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작담이 통신]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관심 같은 시선은 사실 참견일 때가 많아요

예, 여적 그러고 있어요

2025.08.29 | 조회 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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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권 예매 소식 전하니 내 해외 여행은 참 생경한 일이라고. 여행을 즐기지 않냐는 물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잠시 생각을 했어요. '즐긴다와 즐기지 않는다 사이에 내가 있었던가?' 하고요. 낯선 풍경, 공기,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는 건 몹시도 기분이 좋습니다. 거기에 은은한 볕과 말간 시야가 확보된다면 더할나위 없고요. 여행의 빈도로 보면 저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지만, 막상 여행지에 있으면 여행을 즐기는 사람인 거예요. 집요하게 '그래서 즐긴다는 거야, 아니라는 거야?' 물으면, 그저 아무 생각 없는 사람이예요. 어딜 가겠다는 생각이 머릿속 자리를 배정받지 못한 것에 가깝습니다. 요즘 젊은이들 많이 쓰는 말 'HMH' 아시나요? 무슨 말이냐면, '하면 해' 여행에 있어서 저는 GMG인 것입니다. 가면 가.

이십대 중반쯤. 알고지내던 어떤 이는 해외 여행 다녀와서 한다는 말이 세상은 넓고, 견문이 어쩌구, 우물안 저쩌구... 세상에서 가장 좁은 견문으로 살고 있는 사람이 분명해! 얼마전 유튜브 스크롤 내리다가 '여행은 경험일까, 낭비일까?'라는 썸네일을 봤습니다. 영상을 보지는 않았어요. 뭐, 어떻게 보고 느끼는지에 따라 어떤 여행은 경험이 되고 어떤 여행은 낭비가 된다... 는 내용 아닐까요? 같은 텍스트를 활용해도 누구는 사람을 살리고 누구는 사람을 죽이는 것과 같은 이치인듯 합니다.

 


 

결별 후에 받는 질문 열에 아홉은 "왜 헤어졌어?" 더라고요. 헤어진 이유가 왜 궁금할까요? 그걸 앎으로 보다 농도 짙은 위로를 건넬 수 있는 것도 아닌데요. 늘 궁금했어요. 9년 전, <아빠와 나>라는 독립출판물을 만들었습니다. 중학 시절에 작고하신 아버지와 저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아빠는 마흔 일곱에 세상을 떠나 더이상 나이를 먹지 않지만, 열네살이었던 저는 차츰 아빠의 나이에 가까워지며 느끼는 것을 가감없이 늘어놓았는데요.가끔 이런 질문을 받기도 했습니다. 너무나 사적인 이야기를 쓰는 것이 어렵지 않냐고요. 속마음을 스스로 들켜버리는 일이 괜찮은 거냐고요. 저는 아무 상관없다고 말해요. 정말 그래요. 사람들은 타인에게 관심이 없고, 관심 같은 시선은 사실 참견일 때가 많아요. 길을 걷다가 누가 싸운다고하면 슬쩍 들여다보잖아요. 잠깐 보다가 제 갈길 가면 그만이에요. 시간이 지나서 '낮에 싸우던 사람들 화해 했으려나. 경찰 출동했으려나. 휘두르는 주먹에 맞아 뼈 상하진 않았겠지?' 이런 생각 안 하잖아요. 물론, 정말 관심인 경우도 있습니다. 열에 하나 둘 정도. 그건 삶의 경험으로 알아차려야 하는 것이겠지요.

 


 

구독자 분들 중에는 직장인이 많으시려나요? 그러지 않을까해서 작담이 통신도 따분한 출근길에 보시라고 오전 6시 30분에 발송하고 있습니다. 직장인이나 학생은 대체로 하루의 경계가 명확하지요. 예리한 선이 그어져 있어서 이 시점에 내가 무얼 해야하나 망설임이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직장 다니던 시절을 떠올려보면 그렇습니다. 저는 요즘 하루의 경계가 꽤나 희미합니다. 그럼에도 정리가 잘 안되는데, 도대체 이 생활을 얼마나 하면 슉슉 깔끔해질까요?

 


 

요즘은 바빠 읽던 소설에 시간을 쏟기가 어렵습니다. 대신 짧게 읽을 수 있는 시집을 집어듭니다. 오늘도 한 편 놓아두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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