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DITOR’S LETTER
안녕하세요. 여자들의 극장 허시어터가 뮤지컬과 무용 소식으로 인사드립니다. 이번 호에서는 뮤지컬 네 편, 무용 다섯 편으로 총 아홉 편의 공연을 준비했습니다.
먼저 뮤지컬 무대에서는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오는 극단 걸판의 <앤ANNE>, 넥스트스케치로 제작사가 바뀌어 삼연을 준비하고 있는 <여명의 눈동자>, 7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오는 HJ컬처의 <존 도우>, 역시 바뀐 제작사 쇼노트에서 선보이는 <보니 앤 클라이드>의 삼연 소식까지, 새로운 시즌으로 오랜만에 관객들을 만나는 공연들이 어떻게 새 단장을 했는지 무대에서 확인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연말이 다가오고 있어 무용 무대는 벌써 송년을 알리는 <호두까기인형> 소식으로 가득합니다. 많은 단체들이 투어 공연으로 지역 관객들을 먼저 만나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는 코리아발레스타즈, 김용걸발레단, 그리고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이 차례로 올려집니다.
들뜨기 쉬운 연말이지만 한편 차분하게 우리의 현재와 과거를 돌아보게 만드는 공연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이 1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애조로: 어떤 국민의 길>과 프로젝트 참의 <블랙 다이아몬드>인데요, 두 편의 공연과 함께 안무가의 사유를 나누시면서 뜻 깊은 연말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투어 공연과 현재 상연 중인 공연 소식도 놓치지 마시고, 허시어터는 다음 호에서 리뷰와 뉴스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편집장 윤단우 드림


극단 걸판의 대표 뮤지컬 <앤ANNE>이 여섯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습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1908년 출간한 소설 <그린 게이블즈 앤>은 전 세계 50개국 이상 번역되어 1억 부 넘게 판매된 베스트셀러로, 한국에는 일본에서 번역한 제목인 ‘빨강머리 앤’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요. 몽고메리는 평생에 걸쳐 중년기와 노년기에 이르는 앤의 일대기를 썼는데, 앤 시리즈는 1939년 <잉글사이드의 앤>이 출간되며 8권으로 본편이 마무리되었지만 몽고메리 사후에도 시리즈의 외전이 출간되며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걸판의 <앤ANNE>은 2015년 서울문화재단 공연장상주단체 육성지원사업 선정작으로 첫 선을 보인 뒤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는데요, <그린 게이블즈 앤>을 원작으로 하되, 소설 내용을 그대로 무대에 옮기는 것이 아니라 걸판여고 연극반에서 연극 <빨강머리 앤> 무대를 준비하며 원작의 의미를 되새기는 액자 형식의 공연으로 진행됩니다. 원작 속 앤의 성장에 맞춰 세 명의 배우가 앤을 맡게 되는데, 에이번리와 걸판여고를 오가는 십대 여성들의 성장드라마가 뭉클한 감동을 자아냅니다.
극중에서 앤을 맡은 배우가 세 명이다 보니 캐스트를 앤1, 앤2, 앤3으로 표기하는데요, 이에 따라 모두 열한 명의 배우가 앤을 연기하게 됩니다. 앤1은 송영미, 최태이, 정단비, 김규리 씨가, 앤2는 송나영, 정아인, 박초록 씨가, 앤3은 임찬민, 송영미, 이하린, 정아인 씨가 맡아 다양한 앤의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일시 25.11.15 ~ 26.02.15 | 장소 대학로 자유극장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가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옵니다. 원작은 김성종 작가가 1975년부터 81년까지 일간스포츠에 연재한 동명 소설이나 뮤지컬은 송지나 작가가 각색한 1991년 MBC 창사 30주년 기념특집극으로 방영되었던 동명 드라마의 줄거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윤여옥, 최대치, 장하림의 세 주인공이 일제강점기부터 광복 이후 혼란기, 1947년 제주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4·3 사건, 6·25 전쟁 등 근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전쟁과 이념으로 인해 인연이 엇갈리고 끝내 비극으로 치달아가는 역사 속 파국을 다루고 있습니다.
초연부터 이런저런 우여곡절이 많았던 작품으로, 2019년 초연 당시 제작사인 수키컴퍼니가 투자 사기를 당해 작품의 제작 무산 위기에 처하게 되자 개막을 3주 미루면서 무대장치를 없애고 본 무대에 런웨이 형태의 무대와 객석을 설치하는 등 제작비 절감형 미니멀 콘셉트로 작품을 재정비했고, 이듬해 재연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으로 인해 흥행 면에서 부진을 겪었습니다.
오픈런으로 진행되는 세 번째 시즌은 제작사가 바뀌어 넥스트스케치에서 제작하는데요, 여옥 역에는 정명은 씨, 대치 역에는 김준현 씨, 하림 역에는 최대철, 성태준 씨가 캐스팅되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입니다.
일시 25.11.28 ~ 오픈런 | 장소 Converse Stage Arena 여명

HJ컬처의 <존 도우>가 7년 만에 재연으로 돌아옵니다. 프랭크 카프라 감독의 1941년 영화 <게리 쿠퍼의 재회>가 원작으로, 작품은 1930년대 대공황 시대의 뉴욕을 배경으로 익명의 ‘존 도우’를 통해 사회에 도전장을 던지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대공황이 휩쓸고 있는 뉴욕 어느 신문사, 기자인 앤은 정리해고 대상자가 됩니다. 분노한 앤은 존 도우라는 인물이 사회에 항거하는 의미로 크리스마스에 시청 옥상에 뛰어내릴 예정이라는 가짜 기사를 쓰고, 이 기사는 삽시간에 뉴욕 전역에서 화제가 됩니다. 혼란스러운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뉴욕시장은 존 도우에게 일자리를 주겠다고 발표하고, 이에 전직 야구선수인 떠돌이 백수 윌러비가 존 도우의 대역으로 발탁됩니다. 파트너가 된 앤과 윌러비는 시민들의 영웅 존 도우의 생방송 연설을 준비해야 하는데요, 둘의 연설이 사기극으로 끝날지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될지는 무대에서 직접 확인해볼 일입니다.
창작집단 LAS의 이기쁨 연출이 재연의 연출을 맡았고, 앤 역에는 최수진, 최연우, 정우연 씨가, 윌러비 역에는 정동화, 최호승, 황민수 씨가 캐스팅되었습니다. 윌러비 역으로 함께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던 김준영 씨는 유흥업소 출입 의혹으로 하차했습니다.
일시 25.12.10 ~ 26.03.01 | 장소 NOL 서경스퀘어 스콘 1관

<보니 앤 클라이드>는 세 번째 시즌으로 돌아옵니다. 재연 이후 무려 11년 만인데요, 세 번째 시즌은 쇼노트가 제작을 맡아 새로운 프로덕션을 선보입니다.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기에 불황과 혼란 속에서 차량 절도와 은행 강도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보니와 클라이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파국의 이야기는 범죄를 넘어 치명적인 로맨스로 크게 화제가 되었고, 1967년에는 할리우드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곡을, 제프 캘훈이 연출을 맡은 뮤지컬은 2009년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초연을 올린 뒤 2011년 브로드웨이에 진출했고, 이후 웨스트엔드를 비롯해 호주, 브라질, 덴마크, 핀란드 등 여러 나라에서 공연되고 있습니다.
웨이트리스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지만 영화 같은 삶을 꿈꾸는 보니와 가난을 벗어나 악명 높은 영웅이 되고 싶은 클라이드는 운명처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고급 자동차를 훔쳐 달아난 보니와 클라이드는 작은 상점을 터는 것으로 강도질을 시작하고, 이들의 범죄 행각은 시간이 갈수록 대담해지지만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던 대중은 오히려 그들의 범죄에 환호하며 응원을 하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 심각성을 느낀 텍사스주는 추격대를 결성해 그들을 쫓기 시작하고, 총격전 끝에 클라이드가 경찰을 살해하면서 둘은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닿게 됩니다.
김태형 연출과 김문정 음악감독, 이현정 안무가가 새로운 무대를 위해 의기투합했고, 보니 역은 옥주현, 이봄소리, 홍금비 씨가, 클라이드 역은 조형균, 윤현민, 배나라 씨가 맡아 새로운 무대를 보여줄 예정입니다.
일시 25.12.11 ~ 26.03.02 | 장소 홍익대 대학로아트센터 대극장
- 레드북 유니버설아트센터 ( ~ 12.07)
-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 루미나아트홀 ( ~ 11.30)
- 인사이드 미 JTN아트홀 2관 ( ~ 11.30)
- 에비타 광림아트센터 BBCH홀 ( ~ 26.01.11)
- 홍련 안산문화예술의전당 달맞이극장 (11.21 ~ 11.22)
- 홍련 용인시 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 (11.28 ~ 11.29)
- 사의 찬미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11.28 ~ 11.29)
- 맘마미아! 대구오페라하우스 (11.28 ~ 12.07)
- 맘마미아!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12.12 ~ 12.14)
- 오즈의 의류수거함 인천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12.13)


천샘 안무가가 이끄는 감성스터디살롱 오후의 예술공방(이하 예술공방)이 어느덧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예술공방은 2015년 세월호 1주기 추모 공연 <팽목의 자장가>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움직임 X파일: 폭력소환장>, <아직 가닿지 못한 그곳, 찬란한 벌판>, <오늘의 날씨>, <그 여인은 재미난 게 하고 싶었지> 등 사회적 이슈를 여성의 목소리로 담아내는 공연을 제작하는 한편 문화예술계 미투 운동에 참여하고, 성폭력 피해생존자를 위한 예술회복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상여자의 착지술에 합류하며 활동 범위를 넓혀왔습니다.
천샘 안무가는 ‘예술가 시민’을 정체성으로 삼아 ‘발언으로서의 작품’을 만드는 데 진력해왔는데요, 10주년 기념으로 선보이는 <애조로: 어떤 국민의 길>에서는 우리 사회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어떤 국민’들이 만들어내는 노동에 주목합니다. <장애여성의 길>(공연), <생존자의 길>(공연), <유족의 길>(전시)이라는 각각의 제목이 붙은 세 개의 길로 구성된 공연에서는 이 ‘길’들을 통해 그들의 ‘자리’를 되묻게 됩니다. 사회 전반에서 비가시화된 노동에 대한 질문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공연과 함께 이 질문을 곱씹어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을 듯합니다.
일시 11.21 ~ 11.23 | 장소 댄서스라운지

송년 공연시장이 본격적으로 개장하기 전 발레단들이 서울 관객을 만나기 전에 투어 공연으로 전국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하는 동안 코리아발레스타즈가 서울에서 <호두까기인형>의 스타트를 끊습니다. 황재원 예술감독이 드로셀마이어 역을 맡고 클라라는 염다연, 김은서 씨가, 호두까기왕자는 이은수, 권도현 씨가 맡아 크리스마스이브의 환상적인 여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시 11.22 ~ 11.23 | 장소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

김용걸발레단도 연말 호두 대전에 참전합니다. 지난해 콘서트형 발레 <설탕요정이 읽어주는 호두까기인형>을 올린 김용걸발레단은 올해는 해설을 곁들이는 형식은 유지하되 만듦새를 좀 더 다듬은 발전된 무대를 선보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발레리나 김다운 씨가 드로셀마이어로 무대에 오른다는 것인데요, 2022년 대한민국발레축제 참가작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해석해 선보인 <로렌스>에서 여성 로렌스 신부를 내세웠던 김용걸 안무가는 이번에는 여성 드로셀마이어로 발레 무대에서 흔치 않은 젠더프리 캐스팅을 다시 한번 보여줄 예정입니다. 클라라 역은 최정인, 정혜윤 씨가, 왕자는 전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리앙 시후아이, 이택영 씨가 맡았고, 2막의 그랑파드되를 이끌어가는 설탕요정으로는 김지민, 김은서, 정혜윤, 강서연 씨의 네 무용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시 12.05 ~ 12.13 | 장소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

연말의 떠들썩한 호두 대전 속에서 프로젝트 참을 이끄는 변수민 안무가는 <블랙 다이아몬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시절인 1943년 하시마섬에서 일어난 강제징용 사건을 무용 무대로 옮긴 작품으로, 변 안무가는 지하 1000m 아래, ‘검은 다이아몬드’라 불리던 탄광에서 석탄을 캐기 위해 혹독한 노동에 시달리던 조선인 노동자들의 현실에 주목합니다. 강제징용에 동원된 노동자는 800여 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250여 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영화 <군함도>를 통해 하시마섬의 비극적인 역사가 다시 조명되기도 했는데요, 노동자들은 매질을 피하기 위해 서로의 뭄을 고무줄로 묶은 채 40도가 넘는 지하의 아비규환 속에서 허리조차 펼 수 없는 자세로 일을 해야 했습니다. 움직임으로 서사를 담아내는 무용 무대 위에서 이들의 이야기가 과연 어떻게 펼쳐질지, 그 묵직한 울림을 기다려봐야겠습니다.
일시 12.06 ~ 12.07 | 장소 서강대학교 메리홀 대극장

국립발레단은 투어 공연으로 세종과 부산 관객을 먼저 만난 다음 서울 공연을 올립니다. 볼쇼이발레단의 유리 그리고로비치 버전을 채택하고 있는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주인공의 이름이 클라라가 아니라 마리이고, 마임보다 춤에 집중해 좀 더 기교적인 안무로 구성되어 있으며, 2막 디베르티스망의 각 나라별 춤도 파드되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정기공연 가운데 가장 많은 회차의 공연이 진행되어 다양한 캐스팅을 만날 수 있는 것도 <호두까기인형>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인데요, 올해는 조연재-이재우, 한나래-김기완, 안수연-곽동현, 정은지-양준영, 엄나윤-박종석, 박슬기-허서명, 김별-하지석의 일곱 커플이 관객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시 12.13 ~ 12.25 |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돈키호테 M발레단 |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 (11.22 ~ 11.23)
- 호두까기인형 유니버설발레단 | 익산예술의전당 대공연장 (11.22)
- 호두까기인형 유니버설발레단 | 천안예술의전당 대공연장 (11.28 ~ 11.29)
- 호두까기인형 유니버설발레단 | 이천아트홀 대공연장 (12.05 ~ 12.06)
- 호두까기인형 유니버설발레단 | 인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2.12 ~ 12.13)
- 호두까기인형 국립발레단 | 세종예술의전당 (12.02 ~ 12.03)
- 호두까기인형 국립발레단 | 부산시민회관 대극장 (12.05 ~ 12.06)
- 호두까기인형 와이즈발레단 | 횡성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1.21)
- 호두까기인형 와이즈발레단 | 태백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11.28)
- 호두까기인형 와이즈발레단 | 하남문화예술회관 대극장 (12.05 ~ 12.07)
- 호두까기인형 와이즈발레단 | 공주문예회관 대공연장 (12.12 ~ 12.13)
- 호두까기인형 서울발레시어터 |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 (12.12 ~ 12.13)
- 호두까기인형 부산발레시어터 | 충청남도 문화예술회관 (12.11)
- 호두까기인형 정형일발레크리에이티브 | 금정문화회관 금빛누리홀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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