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만명의 청년은 왜 그냥 쉬고 있는 걸까

🖐️물어볼 게 있어요 

오늘 레터를 시작하기 전에 물어볼 게 있어요! 요즘 한 푼이라도 더 아끼기 위해 집밥 먹는 사미들 많죠? 그런데 막상 마트나 시장에 나가면 식재료값도 만만치 않더라고요. 이렇게 직접 재료를 사서 밥을 해먹는 게 생활비 절약에 도움이 되나 싶을 정도로요. 

그래서 궁금해졌어요. 사미의 장보기 생활은 어떤가요? 마트나 시장에서 상품을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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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족'이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yment or Training의 약자예요. 일하지도, 학교에 다니지도, 직업훈련도 받지 않는다는 거죠. 

얼마 전 통계청에서 나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집에서 쉬는 청년이 44만명을 넘어섰다고 해요. 통계청 조사에서 그냥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이 청년들은 다른 말로 무업(無業)청년 또는 청년 니트족이라고도 불려요. 

🛏️ 3년 이상 아무것도 안하는 청년 8만명 

통계청에 따르면 최종 학교를 졸업(수료·중퇴 포함)했지만 미취업 상태인 15~29세의 청년은 5월 기준 129만명에 달했어요. 이중 미취업 기간이 3년 이상으로 길어진 경우도 23만8000명이나 있었죠. 

특히 3년 이상 장기 미취업 상태임과 동시에 미취업 기간 ‘집 등에서 그냥 시간을 보냈다’고 답한 이들은 8만2000명이에요. 전체 3년 이상 미취업 15~29세 청년 중 34.2%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는 거죠. 

지난 7월 기준으로 15~29세 청년 중 ‘쉬었음’이라고 응답한 이들은 총 44만3000명이에요. 작년과 비교하면 4만2000명이나 늘어난 것인데요.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보다도 많은 수치입니다. 

청년 니트족 문제는 사실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에요. 국제고용기구(IL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청년 중 20.4%가 니트족이었거든요. 

🌫️청년들은 왜 막연한 쉼을 선택했을까 

하지만 이들 모두가 일을 해보지 않고 처음부터 쉼을 선택한 건 아니에요. 

1년 이내에 일을 그만둔 청년은 20만4000명인데요. 이들 중 93.7%(19만1000명)은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어요. 특히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해본 이들이 28.8%를 차지했죠. 

반면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일해본 경험이 있는 쉬었음 청년은 6.3%에 불과했어요. 7월 기준 청년 취업자의 12.2%가 대기업 근로자인 점을 비춰봤을 때 상당히 적은 비중이라고 볼 수 있어요. 

중소기업 일경험이 있는 쉬었음 청년들의 쉬는 이유를 살펴보니 ‘개인·가족 관련’ 사유를 제외하고 ‘시간·보수 등 작업여건 불만족’이 35.8%로 가장 컸어요.  

결국 '일자리의 질'이 문제라는 건데요. 이로 인해 청년 구직 단념자도 증가하는 추세예요. 취업을 희망하고 할 수 있지만 월급 등 조건에 맞는 일자리가 없을 것 같아 취업을 포기하는 이들을 말합니다.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업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그냥 쉬었다’는 응답을 미취업 기간별로 살펴보면, 6개월 미만일 때는 20.5% 수준인 반면 3년 이상일 때 34.2%로 뛰어오르거든요. 

반면 취업을 위해 학원이나 공부를 하고 있다는 응답은 6개월~1년 미만일 때 54.9%에 이르지만, 3년 이상에서는 34.2%로 떨어져요. 

🛋️그냥 좀 쉬는 게 문제야? 

여기까지 읽고 아마 이런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좀 쉬는 게 뭐 그리 문제라는 거야? 

물론 쉰다는 게 나쁜 건 아니에요. 재충전을 위해 잠시 휴식 시간을 갖는 건 오히려 좋은 일이라고 볼 수 있죠. 

다만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취업에 대한 의지가 꺾일 확률이 높고, 양질의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도 점점 낮아지기 때문이죠. 특히 상흔효과(scarring effect)에 대한 우려가 높습니다. 

상흔효과는 특정 시기 사회에 진출하는 초년생들이 경기침체 등의 이유로 구직에 실패하는 기간이 길어지며 생기는 현상을 말해요.

취업을 위해 여러 해를 투자한 기회 비용이 경기가 안 좋아 제대로 쓰이지 못하고, 질 낮은 일자리를 전전하게 되는 것을 말해요. 전 생애에 걸쳐 삶의 질이 기대보다 낮아지는 현상이죠.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취업준비를 하지도, 여가생활을 즐기지도 않고 집에서 쉬는 청년들은 고립·은둔 문제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는 점이에요. 

청년재단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고립 청년 34만명에게 드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7조원에 달해요. 1인당 2100만원이 소요된다는 것인데요.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고립·은둔 청년 추정치는 54만명이었어요. 단순 곱셈해 보면 청년의 고립·은둔으로 인해 소요되는 비용이 11조3400만원에 달한다고 볼 수 있죠. 

더 이상 청년 니트족을 개개인의 문제만으로 생각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취업시장으로 끌어당기는 정부 

정부도 청년 니트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사전에 발굴·관리해 맞춤형 일자리를 지원하겠다는 건데요. 

✔️특화 훈련은 국민취업제도 훈련·취업수당을 기존 320만원에서 480만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으로, 내년 1만30000명에게 228억원이 투입돼요. 

✔️일자리도약장려금은 취업애로청년을 고용한 사업주가 정규직 채용 후 6개월 이상 고용을 유지하면 1년간 720만원(60만원×12개월)을, 청년에게는 근속 인센티브 480만원을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내년 4만5000명을 대상으로 총 551억원을 지원할 예정이에요. 

✔️기술연수는 빈일자리(10개 업종)에서 2년 이상 재직한 청년에게 최대 6개월간 기술연수를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지원 규모는 총 200명으로 72억원이 투입됩니다. 

취업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올해부터 지원사업에 참여한 후 6개월 이내 취업에 성공하고 3개월간 근속을 유지한 참여자들은 5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내년에는 청년도전지원사업 지원 인원을 1만2000명까지 확대할 예정이래요. 

🌍좀 부족한데… 다른 나라는 어때? 

일부에서는 지원 정책에 많아졌다고 해도 니트족을 해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합니다. 정부 정책 대부분은 구직 의사가 있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에요. 

이럴 땐 해외 주요 국가들의 정책을 참고해보면 좋겠죠? 

유럽연합(EU)은 니트족 비율 감소를 위해 2013년부터 ‘청소년 보장’ 정책을 실시했어요. 

15~24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학업중단 혹은 실업 후 4개월 이내에 교육, 훈련 및 고용기회를 제공한 건데요. 그 결과 2013년 13%였던 니트족 비율은 2016년 11.5%로 감소했어요. 

일본은 세 가지 정책을 중점적으로 추진했어요. 

먼저 은둔형 외톨이 지역 지원센터를 설립해 가정방문 및 상담지원을 통해 정보를 제공했고요. 15~39세 니트 청년에게 취업연계 서비스를 하는 지역 청년 서포트 스테이션 정책도 실시됐죠. 이를 통해 2015년 기준 전국에 150여개의 기관이 설치됐습니다. 

공공 직업 안정소인 헬로워크와 청년을 위한 원스톱 취업지원 서비스센터인 잡 카페를 운영해 취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기도 했어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일본의 청년 니트족은 2012년부터 15~29세 청년 니트족이 줄어드는 추세예요. 

미국은 단절청년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어요. 

단절청년은 16~24세 청년 중 1년 이상 교육 또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를 말해요. 미국은 ‘단절청년을 위한 성과동반시범사업’을 마련, 이들이 다시 교육을 통해 노동시장에 복귀하는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어요. 

💼 세상 밖으로 나갈 준비 

앞서 언급한 것처럼 쉬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와 단절된 시간이 늘어날수록 구직 의욕은 꺾이기 쉬운데요. 특히 생계에 부담이 더욱 큰 1인가구의 경우 무업 기간이 길어지는 것은 생존 문제로 이어집니다. 

청년 니트족, 고립·은둔 청년의 재활을 돕고 사회로의 복귀를 지원하는 민간단체들도 있는데요. 그 중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 니트컴퍼니 

니트컴퍼니는 무업 청년들을 연결해 소속감을 부여하고 삶의 활력 회복과 일상 전환을 돕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일종의 ‘회사놀이’를 통해 무업기간을 전환의 기간으로 보내도록 서로를 응원하죠. 

니트컴퍼니 사원들은 온라인으로 출퇴근을 하며 스스로 정한 업무를 수행하고 이를 인증해야 해요. 업무에 몰두하는 사원들을 위해 사내 복지 프로그램과 클럽 활동, 프로젝트 지원도 이뤄집니다. 시즌별로 종무식을 가지고 그간 수행해온 업무를 소개할 기회도 가져요. 

관심 있는 분들은 니트컴퍼니를 운영하는 니트생활자 홈페이지 또는 닛커넥트에서 모집 공고를 확인할 수 있어요. 

✅ 두더지땅굴·두더집

사단법인 씨즈는 고립·은둔 청년들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두더지땅굴을 운영 중이에요. 또 두더집이라는 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해 같이 음식을 조리해 먹기도 하고 상담을 진행하기도 하는 등 이들의 재활에 도움을 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죠. 

두더집은 서울과 제주에 각각 뿌리를 두고 있는데요. 각 지역 사회에서 은둔형 외톨이 문제 해결에도 나서고 있어요. 

✅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

푸른고래 리커버리센터는 자립준비청년과 은둔형 외톨이 청년의 회복을 돕는 ‘회복 공동체’예요. 

요리나 미술치료, 야구 등 여러 활동을 통해 고립·은둔 청년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 안 무서운 회사

이곳은 은둔형 외톨이를 위한 회사예요. 국내 최초의 은둔형 외톨이 지원기관이었던 K2인터내셔널코리아 폐업 이후 그 노하우를 이어받은 단체인데요. 

안 무서운 쉐어하우스는 청년들이 가족으로부터 독립해 삶을 꾸려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공간이고요. 은둔고수 프로그램은 ‘은둔도 스펙’이 될 수 있도록 은둔 경험이 있는 청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현재 다른 은둔청년들에게 전함으로써 희망을 주는 프로그램이에요. 

이외에도 고립·은둔청년 및 그들의 부모를 지원하는 사단법인 파이나다운청년들, 은둔·고립 청년들이 스스로 잘하는 것을 찾아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을 세우는 사람들 더 유스,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전담 상담사를 배정해 자립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일하는 학교 등이 고립 위기에 처한 청년들을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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