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글로벌 앱을 운영하고, 수백만 다운로드를 만든 한국 개발자가 있어요. 현재 약 6년 가까이 앱 개발을 하면서, 하루 40만원을 넘게 버는 개발자 김윤후님을 만났습니다.
직접 만난 윤후님은 '정석에 가깝게' 앱 개발을 하고 계셨어요. 무엇보다 사용자 경험, ASO(앱스토어 최적화)에 진심인 분이셨죠. 어떻게 수백만 다운로드 앱을 만들었는지, 디테일하게 이야기 나누어봤어요.
Q.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1인으로 앱 개발하고 있는 김윤후입니다. 스토어에 출시한 앱은 총 16개 정도 되고요. 집중하고 있는 앱은 4개입니다. 간헐적 단식 관리하는 '간단', 운동 기록하는 '오늘의 운동', 약 알림 앱 '테이크', 그리고 '인물 퀴즈'에요. 나머지 앱들은 OS 업데이트로 사용 못하는 경우만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Q. 어떻게 1인 앱 개발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대학 다니면서 스타트업에 들어갔어요. 2016년, 17년에 개발을 시작했죠. 작은 스타트업에서 백엔드 주니어 개발자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스타트업 특성상 자금이나 인원이 부족하잖아요. 2018년도에 스타트업이 망했습니다.
졸업하고 나서 실업자가 됐어요. 장지 쿠팡센터에서 저녁 알바를 했습니다. 당장 돈이 없어서 하루 바로 돈이 나오는 일을 했는데, 일주일 하다가 실직자가 되면서 내가 망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코드 기술도 있는데 그 시기에 실의에 빠졌죠.
Q. 힘든 시기를 거치셨네요. 그러다 첫 앱은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유튜브랑 온라인 블로그 보면서 앱 개발을 하게 됐어요. 첫 번째 앱을 만들고 나서 신서유기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인물 퀴즈가 나왔어요. 거기서 출연자들이 당신들도 집에서 해보라는 식의 말을 하더라고요.
크롤링으로 유명 연예인 100명 프로필 사진을 긁어와서 인물 퀴즈로 만들어볼까 생각했어요. 포부가 있어서 시작한 건 아니었습니다. 취업 준비 겸 공부 스터디 개념으로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죠. 처음에 안드로이드 앱으로 출시했어요.
내가 만들었지만 사람들이 정말 못 맞히는 걸 보니 재밌었고, 출시를 했습니다. 처음엔 다운을 아무도 안 받더라고요. 지인만 다운받았는데, 왜 안 다운받지 싶었어요. 거기에 올라간다고 해서 누군가가 들어와서 인물 퀴즈라는 것을 검색할 것도 아니니까요. 개발만 알았지, 전혀 사람들이 안 받았습니다.
Q. 앱만 출시해서는 아무도 모르는 경우가 많죠. 윤후님은 어떻게 하셨나요?
신서유기 게시판에 내가 이런 걸 만들었다고 올렸어요. 그게 바이럴이 시작이 된 거죠. 바이럴이 되면서 처음으로 애드몹 수익에 1.04달러가 찍혔습니다.
그때 당시 저에게는 세상을 다 얻은 느낌이었어요. 어플이 돈이 되네? 라고 생각했죠. 내가 하루에 천 원을 벌었다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때 당시 처음으로 마케팅 시도도 하고, 커뮤니티나 플랫폼 등을 시도했어요.
돈 안 들이는 마케팅부터 시작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아무것도 몰랐고, 투자는 불가능했죠. 한 달 30달러, 5만 원이면 10개만 만들면 월세 걱정은 없겠구나, 단순한 목적으로 앱 개발을 시작했어요.
Q. 300만 다운로드 '간단'이라는 앱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19년도에 여러 개의 앱을 다작했는데요. '간헐적 단식'을 도와주는 간단 앱에 유입이 남다르다는 것을 알았어요. 첫 기능은 '간헐적 단식 유지 시간 타이머 + 기록'으로 '1 페이지 앱'으로 시작했어요. 사용자가 처음부터 나쁘지 않게 들어왔어요. VOC도 많이 들어왔고요.
앱을 다작해서 VOC를 더 키우기보다, VOC를 좀 더 신경써서 앱을 개선해보자 하다보니 계속 앱이 발전되어감을 느꼈어요. 특히 VOC를 단순히 듣고 답변만 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유저가 불만을 가졌던 부분을 '해결했다'고 답글을 달아줬어요. 개발을 다 했고, 고쳤다고 알려드렸죠.
그러더니 유저분들이 진심으로 고마워하시고 이 앱을 주변에 알리시더라고요. 유저를 신경쓰는 제 성향이 오히려 강점이 되었던 순간 같았어요. 그게 간단 앱의 시작이었고, 지금도 지키고 있는 제 원칙이에요.
Q. VOC에 상당히 신경을 쓰셔서 지금이 되었군요. 그 VOC가 직접 매출로 이어진 계기가 있나요?
좋은 예시가 있는데요. 몸무게 기록을 하게 해달라는 고객이 있었어요. 그걸 유저 VOC를 인앱결제와 연동해서 수익화를 했더니, 하루에 수익이 5배를 한번에 넘어버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프리미엄 기능이 광고제거만 있었거든요. VOC에 기반한 기능을 적용하고 매출이 뛰니까, 이걸 집중하는 게 맞을 수 있겠다 싶었죠.
여성들의 평균 몸무게 기능을 노출 = 매출 3배 상승의 경험
파이어베이스 통계를 보니까 여성이 80% 이상 사용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여성분들에게 중요한 내용을 보여줘야겠다 싶었죠. 평균 여성 몸무게를 한번 그래프로 배치해봤어요. 직접 몸무게를 기록해보고, 이 앱으로 꾸준히 관리해보라고 설득해본거죠. 단. 앱의 프리미엄 유저로 등록한 경우에만 쓸 수 있다고 했어요.
재밌는 건, CS가 '지금 앱에 제 몸무게가 제 거랑 다르게 나와요'라고 오는 거에요. 사실 제가 화면에 배치한 건 여성의 평균 몸무게인데, 자신의 몸무게인 줄 알고 착각한거죠.
유저가 실제로 몸무게를 기록한 적도 없는데, 어디선가 데이터를 가져왔구나 인식한거에요. '이 앱이 내 몸무게를 알아주겠구나'하는 것을 사용자들이 인식한 것 같았습니다. 이러한 '사소한 변화' 덕분에 매출이 3배 이상 뛰는 경험을 이 때 했습니다.
Q. 제품 경험이 달라져 매출이 늘어난 사례군요. 현재 앱의 매출 구조는 어떻게 되나요?
하루 평균 매출은 20-40만원입니다. 백엔드 대시보드도 만들었어요. 처음엔 1,000원으로 시작했던 수익을 크게 많은 시도를 한 테스트베드가 있었던 거죠.
제 포트폴리오에서 간단 앱이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운동, 테이크 등 나머지가 20%이고요.
간단 앱의 경우, 실제 가입자 중에서 10-20%가 프리미엄 유저입니다. 생각보다 높은 수치죠. 연단위 구독을 보통 유도해요. 월 비용은 2,500원, 연을 7,500원으로 제시합니다.
Q. 다른 수익화 시도도 있었나요?
인앱결제에 집중하다보니까 많은 노출이 되면서 여러 매체나 다른 회사에서 제안이 오기도 해요. 올리브영에서 프로틴 음료 광고, 단백질 초코볼 광고가 왔었어요. 띠배너 상품형태로 팝업 배너 형태로 구현을 해서 일반 유저에게 노출하는 형태도 했었습니다.
또 앱에 내 위탁 판매 시스템을 구현하기도 했어요. 쿠팡파트너스도 하고요. 아마존, 11번가 제휴마케팅 상품으로 쿠팡으로 유입시키는 형태로도 벌 수 있습니다. 포트원 결제 모듈 붙여서 같이 구현해놨죠. 요즘 이걸 추천해드리지는 않습니다. 상품 판매는 광고비를 엄청 태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였어요.
Q. 확실히 '잘되는 앱'에 더 집중하셨군요. 간단 앱은 초기에 어떤 마케팅을 진행했고, 그로스를 한 건가요?
초기엔 제가 직접 바이럴 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많이 만들었어요. 저도 단식 매니아인데, 직접 커뮤니티에 단식 너무 힘들다, 하지만 성공하고 있다는 식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배포했죠.
그러다가, 점점 고객이 스스로 공유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었어요. 처음 MVP에서는 띠도 없었는데, 띠도 추가하고, 초단위로 움직이는 기능이었고, 초단위랑 기록. 처음 단식을 성공하면 성공 안내를 보여줬어요. 콘텐츠 바이럴이 될 수 있는 기능에 집중했습니다. 자랑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거죠. 제품이 마케팅 되게끔 하는,Product-led Growth 기반의 장치입니다.
이전에 이영지님께서 간단앱을 올려주셔서 바이럴이 크게 난 적도 있습니다. 단식 시간을 지키고 있다는 식의 내용을 사용자들이 공유하고 싶어하신다는 것을 이 때 잘 알았죠.
Q. 여성분들이 단식 시간을 공유하고 싶어하는 심리가 있군요.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장치들을 만드셨나요?
가뿐했던 16시간 단식, 첫 단식을 했다. 연속으로 5-6일을 단식하셨네요! 등의 멘트도 고민을 했어요. 누적 시간이나 레벨 등도 만들어서, 누적시간이 차면 찰수록 더 많이 바이럴을 시킬 수 있었습니다.
단식을 하게 되면 시간별로 몸의 변화가 간다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자가포식-오토파지 활성화 상태입니다 라는 형태의 것을 보여줬죠. 내가 단식하고 있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노출할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이 노하우를 다른 제 앱에도 적용을 했어요. 누적 1톤을 들었다, 내가 많이 들었다는 것을 공유하도록 했어요. 20키로를 1000키로 정도 다 들었었다는 느낌으로 중요한 수치는 아니지만 사소한 자랑거리를 잘 보여줍니다.
400번 업데이트를 했는데, 매번 단순히 누적시간 보여주는 업데이트, 퍼센테이지 업데이트, 혈당수치 감소중이라는 사소한 텍스트 등으로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이러한 사소한 커밋과 시도가 앱의 순위를 계속 올려준 것이죠. 바이럴에 더해, 저는 ASO를 사실 가장 많이 신경써요. 스스로 바이럴이 되었는지, 순위가 좋은지를 측정하는게 중요하니까요.
Q. ASO(앱 스토어 최적화)가 그렇게 중요한가요? 어떻게 순위를 높이셨나요?
ASO는 앱 내 리뷰가 좋아야 올라가요. 리뷰가 많이, 그리고 긍정적으로 쌓여야 순위가 올라가죠. 순위가 높은 앱은 그대로 다운로드가 더욱 더 올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종의 승자 독식인거죠.
'리뷰 요청 타이밍'이 진짜 중요해요. 앱 리뷰는 절대 앱을 설치하자마자, 그 때 요청하지 않습니다. 만일 단식을 다음날에 성공을 했거나, 기분 좋은 경험이 있을 때 고생하셨어요!라면서 간단 스토어에 리뷰를 남기도록 유도하는 게 가장 리뷰 달성률이 좋았어요.
단순히 단식 끝나고 스토어 리뷰 달라고만 했는데도 정말 많이 늘었어요. iOS/Android 합산 2.6만개입니다. 많은 앱들이 앱 리뷰에 'CS'를 하도록 두는게, 그렇게 해서는 안돼요.
애초에 다른 CS 채널을 두고, 리뷰는 '좋은 리뷰'가 가장 많이 달리게 하는게 정말 중요합니다. 제 경우 그래서 CS 채널을 앱 내에 따로 두었어요.
Q. 앱 내에 CS 채널을 따로 두는거군요. 많은 CS를 어떻게 감당하나요?
카카오톡 채널의 챗봇 기능, FAQ를 활용합니다. 그걸 다 메뉴얼화하다보니 지금은 하루에 1,2개만 와요. 관리가 가능합니다. 채팅방 열린 숫자는 많은데, 직접 문의는 적어요. 대부분 CS관리할 수 있도록 해왔습니다.
처음에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했을 때는 모든 답변을 다 드렸는데 점점 쌓여가면 데이터가 정해지죠. 문의하는 거 환불 아니면 단식 언제 어떻게 종료하나 이런 것들이 정해지거든요.
Q. 광고는 어떻게 하시나요?
한달에 쓰는 마케팅 비용은 50만원 이상 쓰지 않아요. 다 ASO 순위를 올리기 위한 작업으로 사용을 합니다. 인스타그램으로 광고를 해요. 1위에만 올려놓으면, 그 키워드를 선점하여 효과가 엄청납니다. '간헐적 단식'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제 앱은 안드로이드 2위, 아이폰은 1위예요.
ROAS 300%라고 해서 그걸 1억으로 3억으로 늘려서 더 큰 돈을 벌자, 이런 식의 보통 스타트업들이 하는 마케팅 방식인데, 1인 앱 개발은 오가닉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광고로 쏟은 앱은 리텐션이 유지가 안되고, 유저는 나가기 마련이거든요.
Q. 마케팅과 개발의 균형은 어떻게 맞춰야 하나요?
시간 분배의 효율성은 안찾으면 좋겠어요. 내가 퇴근해서 잠들기전까지 개발해야 합니다.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 이긴다고 생각해요.
건강한 마케팅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프로덕트에 집중하는 시간이 가장 많아야 한다고 봅니다. 본인들 어플 내에서 어떤게 사람들에게 흥미가 있고, 어떤게 바이럴을 했을 때 앱 이름을 어떻게 사람들이 물어볼까? 이것이 중요합니다.
타이머를 올렸는데, 타이머 열심히 하셨네요!로 끝나면 안된다고 봐요. 그 화면 만으로 바이럴이 나야 합니다. 이게 무슨 앱이에요? 라고 물어보는 체크를 많이 해요. 물어보지 않으면 그게 매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Q. 처음 앱을 만드는 분들에게 조언한다면?
본인이 사용하고 싶은 앱을 만들라고 하고 싶어요. 단순 카피앱은 카피로 끝날 수 밖에 없지만, 내가 쓸 수 있고, 내가 쓰고 싶은 앱을 만든다면 단순 유저 피드백에도 더 깊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앱 운영은 긴 싸움입니다. 출시가 시작이고 그 이후로는 운영을 잘 할 수 있는 앱을 만드는게 정말 중요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흥미를 느끼는 앱을 개발하는게 전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앱 그로스 전략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앞으로 어떻게 앱을 운영하며, 키울 예정이실까요?
간단 앱 내에 식단관리 AI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입니다. 그거와 더불어서, 지금 간단 외국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할 거예요. 한국 매출이 50% 언더로 떨어지고, 해외 매출이 더 나게끔 집중할 생각입니다.
지금 매출은 10%가 외국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 앱스토어의 간단도 오르고는 있어요. 중국에서도 더 키울 생각이에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간단 앱, 잘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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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팅스팸
저는 남자고, 간단 앱은 예전에 한창 유행했을 때 다큐멘터리를 보고 다운받은 적이 있습니다. 아쉽게도 내가 실제로 단식을 하고있는지 아닌지를 직접적으로 체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그것 때문에 더 이용은 하지 않았어요. (앱에서 입력을 할 수 있겠지만, 맨날 하면 매일 입력해야 되니까 너무 귀찮습니다.) 그럼에도 알고는 있었습니다. 꽤 앱이 잘만들어져있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개인앱 치고는 캘린더나 기록, UI도 깔끔했고 데이터 백업, 애플워치 동기화, 여러 종류의 위젯, 잠금화면 위젯까지 지원을 하고 있더군요. 인상적이었습니다. 또, 개인앱 개발자가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되면 사실 유사한 클론앱이 많이 만들어질까봐 공개안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 부분에서도 꽤 멋진 용기라고 생각됩니다. 작가님의 인터뷰 소재도 참신했습니다.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조쉬의 뉴스레터
좋은 답글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프로덕트에 진심인 분이셨어요. 저도 그래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더 참신한 소재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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