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안예지 원장입니다.
날씨가 서늘해지면서 감기 걸리는 아이들 많죠. 올해는 독감도 이르게 유행하고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됩니다 ㅠㅠ
이렇게 아플 땐 당연히 아이들이 잘 안 먹어요. 목도 아프고 컨디션도 떨어지니 당연하지요. 그런데 열도 떨어졌고, 다시 어린이집도 가고, 장난도 치고 잘 노는데 이상하게 밥만 안 돌아오는 경우가 꽤 있어요.
이러면 아플 때보다 오히려 엄마 마음이 급해집니다.
“이제 다 나았는데 왜 안 먹지?”
“며칠째 제대로 먹은 게 없는데…”
“살 빠지는 거 아니야?”
그래서 좋아하는 걸 하나 더 꺼내주고, 우유라도 먹이고, 한 입만 더 먹자고 달래게 되지요. 그런데 감기 뒤 안 먹는 아이들을 보면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어요. 일단 왜 안 먹는지를 알아야 해결해줄 수 있으니까요! 아래 네 가지 중 우리 아이는 어디에 해당할까.. 한 번 생각해보세요!
1. 아직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경우

열이 떨어졌다고 바로 평소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건 아닙니다. 다시 뛰어놀기는 하지만 오후만 되면 축 처지고, 평소보다 잠이 많거나 짜증이 늘었다면 아직 몸은 회복 중일 수 있어요. 그럴 때는 식욕도 조금 늦게 따라올 수 있고요.
이런 날에는 평소 먹던 양을 한꺼번에 담기보다 조금 적게 시작해보세요. 밥 양을 줄이고, 아이가 원래 잘 먹던 단백질 하나와 익숙한 반찬 정도만 가볍게 올려주세요. 접시가 가득 차 있으면 먹기도 전에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며칠 정도는 평소 양을 꼭 채우려고 하기보다, 아이가 조금씩 활기를 되찾고 스스로 먹으려는 모습이 생기는지를 봐주시면 됩니다.
2. 감기는 좋아졌지만, 증상이 조금 남은 경우

감기는 거의 다 나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코를 훌쩍이거나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아이들이 있죠. 잔기침이 남아 있거나 목 뒤로 콧물이 넘어가기도 하고요.
약을 더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직은 증상이 남아 있고 이 때문에 아이는 밥 먹는 일이 아직 불편할 수 있습니다. 코가 막힌 채 오래 씹는 것도 답답하고, 목이 불편하면 퍽퍽하거나 질긴 음식은 더 싫을 수 있어요.
이럴 때는 특별한 메뉴를 새로 찾기보다 평소 음식을 조금 먹기 편하게 바꿔주세요. 고기는 부드럽게 잘라주고, 밥은 국이나 촉촉한 반찬과 함께 주고, 코가 많이 막혀 있다면 식사 전에 코부터 편하게 해주는 식으로요. 또 아이가 평소 가장 좋아하는 메뉴를 주면, 좀 불편하더라도 좋아하는 음식이니까 더 열심히 먹을거예요. 최대한 아이 입맛에 맞춰서 준비해주세요!
3. 일시적으로 소화기가 불편한 경우

밥을 보고 그냥 “안 먹어.” 하는 아이와, 몇 숟갈 먹은 뒤 “배불러.” “배 아파.” “토할 것 같아.” 하는 아이는 조금 다릅니다. 감기 동안 먹는 양과 수분 섭취가 줄면서 변을 잘 못 봤거나 배가 더부룩할 수도 있고, 가래나 콧물을 많이 삼켜 메스꺼워하는 아이도 있어요. 혹은 감기 중에 먹은 약의 영향으로 소화기가 일시적으로 약해진 경우도 있고요.
몇 입 먹고 계속 숟가락을 내려놓는다면 한번 물어봐 주세요. 배가 안 고픈지, 먹으면 배가 불편해지는 지를요. 대변 횟수나 양상도 꼭 한 번 챙겨봐주시고요. 말을 잘 못하는 어린아이라면 입맛은 있는 것 같은데, 그래서 뭘 찾기는 하는데 먹으면 많이 못 먹고, 배를 만지고 불편해하는 지도 살펴주세요.
만약 불편감이 있다면 지금은 한 끼 양을 억지로 채우기보단 소화력이 돌아오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보통은 2~3주 내에 돌아올텐데 그 보다 길어지면 다른 치료가 필요한지 체크해보셔야 해요.
4. 아픈 며칠 동안 식사 리듬이 달라진 경우

이런 친구들도 정말 많지요. ㅠㅠ
아이가 열이 나고 축 처져 있는데 밥을 안 먹는다고 정해진 식사시간만 기다릴 수는 없잖아요. 바나나든, 평소 안 주던 요구르트든, 우유든 뭐라도 먹는다고 하면 당연히 주게 됩니다. 아픈 동안에는 어쩌면 당연하기도 합니다. 입원 생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런 경우도 많고요.
그런데 이제 아이는 회복했는데, 그렇게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음식만 (간식만 ㅠㅠ) 먹던 습관이 남아 있을 수 있어요. 아이는 그 때와 지금의 차이를 스스로 인식하기 어려우니까요. 당연히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식사 시간에는 충분히 배고프지 않겠지요.
컨디션이 돌아왔다면 이제는 아프기 전 식사 리듬으로 천천히 돌아가야 해요. 식사와 간식 시간을 다시 나누고, 밥을 적게 먹었다고 바로 우유나 과일로 채우지는 않는 겁니다. 대신 식탁에는 아이가 원래 먹던 익숙한 음식 하나 정도는 같이 올려주세요.
아이에게 왜 지금은 다시 식사 시간과 간식 시간을 잘 지켜야 하는지 찬찬히 설명해주시고 단호하게 행동으로 보여주세요. 본래 식습관이 잘 들었던 아이들은 몇 일 무너져도 다시 금방 돌아올거예요 ^^
감기가 나았는데도 아이가 안 먹으면 자꾸 “뭘 먹여야 하지?” "뭔가 보양식을 해줘야하나?" 부터 생각하게 되는데요. 이번에는 "아직 뭐가 불편한 걸까?"하고 먼저 봐주세요.
원인이 보이면 생각보다 해줄 일은 단순할 수 있습니다. 몸이 덜 돌아왔다면 조금 기다려주고, 먹기가 불편하다면 편하게 해주고, 식사 리듬이 흐트러졌다면 다시 천천히 돌아오면 됩니다. 이렇게 다시 잘 먹고 평소의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것 까지, 여기까지가 감기 회복의 마지막 단계가 될거예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