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시작했나요? TMI.FM 뉴스레터

구독자님, 안녕! 일단 공지부터. (갑자기?) 앞으로 멤버십 콘텐츠는 크게 4개 주제에 집중하려고 해. 각각 머릿말로 표기되니까 헷갈리진 않을 거야. ^^; 

이런 까닭으로 오늘은 '팬덤랩스'를 다루려고 해. 근데 어머, 내 얘기네? ^^;; 얼마 전 <평론가에게도 팬이 있을까?>란 테마로 강연을 했는데, 그 내용을 공유하려고. 총 2부로 구성된 자료인데, 멤버십으로 가입한 구독자님에게 내 이야기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준비해봤어. 발표 자료를 기반으로 글을 쓰는 건 또 처음인데, 꽤 길어... 일단 1부는 '내가 TMI.FM을 시작한 이유', 2부는 '팬덤에 대한 인사이트'로 구성되어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2부는 다음 주에 나옵니다. 😃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티엠아이 에프엠을 왜 시작했냐고. 그러게, 어쩌다가 나는 TMI.FM을 시작했을까? 개 빡센데.... ^^; 이 얘길 하려면 2013년 무렵으로 돌아가야 한다. 

나는 2008년 하반기부터 프리랜서로 일했다. 네이버 서비스팀(2002~2005)과 매거진t(2006~2008), 음악웹진 웨이브(2000~2016)라는 다소 '특이한 경력' 덕분에 그럭저럭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칼럼을 쓰고 강의도 하고, 웹 서비스와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책도 쓰면서 먹고 살 수 있었다. 아니 꽤 잘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이런 일들이 벌어진다.

<무비위크>와 <뉴스위크>의 예를 들었지만 사실 미디어 변화는 지엽적이면서도 확실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전철역 앞에서 나눠주던 무가지들을 기억하는지? 2002년 <메트로> 이후에 우후죽순 생긴 무가지들은 2012년 무렵부터 속속 폐간했다. 2009년부터 2011년 무렵까지 <메트로>에 2년 이상 주간 연재를 하던 내 입장에서는 이들의 쇄락이 남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매체의 종말은 내가 먹고 살 일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무가지 그로부터 10년, “요즘 누가 무가지 봅니까?” | 더 피알 (2012.08.23) *이미지 링크

카카오스토리..... 

게다가 2013년에는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동의어로 여겨질만큼 SNS의 영향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었다. 2003년부터 네이버 블로그를 써오던 입장에서 '1인 미디어'라는 개념이 낯설진 않았지만 2012년 전후로 급성장한 페이스북의 영향력은 확실히 세상이 바뀌고 있다는 감각, 아니 위기감을 자극했다. 

"이러면 완전히 나가린데...."

답도 방향도 모르지만, 일단 '미디어'와 '프리랜서 칼럼니스트'의 관계를 고민하면서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에 <한겨레21>에 '기자질의 미래'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다. <한겨레21>의 신윤동욱 팀장이 전화해서 '요즘 무슨 생각해요??'라고 물은 게 계기였다. 미래의 기자는 큐레이터나 기획자에 가깝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었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콘텐츠 기획자'의 개념에 가까웠던 것 같다. 

‘기자질’의 미래를 알려주마 | 한겨레21 (2014-01-07) *이미지 링크

‘기자질’의 미래를 알려주마 | 한겨레21 (2014-01-07) *이미지 링크

‘기자질’의 미래를 알려주마 | 한겨레21 (2014-01-07) *이미지 링크

시절이 하 수상하던 때라 개인적으로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엔 내 커리어도 작용했는데, IT 포털(네이버)과 언론사(매거진t)와 동인회(음악웹진 웨이브)를 두루 겪으면서 네트워크 환경에서의 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해 나름의 경험을 쌓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은 내게 일종의 터닝포인트를 제공했다. 마침 스타트업 붐이 시작되던 때였고, 프리랜서 경력이 '다시' 직장인이 되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나이와 연차, 프리랜서 경력을 꺼려하는 분위기 때문에 기존 기업에는 도전하기 어려운 반면 스타트업에서 내 경력이 상대적으로 유용할 수도 있다는 계산도 없지 않았다. 

"까짓거 한 번 해보죠!" (feat.정규직꿈나무)

메이크어스 명함은 현재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의 디자인 총괄을 맡은 나세훈 부사장이 리드한 것

그러다가 당시 카카오에서 메이크어스로 막 이직한 김홍기 스페이스오디티 대표의 연락을 받고, 운좋게 메이크어스에 임원으로 합류하게 되었다. 가끔 판교에 들리면 카페에서 만나 음악과 미디어 업계의 이런저런 이슈를 얘기하곤 했는데, 그 정도의 친분에도 불구하고 메이크어스의 스케일업 단계에서 굳이 나를 떠올려 준 것은 지금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메이크어스에서 나는 페이스북 페이지 기반의 콘텐츠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려고 했다. 음악 부문이 아니라 지식 콘텐츠 분야였는데, 당시 '피키 캐스트' 스타일의 콘텐츠 문법이 유행하는 한편 다른 쪽에서는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부상하는 걸 보면서 '지식 기반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도 사업성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준비만 하면서 아무 것도 시도하지 못한 상황이 되어버렸지만, 1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오직 그 생각만 했던 건 지금도 큰 경험으로 남았다.

퇴사!

그리고 퇴사. 딱히 대안은 없었다. 사실 막막하기도 했다. 포부는 자괴감으로 바뀌었고, 공사다망하게 관계가 깨지는 경험도 했다. 몸도 마음도 지쳐 별 생각없이 쉬고 싶다는 생각으로 제주도에 터를 잡은 선배의 게스트하우스 공사장에 머물며 풀 베고 밥 먹고 멍 때리면서 몇 주를 보내기도 했다.  

"까짓거 한 번 해보죠!" (feat.정규직꿈나무2222)

 

그러다가 다시 우연한 기회에 게임 회사에 들어갔다. <BTS 월드>를 만든 제작사 테이크원 컴퍼니에서는 게임과 음악이 아니라 부가 콘텐츠를 기획하는 일을 맡았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나왔고, 이때 개인적으로도 꽤 큰 내상을 입었다. 회사 때문이라기보다는 내가 우왕좌왕하느라 생긴 일이었다. 

다만 방탄소년단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성장을 근거리에서 접할 수 있었다는 점, 엔터테인먼트와 음악, 게임과 플랫폼의 접점을 동시적으로 고민할 수 있었다는 건 꽤 큰 자산으로 남았다. 이 시절의 나는 남들이 10여 년에 걸쳐 하게 되는 커리어 경험을 짧고 굵게 압축적으로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나 재밌으면서도 굉장히 괴로웠던 시간이다. 

또 퇴사!

그러나 당시 퇴사는 전보다 더 암담했다. 커리어에 대한 대책도 전혀 없었고, 통장의 잔고도 매우 없었다. 매일 같이 짜증과 우울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일상이든 뭐든 엉망이었던 것 같다. 오죽하면 틈날 때마다 강서, 강북, 강남, 경기도로 사주를 보러 다녔을까... ㅠㅠ 재밌는 건, 공통적으로 '지금 당신은 완전히 다른 영역으로 밀려나는 중이니 버티지 말고 운명에 몸을 맡기라'는 얘길 해줬다는 점이다. 다만 '그래서 나중에는 좋아지는 겁니까?' 라고 물으면 답이 다 달랐다. (어쩔... ㅠㅠ)

"까짓거 한 번 해보죠!" (feat.정규직꿈나무.....???)

그러다가 퍼블리를 만났다. 매거진t의 후배 기자였던 김희주가 퍼블리 PM으로서 나를 섭외했는데, 2009년 무렵 리디북스에서 내 담당 PM이던 김안나 퍼블리 CCO를 다시 만난 계기가 되기도 했다. 

첫 미팅 때, 김안나 CCO는 내게 퍼블리를 통해서 얻고 싶은 게 뭐냐고 물었다. 출판사든 서비스업체든 미팅에서 이런 얘기를 물어본 곳이 없었고,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면서 내 나름대로의 목적도 분명했던 까닭에 이 질문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음악 평론가 타이틀을 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평론가'라는 타이틀에 기대하는 역할이나 파생되는 편견에서 벗어나면 좋겠네요." 

이렇게 답했다. 이 얘기대로 퍼블리의 콘텐츠를 기획하고 방향을 잡을 때 '음악 산업과 콘텐츠 산업'에 대한 것으로 좁혀졌다. 한편, 당시의 나는 출판사가 아니라 퍼블리와 계약했다는 점에서 막연하게나마 내 커리어의 어떤 전환점이 온다는 생각도 했다.

나를 섭외한 김희주는 얼마 뒤 퍼블리를 퇴사했는데, 지금은 속초에서 가끔 글을 쓰고 남편과 가구를 만들면서 살고 있다. 가끔 그가 선택한 삶의 풍경 같은 것이 떠오르는데 생각해보면 제주에, 속초에, 강릉에, 전주에, 경주에, 부산에 터를 잡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 사람들이 꽤 있는 것이다. 이런 삶의 다른 선택지들이 내게 영감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음악 산업, 판이 달라진다 - 음악만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

아무튼, 퍼블리에서 <음악 산업, 판이 달라진다> 리포트를 발행했다. 당시 퍼블리 콘텐츠는 펀딩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383명의 사람들이 예약해 1천 만원을 초과 달성하면서 마무리되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두어달 동안 집에서 나가지 않고 오직 이 글만 썼다. 외고도 거절하느라 당장의 생활비 걱정도 적지 않았지만 아무래도 여기에 집중하는 게 맞는 것 같았다.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만족도 96점에 거의 대부분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보면서 내 선택이나 방향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한 까닭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 콘텐츠를 팔았다'는 감각이 남달랐다. 오래 전부터 생각하던 것을 재확인했달까. 매우 피로하지만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생각했다.

고맙습니다~ ㅠㅠ

그리고 2018년, 메이크어스에서 나와 스페이스오디티를 만든 김홍기 대표가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했다. 내가 메이크어스를 나온 뒤에도 가끔 만나 식사를 하거나 통화를 하면서 근황을 주고받았는데, 그때 자주 등장한 주제가 '팬덤'이었다. 팬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 같다, 팬덤은 다른 비즈니스로도 확장이 가능하다, 팬덤만 다루는 매체는 왜 없을까, 팬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팬덤을 잘 설명할 수 있을까 등등에 대해 여러 의견을 나눴다. 그러던 중에 '팬덤'에 특화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니 합류하면 좋겠다는 얘기를 들은 것이다. 

매우 좋은 조건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매우 고민한 것도 사실이다. 지난 두 번의 실패를 겪은 이유 때문에 선뜻 다시 회사로 들어갈 자신이 없었고, 무엇보다 좋은 사람들과 일하면서 내가 그 관계를 깨뜨릴까봐 두려웠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도망치고 싶지 않았다. 

"까짓거 한 번 해보죠!" (feat.정규직꿈나무33333)

웰컴키트로 받은 카시오 시계는 아직도 애용하는 중!

'아티스트의 인사이트를 발견하다' 블립 매거진 0호: 아이즈원 / 아도이

떠블 퇴사!

스페이스오디티에서 '블립'이라는 서비스와 BM 등을 함께 고민하면서 <블립 매거진>을 만들었다. 원래 '블립'은 앱서비스와 매거진이 샴쌍둥이 같은 구조로 동시에 출시될 계획이었지만 여러 이유로 이뤄지지 못했다. <블립 매거진>은 한 권에 하나의 팀을 다루면서, 독자의 고민을 해결할 힌트를 아티스트의 사례에서 찾는다는 목적을 가졌다. 이런 핵심 가치 덕분에 업계에서도 꽤 호의적인 관심도 받았지만 대부분 해외에서 콘서트 투어 위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 스케줄 때문에 진행과 섭외가 쉽지 않았다.

준비호로 제작한 0호의 텀블벅 펀딩은 1천2백53만4천원으로 417% 초과 달성을 이뤘지만 이후 상황도 바뀌고 계획도 바뀌어서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이전만큼 암담하지 않았다는 게 내겐 매우 중요한 순간이었다. 좋은 동료들과 일하는 동안 관계가 위협받은 때도 있으나,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도 않았다. 오히려 퇴사 후에는 전에 비해 어떤 확신 같은 것을 갖기도 했다. 요컨대 '이러니저러니해도 세상은 계속 바뀌네?'라는. 

"아직도 나가리인가....?!"

이쯤부터 '나'에 대해 생각했던 것 같다.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겪었던 경험들의 핵심은 무엇일까. 험난한 것부터 나쁘지 않았던 것들까지 내가 고민한 건 왜 때문일까. '쓰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이 지속가능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다시 말해 '우리는 어떻게 좌절하지 않고 계속 사랑할 수 있을까'. 그리고 이 고민은 다시 하나의 점으로 수렴된다고 생각했다. 바로, 정체성 혹은 마음가짐.

퇴사 멈춰!

그래서 혼자 하기로 결심했다. (응?)

콘텐츠 비즈니스를 지속하기 위해 다른 사업자의 도움이나 방향성에 의지하지 말고 나 혼자 어떤 결과를 내보자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업자등록증을 내고, 브랜드를 고민하고, 구조를 짰다. 메이크어스, 테이크원 컴퍼니, 퍼블리, 스페이스오디티 등의 회사에서의 경험을 뉴미디어, IP 비즈니스, 콘텐츠 비즈니스, 팬덤 비즈니스 등으로 개념화했다. 2020년의 내게 스스로 부여한 미션은 이 모두를 수렴하는 단 하나의 무언가를 찾는 것이었다. 

뭘하고 싶은 걸까, 나.... (1)

뭘하고 싶은 걸까, 나.... (2)

매일 몇 시간을 투자해 노트에 질문을 쓰고 답을 찾으며 고민했다. 나라는 사람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내가 하는 일은 무엇을 위한 일일까. 궁극적으로 나는 어떤 일을 하면서 살고 싶을까. 그리하여 마침내 '나를 어떻게 스스로 설명하고, 내가 하는 일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며, 나라는 존재는 어떤 가치를 위해 일하는가'라는 질문을 잡고 늘어졌다. '티엠아이 에프엠'이라는 브랜드와 '음악/산업 평론가'라는 아이덴티티는 저 과정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사무실도 구하고, 전시도 하고, 클럽하우스도 해보고, 인터뷰도 하고...

물론 나 혼자 이 모든 것을 정리한 건 아니다. 느슨하게 연결된 동료들이 있었다. 지금 소소문구의 브랜드매니저로 일하는 김청은 티엠아이 에프엠의 코파운더로 브랜딩에 대한 전반적인 가이드를 맡았다. 티엠아이 에프엠의 브랜드 아키텍쳐를 진행해 준 황다희(클래스101 브랜드매니저), 정영우(뱅크샐러드 이터널 디자이너), 그리고 유튜브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맡은 윤동해(stickher.kr 콘텐츠 PM)도 김청이 소개해준 이들이다. 여기에 홈페이지 제작을 맡은 최윤호(소생공단), 팟캐스트 제작을 맡은 주용진(TBS라디오 '달콤한 밤 황진하입니다') 피디 등이 가세하면서 티엠아이 에프엠의 느슨하게 연결된 구조가 어찌저찌 만들어졌다.

나를 위한 컨텐츠 시대 | 보그코리아 (2020.11.10) *이미지 링크

나를 위한 컨텐츠 시대 | 보그코리아 (2020.11.10)

그러던 중 <보그 코리아>에 '나를 위한 콘텐츠 시대'라는 주제의 글을 쓰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이 글을 청탁받았을 때 2013년에 <한겨레21>에 썼던 칼럼을 떠올렸다. '기자질의 미래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에 대해 8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대답한 기분이었다. 어쩌면 이 글을 쓰려고 나는 8년의 시간을 돌고 돌아온 게 아닐까, 뭐 이런 낭만적인 생각도 했던 것 같다.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지만! ㅋ

오픈카톡방 'MIT: 뮤직 인더스트리 토크' (이미지 링크)

'크리에이티브 오너십'

그러는 동안 뉴스레터도 시작하고, '뮤직 인더스트리 토크' 오픈카톡방도 만들었다.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은 '밤에도 일하는 사람들'이라고 정의했고, 그들을 위한 정보와 레퍼런스를 찾아주는 글을 '라디오 컨셉'으로 썼다. '밤레터'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그 과정에서 메일리의 '드래프트 브리핑'도 추가로 기획했다. 그러는 동안 '크리에이티브 오너십'이라는 개념이 떠올랐고, 지금은 이 개념을 중심으로 콘텐츠와 서비스의 설계를 다시 조정 중이다.  

오픈카톡방은 지난 20여 년 간 음악과 콘텐츠 업계에서 만난 사람들이 정작 서로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접하기 어려워했다는 걸 떠올리면서 만든 공간이다. 돌아보면 음악 평론을 쓰고, IT업계에서 일하고, 기자로 일하고, 프리랜서 칼럼니스트와 프리랜서 기획자로 일하고, 여러 스타트업에서 일하면서 겪은 나의 모든 경험은 지금 내게 큰 자산으로 남았다.

그 시절에는 여기서 저기로, 대책없이 왔다갔다 하는 것 같아서 무서웠던 경험이 지금 내게는 차별화된 커리어가 되었다. 하지만 정작 각각의 업계 관계자들은 음악과 콘텐츠, 서비스와 플랫폼에 대한 흐름과 이슈를 제대로 공유할 기회가 없다고 생각했다. 오케이, 그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처음엔 걱정도 많았지만, 다행히 구성원들이 열심히 참여하고 질문하고 답변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면서 몇 달 만에 680명이 넘는 사람들이 가입해서 활동 중이다. 자유롭되 편견없는 소통이 이뤄지길 바래서 익명을 조건으로 했고, 운영자로서 나는 최소한의 발언과 개입을 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그렇게 티엠아이 에프엠을 운영한 지 1년이 조금 넘었다. 이 브랜드는 애초에 뉴스레터를 위해 만든 게 아니었다. 다만 지향하는 바를 이루는데 뉴스레터가 좋은 모델이라는 생각으로 뉴스레터를 시작했다. 그렇게 9개월 정도 지났을 때 마침 시의적절하게 '유료 결제'를 지원하는 메일리가 눈에 띄어 여기로 모든 콘텐츠를 옮기기도 했다.  

음악과 콘텐츠가 연결되면서 만드는 사업모델은 팬덤과 유료 구독의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된다. 이런 구조를 이해하려면 '대중성'에 대한 정의도 새롭게 필요하고, 콘텐츠의 퀄리티도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콘텐츠 비즈니스가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은, 나로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부분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2부에서 자세하게 설명할 예정이다. 2010년 무렵부터 지금까지 누구보다 자세하고 깊이 '콘텐츠 비즈니스와 그 플레이어들'의 흥망성쇄를 지켜본 입장에서 정리한 내용이기에 구독자님에게도 도움이 되길 기대해 본다. 

2021년 6월 6일 기준, 구독자 2597명

2021년 6월 21일 기준, 구독자 2700명 이상

티엠아이 에프엠의 구독자는 오늘(2021.06.21)을 기준으로 2700명을 넘겼다. 그 중 유료 독자는 월간/연간을 합해서 5.5% 수준이고 구독 취소율은 2%가 되지 않는다. 나로서는 매우 고마운 숫자고 대단한 숫자다. 구독자님을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이 뉴스레터로 얻는 것이 무얼지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더 해낼 수 있을지 내심 기대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댓글과 설문, 이메일로 대화를 나누는 우리는 꽤 귀엽다. 아닌가?! 맞는데!! 사실은 이 뉴스레터가 달성한 숫자도 귀엽고, 유료화로 이룬 성과도 귀엽고, 구독자님도 모두모두 귀엽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결국 귀여움이 이기고 사랑이 이긴다. 나로서는 여기에 주목하고 집중할 수밖에 없다.

많은 사람들이 묻는다. 티엠아이 에프엠을 왜 시작했냐고. 이 글이 여기에 대한 적절한 답이 될까. 질문을 정리하면서 새삼 깨닫는다. 우리는 아무튼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제대로 된 한 걸음을 내딛으려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 

'티엠아이 에프엠은 무슨 일을 하고 누구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아마도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 음악가든 디자이너든 칼럼니스트든 영상 창작자든 혹은 사업가든, 넓은 범주의 '크리에이터'들이라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스스로 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지금 여기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콘텐츠 비즈니스'의 흐름을 이해하고 각자의 솔루션을 찾기 위한 가장 좋은 길이라고 믿는다.

이를 바탕으로 2부에서는 '팬덤'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깊이 다룰 예정이다. 수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가 만들어 낸 이론인데, 나로서는 티엠아이 에프엠이 그에 대한 적절한 사례로 성장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도 없지 않다. 한편, 티엠아이 에프엠에 대해 얘기하는 1부의 카테고리가 왜 '팬덤랩스'인지에 대한 설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2부 🎁팬덤랩스 | 팬덤 비즈니스는 5단계로 구성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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