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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산업 | 아도이, 독립 아티스트, 그리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이제, 새로운 독립 아티스트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대담 정리 (3/3)

2021.07.19 | 조회 2.59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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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의 TMI.FM

음악업계에서 배우는 콘텐츠 비즈니스

지난 달 3회로 연재된 곰사장님의 칼럼 '스트리밍을 고칠 때입니다(1~3편)' 이후에 온라인으로 3시간 동안 진행한 대담을 정리합니다. 분량이 길어 3회로 나눠서 공유합니다. 대담에는 곰사장(붕가붕가 레코드), 오주환(밴드 아도이), 차우진(티엠아이 에프엠)이 참여했고, 녹취록 정리는 싱어송라이터 시와님이 도움을 주셨어요. 고맙습니다. '''이제, 새로운 독립 아티스트에 대해 얘기해봅시다' 대담 (3/3) 3. 아도이, 독립 아티스트, 그리고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 아도이가 광고를 집행하는 방식 - 인디 아티스트의 유료 구독 모델과 수익화는 가능할까? - 인디 아티스트는 팬을 어떻게 찾을까? - 뮤직비디오나 온라인 콘서트 같은 영상 콘텐츠 제작에 얼마나 써야할까? - "저는 미팅을 엄청 다녀요. 그 많은 미팅과 만남을 통해 협상의 기술, 업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오주환) - 열린 시장과 그 팬들

⚡음악산업 | 스트리밍을 고칠 때입니다 / 곰사장 (3부작)
* 🎁음악산업 | (1) 밴드 아도이의 비즈니스 모델
* 🎁음악산업 | (2) 인디 아티스트가 구독모델을 고민하는 이유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1. 아도이가 광고를 집행하는 방식

차우진: 채팅창 질문을 볼게요. 광고에 대한 질문이 있는데요, 현시점에서 어떤 채널에 어떻게 광고하는 게 효율적일까요? 광고비가 많을수록 효과가 클까요? 이런 질문이 있습니다. 아도이는 광고를 어떻게 진행하세요?

오주환: 광고 집행은 저희가 직접 해요. 물론 광고를 많이한 건 아니고, 그저 비슷한 위치의 다른 팀에 비해 이것저것 해보려고 많이 노력했다고는 생각해서 자신을 갖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음.

앨범 나올 때 프로모션으로 광고를 집행하는 편이에요. 소위 광고는 '몰빵'을 해야 합니다. 앨범이 나올 때 인스타그램, 유튜브, 스포티파이 중에 하나를 집중해서 집행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5~10만원을 할 수는 있지만 그 정도의 광고비로는 의미가 큰 것 같지는 않고요. 최소 500만원을 유튜브 광고에, 1000만원을 스포티파이 광고로 집행하는 정도의 규모가 필요한 것 같아요.

저희는 '멀린 네트워크'라는 회사를 통해서 광고를 하는데요, 처음 계약을 맺을 때 광고 옵션을 얻어서 비용을 집행할 수 있었어요. 유통사에서 스포티파이 데스크탑 광고나 페이스북 광고... 또 앨범이 나올 때 인스타그램이랑 유튜브도 조금 했던 것 같고요. 그 동안은 많이 안했지만 이번에는 광고를 좀 더 늘려서 이전과 비교해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확인해 볼 생각입니다.

👉멀린 네트워크= 월드 인디펜던트 네트워크(WIN)의 주도로 만들어진 비영리 디지털 유통사. 세계 디지털 음원 매출에서 14%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WIN의 국내 회원사로는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LIAK) 및 ㈜마스터플랜뮤직그룹, ㈜플럭서스, ㈜파스텔뮤직, ㈜루비레코드, 엠와이뮤직, 붕가붕가레코드, 모던보이레코드 등 거의 다수의 레이블이 포함되어 있다.

곰사장: 광고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라고 보는데요. 일단은 고객 혹은 구독자 수를 늘리고 콘텐츠 자체를 노출하는 목적이 있고, 그 다음으로는 이미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더 유리한 입장을 얻으려는 목적이라고 봐요.

후자의 경우에는 유튜브 광고가 유효하다고 보는데, 이미 많은 사람이 아티스트의 브랜드를 인지하고 있다면, 그 아티스트가 새로운 뭔가를 발표했다는 걸 알리고, 그 관심을 집중하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봐요. 

반면 아직 팬덤이 확실하지 않다면, 인스타그램이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물론 틱톡이란 매체가 치고 올라오고 있지만 광고 솔루션이 완비되지 않은 것 같거든요. 그런데 인스타그램은 페이스북 광고 솔루션을 이용하고 있어서 광고를 집행하기가 유용한 편입니다.

저희는 소액으로 일상 광고를 많이 하는데요. 붕가붕가 레코드의 콘텐츠가 조금 방송에 나오거나, 어떤 일상적 이슈가 있다면 10만원짜리 소액 광고를 한 번 돌려보면서 팔로우를 늘리는 식으로 집행해요. 이건 매체 특성도 있는데요.

제가 이해할 때 유튜브는 당기는 매체에요. 어떤 아티스트를 검색해서 찾아가는 곳. 뮤직비디오 같은 좋은 퀄리티의 콘텐츠를 올려놓고, 사람들을 그쪽으로 끌어 당겨서 조회수를 올리고 수익도 창출하는 매체죠. 그래서 알고리즘 영향도 받겠지만, 일단은 콘텐츠 퀄리티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 것 같아요. 

그리고 유튜브까지 가게 만드는, 푸시하는 매체는 인스타그램 같은 곳일 거에요. 유튜브에도 구독 기능이 있지만, 유튜브 구독자들은 오히려 자신이 팔로우하는 채널은 잘 안본다고 하더라고요? 대신 인스타그램은 팔로우하는 채널이 꾸준히 노출되죠. 붕가붕가레코드는 '새 앨범 발매' 같은 큰 뉴스와 콘텐츠는 5(인스타그램):3(유튜브):2(스포티파이) 정도로 배당해서 광고를 집행하고, 일상적인 콘텐츠는 인스타그램에 몰빵하고 있어요.

오주환: 아도이는 일상적 콘텐츠는 광고를 안하고 앨범에만 광고를 집행해요. 아까 얘기한 내용과 이어지는데, 광고비 크기의 마지노선이 있을 거에요. 그걸 내 포지션에서 어느 정도 규모가 좋을지 여러 경험을 통해서 찾아내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돈을 많이 태운다고 좋은 건 아니고,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걸 염두에 두면 좋겠어요.

차우진: 저도 나름 뉴미디어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채널과 콘텐츠 광고를 기획하고 집행하고 했는데요, 그 경험에 비춰보면 광고는 무조건 효율성의 문제라고 봐요. 적은 비용으로 좋은 효과를 내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틱톡이 대세니까 거기에 광고해야지... 이러면 안되는 것 같고요.

콘텐츠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콘텐츠에 적합한 타깃을 찾고, 거기서 얼마의 비용이 좋을지 테스트하는 방법이 거의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봐요. 저도 그렇게 1천원, 5천원, 1만원... 테스트를 해보다가 방법을 알겠다는 감이 오면 그때 10만원, 100만원을 쓰고 그랬거든요. 이건 몸으로 경험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봅니다.

오주환: 제가 예전에 잠깐 바이럴 업체에서 카피라이터 일을 했던 적이 있어요. 😅 그래서 제가 '#아도이하면최고된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만들고, 해시태그로 팬들에게 밈처럼 퍼지게 하는 전략을 세웠어요. 이런 시도들이 인스타그램에 나름 영향을 줬던 것 같아요. 

2. 인디 아티스트의 유료 구독 모델과 수익화는 가능할까?

곰사장: 질문 중에 '인디 뮤지션 팬 중에 돈내고 구독하려는 팬들이 얼마나 있을까요?'라는 내용이 있는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10명이 5천원을 내면 5만원인데, 스트리밍 1년 수익보다는 높잖아요. 저는 객단가 중심으로, 1인당 매출을 중심으로 보는 편입니다. 구독 모델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비용도 고려해야겠지만, 구독자가 적더라도 일단은 시작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차우진: 제 경우에는, 유료 뉴스레터를 보내면서 굉장히 많은 걸 배우고 있어요. 그 중 하나는, 무료 콘텐츠와 유료 콘텐츠에 대한 내용인데요, 무료로 사람들을 모은 다음 유료화를 시작한다는 게 상식처럼 여겨지지만 어쩌면 근본적으로 그런 접근을 바꿀 필요도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저는 개인이고, 개인이 커버하는 범위는 작을 수밖에 없으니 처음부터 유료화를 생각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하거든요. 구독자를 많이 모으는 일이 어렵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애초에 많은 사람들이 아니라 내게 맞는 사람들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특히 아티스트나 작가라면 기존의 정보성 콘텐츠를 제공하는 미디어와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고 보게 되요. 창작물, 크리에이티브를 기준으로 내용을 기획하고 그 과정을 설계하는 게 맞는 것 같거든요. 이건 비즈니스 모델이라기보다는 관계성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요.

창작물이라면, 처음부터 가능한 높은 비용을 책정해서 꾸준하게 업데이트하면서 소수의 구독자를 모으는 게 낫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시장의 규모가 문제라면 1천원, 5천원을 낼 수 있는 사람 100명을 모으는 것보다 1만원, 5만원, 10만원을 낼 수 있는 10명을 모으는 게 낫지 않을까 싶은 거죠.

이걸 디지털 콘텐츠의 범위로 넓혀보면, 아직은 '시장가'라고 부를 만한 기준이 없는 상태 같아요. 음악이나 영화는 기준 가격이라는 게 정해졌는데, 뉴스레터 같은 콘텐츠 구독료에 있어서는 아직 기준이 없는 셈이죠. 그렇다면 역설적으로 고액이든 소액이든 소규모 커뮤니티든 뭐든  시도해볼 있는 상황이 아닐까요. 그래서 조금이라도 빨리 시작하는 게 유리할 거라고 생각하고요.

곰사장: 아도이는 포지셔닝의 엣지를 어떻게 찾으셨나요?

오주환: 처음엔 미러볼 뮤직의 최성권 팀장을 붙잡고 계속 학습했어요. 유통할 때는 멜론 1면, 첫번째 단에 노출되는 게 중요하잖아요. 프로모션, 사인 CD 등 할 수 있는 것을 다 요구했고 라이브 콘텐츠도 그렇게 몇 개를 찍었어요. 사실 아도이는 인지도도, 성과도 모두 '제로'라서 할 수 있는 게 많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아는 '셀럽들'을 섭외해서 블로그 마케팅을 했는데, 이건 제가 직접 블로그 작업을 맡았어요. 그동안 알고 지내던 지인들, 모델들, 연예인들의 바이럴도 아주 조금 했고요.

앞서 발제에서 많이 말한 부분인데, 아도이의 포지셔닝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항상 체크했어요. 그 기준에서, 우리보다 조금  상위에 있는 팀들을 찾고, 항상 그들과 같이 일하려고 노력했어요. 어떤 콘텐츠를 만들고, 시도를 했을 때 생각보다 데이터가 잘 안 나오면, 뭐가 문제인지를 찾았고요, 그 부분을 보완해서 결과값을 올리려고 노력했어요.

차우진: 하루님이 '뉴스레터가 아닌, 프라이빗한 콘텐츠를 구독 모델로 전환한다면 어떤 것이 가능할까요?'라는 질문을 올리셨어요.

곰사장: 글쎄요, 뭐가 있을까요? 제가 뉴스레터를 강조한 이유는, 요즘 뉴스레터 중에서도 유료 구독 모델이 생기는 시점이라서 예로 든 건데요. 홈페이지 기반의 유료 구독 모델보다는 뉴스레터가 더 접근하기 쉬울 거라는 생각이었어요. 다들 이메일은 쓰니까요. 여기에 사진, 텍스트 등 적은 비용으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면 소비자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그렇다면, '프라이빗한 내용들'이란, 음반 제작에 관한 이야기도 될 수 있겠고요. 글을 잘 쓰면 글로, 아니면 현장 사진으로 그런 얘기들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고, 아니면 제작의 중간 과정으로 '데모 음원'을 한시적으로 공개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프라이빗'을 정의하기 나름일 것 같은데요. 소셜미디어에 뮤지션들이 일상적으로 올리는 내용들이 그런 종류겠죠. 이런 부분을 더 쉽게, 사람들이 돈을 지불하게 만드는 매체가 있다면 좋겠는데, 지금의 저로서는 아직 답을 찾지는 못한 것 같네요.

3. 인디 아티스트는 팬을 어떻게 찾을까?

차우진: 넓은 의미에서 팬덤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생각되는데요, 이건 결국 팬을 어디서 찾고 어떻게 아티스트와 함께 성장할거냐의 얘기 같아요. 팬덤 비즈니스가 커진다는 것도 크게 보면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럼, 질문은 다시 '팬을 어떻게 만들까?'라는 전략의 문제로 돌아오는 것 같아요. 케바케겠지만, 제 경험상 홍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싱어송라이팅 기반의 음악가들은 개인이든 밴드든 자신들도 팬을 기반으로 뭔가를 꾸려나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하는 인상을 받았어요. 팬덤은 아이돌에게만 해당된다는 생각이랄까... 곰사장님이 '3F'에 대해 얘기했었는데요?

곰사장: 가족(Family), 친구(Friend), 바보(Fool).. 이게 '3F'인데요, 초기 스타트업의 특징이라고 하더라고요. 🙂 저희 첫 레이블쇼를 보면, 그때 50명이 왔는데 그중 30명이 아는 사람이었어요. 그래도 할 때마다 계속 아는 사람들을 더 많이 불렀어요. 일단 머릿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요즘도 앨범이 나오면 카톡으로 다 전하고요.

기본적으로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을 다 끌어들여야 거기서 팬덤이 시작된다고 봅니다. 트위터가 대세일 때는 아티스트 이름 검색해서 나오는 사람들을 전부 팔로우하고, 그 사람이 뭘 물어보면 성실하게 응대했어요. 인스타그램의 시대에 와서는 태그를 검색하고, 거기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살펴보면서 반응하고. 그런 소소한 일들이 결국 팬을 만들어가는 일인 것 같아요.

4. 뮤직비디오나 온라인 콘서트 같은 영상 콘텐츠 제작에 얼마나 써야할까?

오주환: 제작비를 어떤 비율로 책정하는 게 좋을지에 대한 질문이 있는데요, 케바케라 말하기 힘들지만, 중요하다고 생각한 파트에 많이 넣는 게 팩트라고 봐요. 우리에게 사운드가 중요하다면 레코딩, 믹싱, 마스터에 많이 투자해야 하고요, 이미지가 중요하다면 거기에 많이 넣고요. 그런데 요즘엔 전반적으로 뮤직비디오에는 돈을 많이 안 쓰는 것 같아요. 그럼 뮤직비디오를 줄이고, 그 비용만큼을 본인이 집중하고 싶은 곳에 넣는 게 좋을 거라고 봅니다.

곰사장: 뮤직비디오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비용 대비 효과가 잘 안나와요. 제작할 때 1억원은 들여야 영상이 눈에 띄고 때깔이 좋은 그런 게 있으니까요. 그래서 영상에 특히 신중하게 됩니다. 함께 작업하는 작가를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가차없이 비용을 태우는 쪽이었는데요, 술탄 오브 더 디스코의 "사라지는 꿈" 뮤직비디오는 작가에 대한 신뢰로 평생 가장 큰 비용을 들였는데, 결과적으론 유튜브 수익으로만 제작비를 상회하는 수익을 거뒀어요.

술탄 오브 더 디스코 - 사라지는 꿈 (4:32) | 2018

영상은 비용이 많이 드는 매체라서 효과가 잘 안나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좀 볼 만 하다는 비디오를 만들려면 최소 2천만원은 들여야 하는데요, 거기서 2백만원을 더 들여봐야 퀄리티가 10% 정도 좋아지고, 그 10% 정도 좋아져도 비용대비 효과가 없는 거죠. 차라리 광고비를 10-30% 정도 확보하는 게 어떤 식으로든 좋다고 생각해요. 뮤직비디오는 후순위로 두는 편입니다.

차우진: 온라인 공연은 어떻게 될까요? 코로나 이후에도 없어지지 않고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잡을까요?

오주환: 저는 솔직히 코로나가 완전히 종식되면 온라인 공연의 메리트도 없어진다고 생각해요. 한 5년 후에는요. 물론 장기적으로 10년이나 15년 후에는 활성화될 수 있겠죠. 그래도 공연이나 페스티벌은 현장에서 경험할 것 같아요. 컴퓨터 앞에서 공연을 볼 것 같진 않아요. 공연 시장과 필적할만큼 커지는 시장이 될까? 라면 아닐 것 같아요. 

곰사장: 저도 비슷한 생각인데요. 사실상 영상도 가격이 제로에 가깝거든요. 음악영상의 대표격인 공연 DVD, 부가판권 시장은 일본 밖에 없어요. 다만 실시간 온라인 공연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3만원이 한계인 것 같고요. 방탄소년단도 5만원을 받았고, 다른 아이돌 그룹들도 보통 3만원 정도였어요.

따라서 온라인 콘서트 영상이 오프라인 공연의 대체제는 안될 거고, 오프라인 공연이 있을 때 실시간으로, 독점적으로 1~2만원의 단가로 관람권을 제공한다면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이들에게는 니즈가 있을 것 같은데. 이런 구조에서 제작비 대비 수익 창출이 어느 정도일지가 관건이겠죠.

저는 코로나 이슈가 이런 부분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생각하는데요, 분명히 탐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차우진: 인디 아티스트가 아이돌 기획사나 그룹에게서 벤치마킹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지금 디지털 콘텐츠를 유료화할 있는 환경이 열렸다는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요, 코로나 이후에 축소되긴 하겠지만 그 다음이 있다면...? 저는 커뮤니티 형태의 무엇일 것 같아요.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모인 사람들이 각자 뭔가를 생산하면서 관계성과 경제적인 활동이 동시에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온라인 콘서트의 핵심은 동시간의 사람들이 '관람'하는 게 아니라 함께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눈다는 거라고 봐요. 인디 아티스트도 이런 식으로 자신만의 팬덤을 상상하거나 구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고요.

곰사장: 온라인 공연의 경험을 NFT로 찍어주면 어떨까, 생각해본 적이 있어요. 거기서 공연을 보고 있는 나의 경험과 콘텐츠를 버무려서 NFT를 가지고 있는 사람한테 장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 다만 이러면 비용이 꽤 많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있고요. 온라인 공연은 오프라인 공연에 비해 비용은 1.6배 정도 들지만 수익은 1/8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 같아요. 비용 대비 수익이 안 나오는데, 과연 온라인 공연을 유료화로 진행하면 사람들이 그걸 보러올까? 봐야할 이유는 뭘까, 이런 이슈가 생기죠.

5. "저는 미팅을 엄청 다녀요. 그 많은 미팅과 만남을 통해 협상의 기술, 업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오주환)

오주환: 어떻게 보면, 제 입장에서는, 뮤지션의 역량과 사이즈 문제이기도 해요. 예전에 제가 레이블 소속 아티스트였을 때는 이것 해달라, 저것도 해달라... 요구를 많이 했거든요. 그때 대표님이 이런 말을 했어요. '굴러가는 공을 더 굴려서 키우는 건 쉽다. 하지만 아무 것도 없는데서 공을 만드는 건 너무 어렵다'라고요. 사실 음악이 좋아야 하고, 어느 정도 이슈가 된 상태에서 그걸 발전시키고 키워가는 게 맞다고 보거든요. 그래서 오늘의 대화는 이제 막 데뷔하는 싱어송라이터나 뮤지션들보다는 좀 더 사이즈를 키우려는 분들에게 더 유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제 이야기는 아도이의 성장 과정, 제 경험을 말한 거라서 해답도 아니고요. 본인에게 적합한, 더 좋은 것들을 잘 찾아서 성장 포인트를 찾으면 좋겠어요. 저는 미팅을 엄청 많이 다녀요. 엄청 많은 미팅과 만남을 통해서 협상의 기술, 업계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런 발제를 듣는데서 멈추지 말고 실제로 시장에서 경험을 하고 박살도 나는, 그런 경험을 하면 좋겠어요. 아도이의 사례를 자신의 입장에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좋겠어요.

곰사장: 저는 밴드 음악을 해왔기 때문에 아티스트들에게 합주를 많이 하라고 요구해요. 완벽한 라이브죠. 꾸준히 합주하고 연습해서 누가 봐도 정말 좋구나! 라는 얘길 들을 때까지 연습하는 게 필요조건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가창이든, 시각적 연출이든 누군가를 홀릴 수 있는 뾰족한 것을 갖춰야하는데, 연습과 노력 외에 필요한 게 없죠. 그래서 여기서 말하는 마케팅 전략과 수익모델은 플러스마이너스 20%인 것 같아요. 기본은 기본이니까, 하지만 바로 그 20% 때문에 좌절하는 사람도 많아서 이런 고민이 생기는 것 같아요. 주환님 얘기대로, 레이블이 해줄 있는  +20% 것 같고요. 

그러면,  20%를 채우기 위해 뮤지션은? 또 레이블은?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에요. 저는 음악을 못하니까 스태프를 하고, 음악을 하는 팀을 찾는 거겠죠. 반대로 뮤지션이 레이블과 계약하는 대신, 스스로 팀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붕가붕가 레코드는 그렇게 만들었는데, CD 제작할 돈이 없어서 CD 일일이 하나씩 구워서 냈어요. 그걸 3년 간 9개 타이틀로 냈는데, 그 중 하나가  되서, 얻어걸려서 여기까지 왔는데요, 그동안 주변 사람들의 많은 도움과 역할이 있었어요. 훌륭한 디자이너를 만났고, 좋은 엔지니어를 만났고... 그게 '크루'죠. 씬의 음악적 동료는 물론이고 디자이너, 매니저 등을 아티스트가 찾고, 채용하고, 지분을 나누거나 수익을 나누면서 함께 가는 방법도 있을 거에요.

레이블의 서포트를 유일한 방식이 아니고,  밖에 상당히 많은 길이 있고, 도와줄 사람들도 충분히 있다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저는 제가 음악을 못 만들 뿐, 정체성은 아티스트에 가깝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정체성에서 제가 필요한 부분, 비즈니스적인 부분을 고민하는 거고요. 그런데 많은 아티스트들도 이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안 해 본 것들을 용기내서 돌파하지 않으면 답을 얻기 힘든 상황이라고 보니까요.

6. 열린 시장과 그 팬들

차우진: 제가 어릴 때 좋아하던 밴드의 정보를 보면서 늘 궁금했던 게, 밴드가 어떤 멤버를 '해고했다'는 표현이었어요. 뭐지? 친구들 아닌가? 😅 나중에 보니까 실제로 계약과 고용 관계였죠. 당시 록 시장이 엄청나게 컸기 때문에 한 밴드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글로벌 기업 사이즈니까 가능했던 일이죠.

그런데 그게 8~90년대 영미권 밴드라서 가능하고 2020년대 한국에선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2020년 이후의 가장 큰 특징은 시장의 물리적, 정서적 경계가 없어지는 거라고 보는데요, 서울이 아니더라도 다른 지역에 있어도 이미 음악 등의 크리에이티브한 영역에서는 글로벌 시장에 들어가 버린 상황이라고 봐요. 시장은 이미 열렸다면, 아티스트들은 그 시장을 어떻게 접근하고, 거기서 나와 맞는 팬을 찾고, 그들과 어떤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는가, 이런 게 화두라고 봅니다.

팬덤은 이미 있는 시장에서 팬을 찾아 내는 게 아니라고 봐요. 사실은 팬이 시장을 만들고, 그게 다시 산업이 되는 과정을 겪는데요,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에게 맞는 사람들을 찾고, 그들이 우리에게 돈을 내면 그게 바로 시장이라고 봐요. 그게 커지면 산업이, 새로운 산업이 되겠죠. 그래서 시장을 만들고/찾은 다음 팬을 찾는 아니라, 일단 먼저 팬을 찾는  최우선일 겁니다.

이제 슬슬 마무리할게요.

이제까지 우리는 사업가로서의 아티스트, 크리에이티브 오너십 같은 개념에 대한 얘기를 나눴는데요. 지금은 바로 이런 개념들이 새롭게 등장하고, 기존 개념들이 전환되는 시점이라고 봅니다. 아티스트가 콘텐츠 완성도에 집중하는 , 네 그건 너무 중요하고 기본이지만, 거기에 더해서 자신의 결과물이 어떤 단계로 넘어가고, 어디서 어떤 사람들을 어떻게 만나는지, 그리고 거기서 어떤 피드백을 받는지를 계속 들여다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의 아티스트는 일종의 스타트업과 비슷한 위치에 있다는 생각도 들고요. 어쩌면 이게 아티스트의 새로운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 모든 일들을 직접 수행하지 않더라도, 적어도 시장에 나온 결과물에 책임을 지는 자세가 '크리에이티브 오너십'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감각이 토대가 되어야, 팬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러면서 새로운 수익모델도 찾고,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모든  너무 빨리 바뀌고, 매우 작은 디테일의 변화가 큰 변화를 이끄는 시대에요. 그래서 아무도 답을 모르는 시점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우리에겐 해답이 아니라 굉장히 많은 레퍼런스가 필요하고, 이 시간도 그런 레퍼런스를 찾는 과정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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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해주신 곰사장님, 오주환님, 그리고 녹취 정리를 맡아주신 시와님께 다시 한 번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구독자님, 이 긴 시리즈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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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산업과 아티스트에게서 배웁니다. ©TMI.F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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