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화산 학술림에서 나무, 흙, 바람을 느끼며 탄소순환에 대해 생각한 하루

2025년 5월, 환경대학원 교과목 ‘토양환경학’ 수강생들과 생지화학 연구실 구성원 일부가 함께 태화산 학술림으로 실습을 다녀왔어요. 강의실에서 이론으로 배운 토양의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특성과 역할, 산림생태계 탄소순환에 대한 내용을 직접 현장에서 확인하며, 나무, 흙, 물, 대기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가까이 느낀 시간이었어요.

이번 답사의 목적지는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 서울대학교 학술림 태화산이에요. 학술림은 수목생리, 토양, 수문, 산림생태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와 실습이 이뤄지는 중요한 현장이에요. 숲이 울창하게 잘 관리되고 있어서 산림 토양을 직접 관찰하고 토양 특성을 측정하며 배울 수 있는 장소입니다. 이곳에서 저희는 토양의 여러 특성과 생태계 탄소순환을 직접 관찰하고 측정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이번 활동은 현장조사와 토양 채취 과정을 체험하고, ‘토양환경학’ 수업에서 배웠던 내용을 실제로 적용해 보는 기회였습니다.

🔬 생지화학 연구실 & 토양환경학 강의 소개

생지화학 연구실은 인간 활동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특히 탄소의 이동과 저장, 그리고 화학적 변화를 중심으로 연구해요. 탄소동위원소 분석과 같은 첨단 기법을 활용해 탄소가 나무, 흙, 하천, 그리고 대기에서 어떻게 순환하는지 살펴보고 있어요.

토양환경학 강의는 토양이 지닌 물리·화학·생물학적 특성과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배우는 수업이에요. 토양에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량의 약 2~4배에 이르는 유기탄소가 저장되어 있다는 사실, 사람이 매년 화석연료를 태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의 약 10배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토양으로부터 대기로 매년 이동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즉,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토양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과학적으로 잘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관리 방안을 도출해야 합니다. 기후변화 측면 외에도 숲은 깨끗한 물과 공기, 아름다운 생물 등 다양한 혜택을 우리에게 주고 있죠. 토양환경학 수업에서는 흙을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기후와 생태계를 조절하는 핵심 요소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 토양 채취와 현장 실습

답사는 토양 채취 실습으로 시작했어요. 깊이 별로 토양을 채취하고 층위에 따라 달라지는 색, 토성(texture), 구조를 살펴보았어요. 땅을 파본 경험이 없는 친구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깊이에 따른 흙의 차이를 직접 보고 느꼈습니다.

토양 채취 실습이 끝난 뒤에는 토양호흡 측정 장비를 이용해 토양에서 방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측정했어요. 이 과정을 통해 흙(soil)은 나와는 별 상관 없는 더러운 물질(dirt)이 아니라, 살아있는 뿌리와 미생물이 호흡하는 탄소순환의 중요한 한 축이라는 사실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어요.

마지막으로 태화산 잣나무 조림지에 있는 에디 공분산 플럭스 타워(eddy covariance flux tower)에도 올랐습니다. 이 타워는 대기와 산림생태계 사이의 이산화탄소 농도, 온도·습도, 풍속 차이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숲이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지, 또는 방출하는지 계산하는데 활용되는 장비예요. 현장에서 높이 41m의 에디 공분산 플럭스 타워에 올라 태화산 전경을 한눈에 바라보니, 그동안 배운 ‘숲생태계와 대기의 상호작용’이 더 생생하게 다가왔습니다. 만약 대기 중 이산화탄소가 빨간색이라면, 지금 빨간색 기체들이 나무로 들어가고 있는 걸 마음의 눈으로 보세요.☺️

이번 태화산 토양학 실습은 토양 채취, 토양호흡 측정, 플럭스 타워 관측까지 차례로 경험하며 산림생태계 탄소순환을 여러 관점에서 살펴본 시간이었어요. 숲과 토양, 그리고 대기가 서로 연결되어 작동하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니, 책과 논문에서 배웠던 내용이 훨씬 실감났습니다. 앞으로도 이어질 생지화학 연구실의 실습과 연구 소개를 기대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