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음악파는 김루씨의 소담골입니다. 날씨가 급격히 추워져 집에만 있고 싶은 날이네요.
좋은 플레이리스트를 구성하는 요소란 무엇일까요? 높은 퀄리티의 선곡은 물론, 유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간결하지만 흡입력 있는 카피, 플레이리스트의 무드를 시각화한 이미지도 빼놓을 수 없죠. 빼어난 선곡의 플레이리스트들이 점차 늘어나면서 유저의 시선을 잡아 끌 수 있는 역량이 날로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가령 요즘 대세 플레이리스트 채널인 '에센셜'은 선곡과 함께 홈 인테리어의 한 부분으로 활용될 정도의 고퀄 이미지로 널리 알려져 있죠. 이 '에센셜'이 음악 앱 벅스의 플레이리스트 큐레이션 콘텐츠라는 걸 알고 계셨던 분은 얼마나 될까요?
큐레이터의 삶, 그 세 번째 이야기는 오늘도 벅스의 다양한 음악 콘텐츠와 플레이리스트의 기획/제작에 열중하고 계신 김이슬 님과 함께 합니다.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NHN벅스(이하 '벅스') 콘텐츠제작팀에서 음악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하는 에디터 김이슬입니다. 주로 웹 매거진을 담당하고 있고 그 외에 플레이리스트 제작과 라디오 큐레이션, 외부 협업이 필요한 콘텐츠 제작/기획도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음악 에디터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평소에도 큐레이션에 취미가 있었는지?
초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곁에 두고 지냈던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음악을 디깅하게 된 건 중학교 때부터 이고, 그 이후로 계속 관심을 두다가 음악과 관련된 학과로 대학을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실용음악을 전공으로 하다가 뮤직비즈니스에도 관심이 생겨 뮤직비즈니스 전공으로 졸업하고 이후, 기획사에서 A&R 업무도 조금 해봤지만 아무래도 콘텐츠 기획이나 제작 등, 큐레이션 성격이 짙은 에디터가 좀 더 끌려, 좋은 기회에 벅스에 지원하여 지금까지 일하고 있습니다.
벅스에 입사하기 전까지는 다른 사람들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주변인들에게 추천하고 뿌듯해하며 일종의 지인 한정 큐레이션을 평소에도 즐기곤 했습니다.
벅스의 음악 에디터로 알려져 있어요. 에디터로서의 하루 일과를 소개해 주신다면?
길게는 한 달, 짧게는 1주 단위로 스케줄링을 해서 콘텐츠를 기획/제작하고 있어요. 그때그때 다르긴 하지만 맨 처음 하는 일은 날씨, 계절 등을 체크하고 음악계 이슈가 있었는지 체크합니다. 시의성 있는 콘텐츠는 소비 기간이 짧고, 바로 제작해서 알려야 그 가치가 어느 정도 살아남기 때문에 거의 매일 음악 관련 이슈를 체크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는 미리 계획한 콘텐츠를 발전 시켜 가공하고 제작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플레이리스트를 위한 선곡 과정이 궁금해요.
저 같은 경우는 일단 무드와 분위기가 조합된 주제를 미리 정하고 그 분위기에 맞춰 선곡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분위기 있는 베드룸 알앤비’라고 하면 머릿속으로 딱 떠오르는 곡을 시작으로 비슷한 분위기와 무드를 가진 곡들을 기억해내거나 찾아내서 선곡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평소에 랜덤으로 음악을 듣다가 ‘좋아요’를 눌러놓고 어울리는 주제가 나타났을 때 그 곡을 다시 꺼내서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제작한 플레이리스트 중 특히 힘들었던 플레이리스트가 있나요? 있다면 어떤 점이 힘이 들었나요?
벅스에서 아카이브 및 이벤트성으로 100곡, 200곡 관련 플레이리스트를 제작할 때가 있는데요, 연도별, 장르별로 100곡씩 여러 장르의 곡들을 수집해야 할 때 조금 힘든 점이 있었습니다. 곡이 없어서가 아니라, 플레이리스트에 꼭 넣어야 할 곡이 많을 땐 어떤 곡을 빼야 할지 고민되는 부분이 생기더라고요. 그럴 땐 팀원들에게 투표를 받거나 어쩔 수 없이 대중들에게 더 익숙한 인기곡으로 선곡하고 있습니다.
퀄리티 있는 선곡을 위한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최대한 이전에 선곡했던 곡을 선곡하지 않고, 새로운 곡들을 넣으려고 합니다. 대신 신보와 구보를 적절히 섞어서 가끔은 익숙한 곡으로 안정감을 주고, 신곡으로는 리프레시 되는 느낌을 부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유머러스하거나 감성적인 카피를 짧고 명쾌하게 써서 누구나 클릭해 보고 싶게 만들려고 합니다.
벅스는 심사를 거쳐 승인된 회원이 직접 선곡 후 다른 회원들에게 추천하는 '뮤직PD' 제도로 알려져 있어요. 벅스의 뮤직PD가 되기 위한 팁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먼저 뮤직PD의 캐릭터를 부여하면 좋을 것 같아요. 특정 장르나 무드로 꾸준히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그러다 보면 뮤직PD 이름만 봐도 “아! 이 PD는 이런 음악을 선곡하지~”하며 유저들에게도 인식되기 쉬울 것 같습니다. 물론 좋은 음악과 퀄리티 있는 선곡도 필수입니다.
플레이리스트를 자주 듣는 유저들은 유튜브에서 '에센셜' 채널을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접했을 거예요. 해당 채널이 벅스의 채널이라는 것을 모르는 경우도 많아서 에센셜에 대해 소개해 주실 수 있다면?
에센셜은 벅스의 플레이리스트 큐레이션 콘텐츠인 ‘뮤직PD’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외부로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나온 아이디어였어요. 벅스를 사용하고 있는 유저들에게는 신뢰도가 높은 콘텐츠인데 우리끼리만 알고 있자니 조금 아쉽더라고요. 그래서 처음에는 벅스에서 일반 뮤직PD들이 만든 플레이리스트라는 것을 전면적으로 드러내지 않고 유튜브 채널을 통해 플레이리스트 채널로써 먼저 자리를 잡는 걸 목표로 두었어요.
이후에 구독자 수가 늘어나면서 벅스 서비스라는 것을 전면으로 드러냈고, 자연스럽게 뮤직PD 서비스 홍보 및 큐레이션 채널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에센셜에 업데이트하는 플레이리스트는 고퀄리티의 선곡, 그리고 힙하고 클릭하고 싶은 심플하면서도 눈길을 끄는 이미지를 주로 사용하고 있고, 특히 이 부분이 에센셜 특장점으로 자리 잡으면서 에센셜 담당자가 더욱더 신경 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큐레이션을 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이나 고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큐레이션을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모두의 입맛을 고려하고 맞출 수 있는 뷔페를 차리는 것으로 생각해요. 때로는 제 주력 장르가 아닌 다른 장르에 대해 공부도 해야 하고 여러 음악 취향을 고려해 다양한 채널을 만들어야 할 때 고민이 생기기도 합니다. 너무 대중적으로 치우쳐도 안 되고, 너무 비대중적으로 치우쳐도 안 되기 때문에, 중립을 지켜야 하는 그 기준선이 가끔은 애매모호할 때가 있습니다.
특히 음악 장르나, 무드가 듣는 사람 성향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고 각자의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중간을 찾기가 어려울 때가 있어요. 또 다른 예로는 제가 그로울링(Growling) 소리를 조금 무서워해서 잘 못 듣는 편인데, 어쩔 수 없이 일 때문에 그로울링이 주로 나오는 고스메탈이나 데스메탈을 들어야 하는 고충도 있고요(웃음).
인상 깊게 본 다른 큐레이션 채널이나 플레이리스트가 있을까요?
요즘 많은 플레이리스트 채널이 생성되고 있어서 딱 하나만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벅스 앱을 통해 음악을 듣기도 하지만 가끔 랜덤 플레이로 듣고 싶을 때는 검색을 통해 이런저런 채널들을 탐색하고 그때 끌리는 채널을 플레이합니다. 최근에는 ‘MY PLAYLIST’라는 채널의 썸네일에 끌려서 들어보았는데 제가 좋아하는 취향의 곡들이 많아서 인상 깊었습니다.
그리고 꾸준히 즐겨보는 채널은 해외 채널인 ‘Genius’ 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플레이리스트 채널은 아니지만 하나의 곡과 가사에 담긴 의미를 아티스트가 직접 나와서 설명해 주고, 그 또한 새로운 곡의 발견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인상 깊게 보고 있습니다. 곡 하나를 선정해서 진행하는 방식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 곡들이 모여 새로운 플레이리스트를 생성할 수 있으니까요.
한국대중음악상의 선정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선정위원이 되는 기준과 그해의 수상작들을 선정하는 작업 과정이 궁금해요.
한국대중음악상에서는 1년에 한 번씩 장르별 분과에서 음악업계 관련 종사자분들로 선정위원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각 장르 분과별로 추천인 리스트가 나오면 투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반대표가 없다면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으로 활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한 해 발매된 앨범을 모아서 그다음 해 초인 1월에 선정 리스트를 뽑고, 장르별 분과 안에 소속된 선정위원들이 각각 다시 한번 선정 리스트와 선정의 변을 작성합니다. 그 이후에는 몇 번의 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수상작들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아티스트/앨범을 선정하는 것과 (플레이리스트를 위한) 곡을 선별하는 것, 둘 사이에 어떤 차이점이 있을까요?
아티스트/앨범을 선정할 때는 그 장르에 대한 음악성과 대중성에 초점을 더 두기 때문에 그에 대한 기준도 날을 세워서 명확하게 두려고 하는 것 같아요. 특히 제가 속해 있는 분과인 랩/힙합, 알앤비/소울 분과는 간혹 발매되는 앨범들 안에서 편차가 있는 편이라, 선정할 때만큼은 그 중심을 잃지 않으려고 해요. 반면, 플레이리스트를 위해 선별하는 곡은 대부분 무드와 분위기에 초점을 맞춰서 하므로 그 기준을 조금 누그러트려서 최대한 카피에 어울리는 곡으로 선별하고 있습니다.
에디터로서 향후 계획이나 목표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플레이리스트뿐만 아니라, 제가 주로 담당하고 있는 웹 매거진과 라디오, 그리고 향후 진행될 영상 관련 부분까지 에디터로서의 역할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계속해서 발 빠르게 미래 지향적이면서도 지금의 트렌드를 잃지 않는 부분을 콘텐츠에 잘 녹여내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벅스에서도 유익하고 재미있는 영상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낼 계획이에요. 새롭게 탄생할 영상 콘텐츠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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