포트해줄 있는 대형회사, 아니면 아예 레이블도 없이 혼자 알아서 일 하는 아티스트. 이렇게 양극화될 것으로 봅니다.

그래서 인디펜던트의 재정의란 결국, 아티스트가 직접 '비즈니스 오너'가 되어 활동하는 개념일 것 같아요. 더 나아가서는 아티스트가 직접 구독과 결제를 제공하는 모델, 디지털 콘텐츠의 수익 모델로 진화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에요. 

사실 주류 미디어는 대략 20년 주기로 바뀌는 것 같은데요, 6~70년대엔 바이닐의 시대였고 80년대는 카세트테이프, 90년대는 CD의 시대, 또 2000년 이후엔 다운로드와 스트리밍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러면 2020년 이후엔 뭘까? 

저는 정액제 스트리밍 이후의 수익모델이 곧 등장할 거라고 보고, 인디펜던트의 입장에서는 자신을 서비스로 만들어서 구독을 쉽게 하게 해주는 형태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이것이 바로 제가 생각하는 새로운 인디입니다.

차우진: '커머셜 인디'라는 컨셉으로 활동을 시작한 아도이의 입장에서도 하실 얘기가 있을 것 같은데요.

오주환: 곰사장님 말씀에 거의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홍대 인디씬도 그런 방향으로 변화했던 것 같고요. 매출이 큰 몇몇 회사만 성장하고 나머지 업체들은 겨우 버티면서 살아남거나 폐업을 하는 상황이니까요. 시장은 점점 더 개인화되고 있는데, 살아남은 큰 회사가 나머지 아티스트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그런 상황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에이전시의 역할이 굉장히 부각될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 홍대에도 그런 에이전시들이 몇 개가 생기면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을 흡수하고 있거든요. 사실 너무 힘든 부분들이 많아서, 모든 아티스트가 저희처럼 직접 비즈니스를 하고 엣지를 찾아낼 수 있는 건 아니라고 봐요. 아티스트가 음악을 만든다면 나머지 제작과 마케팅, 음원을 만드는 부분과 공연/마케팅 부분은 완전히 분리가 되서 투 트랙으로 가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 같습니다.

4. 아티스트에게 유료구독이 대안이 될까?

차우진: 사전에 곰사장님이 저나 오주환님에게도 궁금한 게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부분인지 얘기해주세요. 

곰사장: 제가 칼럼에서 뉴스레터 유료구독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는데요, 1)우진님의 경우, 지금 유료구독으로 뉴스레터를 운영하시면서 느끼는 것들이 궁금하고, 또 2)주환님은 음악가 입장에서 유료구독 서비스를 운영했을 때 어떤 부분이 애로사항일 지, 혹은 실제로 그런 모델이 작동할 수 있다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차우진: 사실 제가 뉴스레터를 고민했던 건 꽤 오래전, 그러니까 4~5년 전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 고민의 핵심은 '내가 속해있는 산업이 어디지?' 라는 부분이었고요. 음악 평론가는 당연히 음악 산업 내에 속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란 판단이 들었죠. 음악 산업이 아니라 미디어 산업에 속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내가 쓰는 글이 실리는 매체들이 어떤 식으로 바뀌는지, 디지털이니 모바일이니 하는 환경에서 뉴미디어가 등장하고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는 걸 보면서 이대로 있으면 계속 이 일을 할 수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존의 매체들이 나에게 일을 의뢰하는 구조가 아니라, 내가 직접 콘트롤하고 매니징할 수 있는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는 블로그 아니면 홈페이지 밖에 상상할 수가 없었죠. 그걸 기반으로 유료화되는 방식을 고민하면서, 국내외의 다양한 사례들을 공부했어요. 😓

그러다가 작년부터 한국에서도 뉴스레터에 결제가 붙는 서비스가 생기는 걸 봤고, 일단 거기에 올라탄 셈인데요. 그러면서 내 처지와 인디펜던트 아티스트의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도이도 많이 참고했고요. 이 팀이 어떻게 퍼널 전략을 만들고 비즈니스 모델을 다듬고, 단계적으로 성장해나가는지를 보는 게 매우 유용했어요. 그런 점에서 뉴스레터는 처음부터 유료화를 고려하고 시작했고, 지금은 하면서 배우는 중인 것 같아요.

제가 볼 때는 뉴스레터 그 자체로 수익모델화 하는 것보다 다른 수익모델로 이어주는 구조를 짜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체 수익은 뉴스레터 운영에 대한 리워드 정도로 생각해야할 것 같고요. 그러니까, 뉴스레터는 결국 홈페이지든 스트리밍이든 굿즈를 판매하는 자사몰이든, '본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으로 연결되어야 해요. 그게 아티스트의 홈페이지가 될 수도, 스마트스토어가 될 수도 있겠죠.

역할은 SNS와 동일하지만, 뉴스레터가 특별한 이유는 아티스트가 독자들을 직접 만나면서 그들을 팬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점 때문이에요. 구조적으로는 이렇게 단순화할 수 있지만, 뉴스레터를 고민한다는 건 결국 음악의 비즈니스 모델을 '관계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사실 제가 팔 수 있는 건 제가 쓰는 글 밖에 없는데요, 그래서 제 뉴스레터는 유료화가 매우 중요하지만, 아티스트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모인 사람들이 그 다음 단계에서 할 수 있는 무엇을 제공할까를 고민할 수 있다고 봐요. 무엇을 제공하고 어떻게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 그 과정에서 팬을 찾고 그들과 함께 얼마나 오래 함께 할 수 있느냐를 보는 게 필요하겠죠. 

오주환: 저도 비슷한데요, 무료 서비스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봅니다. 온라인에서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봐도, 중요한 건 그들이 다시 클릭을 하는 거라고 보거든요. 돈을 내면 그 돈이 아까워서, 혹은 그만한 가치가 있어서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떤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격 책정의 기준을 삼느냐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얼마를 언제 어떻게 결제하느냐에 대한 기준이요.

그런데 곰사장님이 얘기한, 뮤지션을 구독하는 방식에 관해서는 하나의 좋은 옵션이지만, 음.... 솔직히 뮤지션들은, 저도 그렇지만, 매우 게으르거든요. 🤣 그런 뮤지션들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고 공유할 수 있을까, 이런 게 걱정이죠. 유튜브 채널처럼, 끊이지 않고 콘텐츠를 만들고 쌓아 올려야하는 포맷이잖아요. 이걸 개인 단위의 아티스트가 모두 감당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에요. 다만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뭔가가 있으면 매우 긍정적이라고 봐요. 

차우진: 게으른 것보단 음악 외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문제일 수 있겠네요. 🙂 저는 모두가 10만 명의 팬을 만들어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어떤 사람에게는 오백 명이, 천 명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요. 다만 나와 팬이 얼마나 어울리느냐, 결이 맞느냐가 중요한 기준점이라고 봅니다. 아티스트 입장에선 자신과 안맞는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과거에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팬이 모이고 그 규모가 압도적이 될 때 아티스트가 그 상황을 전혀 콘트롤할 수 없었죠. 커트 코베인 같은 아티스트들이 괴로웠던 지점도 그거라고 보고요. 지금은 미디어가 개인화되어 있고, 이런 상황에서는 아티스트가 자신에게 맞는 매체를 선택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과 좀 더 결이 맞는 팬들을 찾을 수 있다고 봐요. 그들을 중심으로 커뮤니티를 만들고,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요즘의 제 고민이고요. 당연히 케바케지만, 이런 방향이 확실하다면 팬과 커뮤니케이션을 해야한다는 스트레스나, 단적으로는 '아 진짜 틱톡까지 찍어야해?' 같은 부담을 미약하게나마 해결할 수 있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곰사장: 저와 함께 일했던 아티스트들은 앨범을 2년에 한 번 내곤했어요. 싱글도 잘 안 냈죠. 저는 그런 아티스트들 만의 페이스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 아티스트들을 위해서 제가 찾았던 솔루션은 앨범 하나를 진짜 빡세게 만들고, 뮤직비디오도 죽이는 걸 만들어서 성과를 내자는 전략이었는데요. 그러나 이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그래서 버텨야했어요. 😭

어떤 아티스트는 앨범을 낼 때 '비하인드 씬' 같은 콘텐츠를 음원 사이트에 공짜로 줘요. 그런데 거기서는 사람들이 많이 보지도 않아요. 조회수가 많으면 5~600 정도가 나오겠죠. 저는 그런 것들을 유료화할 수 없을까, 소셜미디어에 일상적으로 올리는 사진들도 유료화할 수 없을까 생각했어요.

유튜브는 광고 기반의 무료 미디어라서 사람들이 많이 보지만, 객단가가 굉장히 낮아요. 하지만 콘텐츠를 만드는 데에는 제작비가 들지요. 그래서 어떻게든 콘텐츠로 돈을 벌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그런 의지가 있을 때 과연 어떤 매체가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을까? 이런 고민을 계속 하고 있어요.

뉴스레터를 보면, 일주일에 한번 아티스트가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해서 보내주는 것도 콘텐츠가 될 수 있고요, 그런 콘텐츠를 매달 3000원의 구독료로 받고 만든다면 이 3000원의 구독료는 서비스에 대한 비용인 동시에 아티스트에 대한 후원의 의미도 있다고 봐요.

단순히 구독이냐, 후원이냐... 이런 구분이 아니라 그 중간 어디쯤의 동기가 있다고 볼 때, 최소한 유튜브 스트리밍 광고 수익보다는 많은, 혹은 최소한의 추가 수익을 새로운 모델에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직접 코딩을 하고 결제 모듈을 붙이자는 얘기는 아니지만, 적어도 그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솔루션이나 툴이 있다면 생각해볼 수 있어요. 하다가 지속하는 게 어려워지면... 그땐 사과하고 환불을 해주더라도요.

아무튼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한다는 의지를 전제로 비용과 노력 대비 가장 효율적인 미디어를 찾다가 뉴스레터, 구독모델이 나온 겁니다. 결국, 이 얘기는 아티스트에게 가장 효율적인 미디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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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부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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