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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콘텐츠, 그 중에서도 텍스트 기반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에디터와 기획자 같은 크리에이터들에게 '수익화'는 너무나 중요한 문제다. 그런데 이들에게는 대체로 '콘텐츠는 돈이 되지 않는다'거나 '콘텐츠는 수익과 무관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팽배한 것 같다.
2. 그래서인지, 콘텐츠를 마케팅 수단 정도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대표적인 게 여러 기업들이 만드는 '매거진'이다. 지금은 매거진을 직접 판매할 생각을 거의 하지 못한다. 대신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의 브랜딩 예산으로 제작하겠다는 고민을 담는다. 수익모델이 붙는다면 광고 정도다.
3.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콘텐츠는 브랜딩과 마케팅의 역할을 맡으므로 수익화와 무관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어느 정도의 퀄리티를 보장하는 콘텐츠는 생산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 그러나 수익과 연결되지 않는 마케팅/브랜딩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브랜딩을 위한 브랜딩이란 얼마나 허무한가.
4. 그렇다고 매거진을 판매하거나 인터넷 샵을 만들어 관련 제품을 큐레이션하고 판매하는 것도 지속성을 보장해주지 못한다. 현상 유지가 목표라면 모를까, '지속적인 성장'을 지향하는 사업으로서의 가치는 적을 수밖에 없다.
5. 따라서 콘텐츠, 그 중에서도 '텍스트' 콘텐츠는 처음부터 수익이나 수익에 근접한 가치를 창출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6. 수익화의 방법이나 과정은 대체로 5단계로 나눠지는 것 같다. 개인적인 경험과 여러 전문가들의 칼럼이나 조언을 토대로 정리한 내용이다. 피지컬 제품에도 적용해볼 순 있겠지만 고민이 더 많이 필요할 것이다.
7. 누군가는 A, B, C 단계를 생략할 수도 있다. 누군가는 A단계부터 막막할 지도 모른다. 다만 어느 쪽이든 염두에 둘 것은 내가 생산하게 될, 만들고 싶은 콘텐츠가 '서비스'와 '디지털 제품'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의 여부다. 뭘 그리거나 찍거나 쓰거나 만들었는데 그게 아무리 반응이 좋아도 서비스와 제품으로 확장되지 못한다면 그 콘텐츠는 수익적으로 가치를 만들지 못한다. 그리고 우리에겐 수익화가 매우 중요하다.
8. 각각의 요소들마다 크리에이티브와 테크가 개입하면 매우 좋을 것이다. 그 둘은 우선순위가 아니라 공존/협업의 문제다. 개인이라도 이런 부분을 반드시 숙지하고 반영해야 한다. 개발 리소스를 해결하는 방법은 직접 코딩을 하거나, 솔루션이나 플랫폼에 입점하거나, SaaS를 활용하는 등이 있다.
9. 쓰고 싶은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막연히 생각할 때부터 확장성과 연결성을 고민해야 한다. 이 콘텐츠는 무엇과 연결될 수 있나. 그리고 그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 콘텐츠는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나. 블로그에 글을 쓰더라도 이러한 글을 얼마 동안 얼마나 쓸 거고, 그걸 통해 얻고 싶은 것은 00과 00이다... 라는 목표를 설정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뭘 그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을 수도 있지만, 뭘 그렇게까지 해야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편하다.
10.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 이러한 프로세스에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하다. 한 두 달이 아니라 적어도 6개월, 1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콘텐츠로 뭔가를 해보겠다면 그 시간을 감당하거나 유지할 생각을 해야 한다. 이 시간이야말로 콘텐츠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빠른 성장'이라는 말에 휘둘리지 말 것. 시간과 노력을 들인 것에 비해 티도 잘 안나는 시간을 견딜 자신이 없다면 애초에 다른 것을 다른 방식으로 시도하는 게 낫다.
11. 콘텐츠 기획자, 크리에이터, 작가와 프리랜서 모두 화이팅. 우리는 해답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을 것이다.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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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팬더달리
저도 어제 텍스트화 된 컨텐츠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며 결국은 구독자의 유입을 통한 광고 모델 뿐인가를 생각 했었는데 A-E단계까지 나눈 수익화 방법이 흥미로웠습니다. 저런 관점에서 지금 보고 있는 뉴스레터나 매거진 서비스들을 잘 살펴 보겠습니다. 혹시 A-E단계 또는 A.B.C 단계를 생략한 사례가 있을까요? 브런치 정도가 생각 나기는 하는데 어떻게 보면 브런치는 텍스트화 된 컨텐츠라기 보다는 플랫폼에 가까워서 좋은 사례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우진의 TMI.FM (6.39K)
안녕하세요! :) 저 경우는 사례를 보고 정리했다기보다는, 제 뉴스레터(혹은 제 주업....)을 고민하다가 나온 일종의 가설 같은 것이라서 구체적인 사례는 찾아보지 않았아요. 그리고 이건 좀 다른 맥락인데, 저는 되도록이면 사례 중심으로 스터디하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케이스바이케이스가 너무 다르고, 결국 자기 생각을 증명하는 과정이라는 생각도 들어서요. 다만 다음 글은 A~E 단계까지를 어떻게 적용해볼 수 있을지 정리 중입니다. ^^ 관심을 가져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 내용은 소위 IP 비즈니스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다가 나왔습니다. IP비즈니스는 실체없는 제품을 파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래가 이뤄지려면'(=비즈니스가 성립되려면) 실체를 가진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게 맞는지는 저도 모르고, 다만 계속 방법을 찾아갈 수밖에 없겠지만요. :) 화이팅입니다.
차우진의 TMI.FM (6.39K)
아 그리고, 말씀대로 브런치는 플랫폼이라 조금 맥락이 다른 것 같지만, 거기 참여한 작가들의 수익화가 1) 브런치에 쓴 글을 2) 책으로 발행하고 3) 거기서 발생하는 부가가치를 높인다... 라는 흐름은 있습니다. 사실상 과거의 '작가'의 수익모델과 다르지 않은데요, 브런치는 1-2-3의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면서 기회를 얻지 못한 일반인들(=잠재적 작가들)의 기회를 높여주는 서비스로 포지셔닝했다고 봅니다. 그 결과로 자체 수익화가 아니라 카카오의 리텐션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양질의 콘텐츠를 얻게 되고요. 카카오가 직접 책을 만들 것처럼 보이지만, 굳이 그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해요. 브런치는 크리에이터 툴이자 잠재적 작가와 출판업계를 연결하는 플랫폼이라고 봅니다.
블랙팬더달리
말씀 주신 것처럼 저도 A-E 단계까지 가는 부분에 대해서 궁금했었는데 다음 글도 꼭 읽어 보겠습니다. 브런치의 사례도 이야기 주신 것 처럼 작가의 수익 모델과 다르지 않다는 부분에 대해서 공감이가네요. 디테일한 답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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