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심]
귀멸의 칼날에서 가장 감동이었던 순간은 렌고쿠가 탄지로에게 하는 말이다. 많은 대사들이 스쳐 지나가지만 ‘후배의 방패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는 것’, ‘젊은 싹을 짓밟게 두진 않는다는 것.’ 이 2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렇게 살아가고 싶다.
내 삶을 되돌아보면 힘들었던 순간, 방황했던 순간 누군가 손을 내밀어주거나 도움을 주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 순간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 크게 와닿지는 않았으나 지나고 나서야 그 손길이 얼마나 나에게 큰 도움이 되었는지 새삼 깨닫는 순간들이 있었다. 지나고 나야 진가를 제대로 알아 볼 수 있다는 점이 야속하기만 하면서도 이제는 누군가 손길을 내밀어주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지금은 그때 나를 도와주었던 사람들과 연락을 하지 않기도 하지만 명확하게 기억하고 있고 항상 감사한 마음을 마음에 품고 있다.
항상 도움을 받기만 하는 입장이었고 모르는 것 투성이었고 도움을 요청하기만 하는 입장이었는데 어느 순간 내가 아주 조금은 알게 된 경험들을 바탕으로 누군가에게 시행착오를 덜 겪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때가 있다. 그런 순간들이 나에게 소중하지만 동시에 책임감도 막중하다. 행여나 내가 말하는 방식이, 도움을 주는 방식이 싹을 짓밟는 방식은 아닐까 하고 계속 되돌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나도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고 배울 것은 많고 증명해야 할 것은 많은데 말이다. 그럼에도 함께 일하는 사람들, 함께 무언가를 같이 하는 사람들, 나에게 무언가 물어보는 사람들, 내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과 환경이 있다면 시행착오를 덜 겪었으면 하는 마음, 정말 진심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생각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방패가 되고 싶기도 하고. (물론 잘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정말 마음은 진심이다.)
이타심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싶다. 나만 생각하면, 이기적이면, 세상이 부정적으로 보인다. 나에게 방해되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설령 나 혼자 독차지를 해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는 듯 하다. 그건 싫다. 존재의 이유가 이기심이라면 이기심을 채우면 채울수록 외로울 것 같다. 그러다 지치겠지. 이기심이 아닌 이타심이라면 삶이 충만하지 않을까? 나의 존재의 이유가 오로지 내 자신이 아니라 나로 인해 영향 받는 다른 사람들, 내가 지킬 수 있는 사람들, 나와 함께 하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나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를 위해 살아간다는 것이라면 또 하나의 용기와 열정을 가지게 만들어 준다. 요즘 나의 열정은 이타심이라는 불씨에서 조금씩 퍼져나가는 것 같기도 하다.
멘토님이 그랬다.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이타심도 좋지만 이타심을 온전하게 상대방이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그만한 실력을 갖춰야 한다. 실력. 그리고 증명해낼 수 있는 성과. 조급할 필요는 없다. 다만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 열정적으로 노력하는 것과 성과를 내기 위해서, 이기기 위해서 싸우는 것. 이러한 자세와 태도는 계속,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다. 그러면 적어도 내가 나중에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이 지금보다 훨씬 더 많아지지 않을까? 그러면 삶이 더 충만해지지 않을까?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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