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담이 통신]♥♧♣♡손해없는 보험 다이렉트로 가입 하세용♥♧♣♡

순리의 완성과 모순과 합리

2025.09.05 | 조회 9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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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담이 통신

목수의 아무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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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은 밤, 귀가하니 어머니는 거실 티비를 틀어놓은 채 잠드셨더라고요. 안경까지 쓴 채로요. 깨금발로 다가가 안경을 잡아당겼지만, 역시나 감쪽같이 빼내는 일에는 실패했습니다. 반틈 정도 눈을 뜨시더니 이내 깊은 잠에 취한 어머니. 틀어놓은 티비에서는 홈쇼핑 같은 구성의 보험 광고가 한창이었습니다. 이걸 보고 계시지는 않았을 거예요. 보시던 드라마나 트롯 경연 프로그램이 끝난 뒤였겠지요.

그래요. 보험 참 중요합니다. 우리 삶은 변수로 이루어진 것 아니겠어요? 이동진 영화평론가의 인생관이 그렇대요. '하루하루는 성실히,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 계획을 세워봤자 결국 뒤섞이고 마는 것이 삶이잖아요. 이쯤 되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순리 아닐까요? 순리는 결국 순리가 아닌 것으로 완성되고야 맙니다. 그렇다면 모순은 곧 합리인가 싶어요. 이토록 삶은 고됩니다. 쓰는 저도 무슨 말인지 모를 만큼 요지경이니까요.

저는 실비를 포함한 종합보험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호작담은 목공방인 만큼 화재 보험에 가입되어 있고요. 대체로 보험은 상해나 질병 등 외부 요인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것 외에도 제게는 보험이 한 가지 더 있는데요. 그건 바로 책입니다. 보험 상품 권유하듯 책 팔러 온 사람이 된 것 같네요. 호호. 무수한 낱말과 문장은 할퀴어진 제 마음을 뭉근하게 어루만져 줍니다. 그들은 자신의 의도를 명쾌하게 드러내기보다는 은근하고 내밀하게 다가옵니다. 그러니까 문장은 내면의 보험인 것이지요. 책 읽으며 밑줄을 쳐두면 마음이 어려울 때 그 부분만 펼쳐 읽습니다. 무너지지 말라는 스스로에게 건네는 메시지인 것이지요. 혹시 저 사람은 참 여리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계시나요? 틀린 말은 아니지만요. 그로 인해 저는 더 강해질 수도 있을 거라 믿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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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을 훌쩍 넘고 나니 나를 지키는 건 온전히 내 몫이더라는 거예요. 영원히 나를 지켜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부모님은 전자기기 사용법을 거듭 물어보세요. 아이였던 저에게 부모님은 세상 모든 것의 사용법을 단 한 번도 화내지 않고 알려주셨죠. 이제 제 차례가 된 거예요. 아이가 되어가는 부모님께 티비로 넷플릭스 보는 법 알려드리는 게 뭐 대순 가요. 지난주에 알려드린 내용을 똑같이 알려드리곤 방으로 들어와 낮은 조도 아래에 엎드려 누워 책을 펼칩니다.

책이 아니어도 좋아요. 여러분도 자신만의 보험을 꼭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영화, 음악, 친구, 가족... 바다, 들판, 강아지와 고양이... 스마트폰 속 사진첩도 좋으니까요. 순리와 합리와 모순이 온통 뒤섞인 현실에서 혼자 서서 버티는 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무엇이든 기대어 보자고요.

저는 요즘 박연준 작가의 <소란>이라는 에세이를 자주 펼칩니다. 이전 작담이 통신 통해 전해드린 적 있는 '하필이라는 말' 단락을 반복해서 읽습니다. 모두 옮겨 적자니 너무 길어서요. 그렇지만 또 옮기는 게 좋겠어요. 그래야 저도 또 읽으니까. 아침 밤으로는 꽤 선선해서 잠드는 순간과 깨는 순간이 나쁘지 않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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