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커리어노트

스타트업 8년 차 고인물이 신입 때의 나에게 조언을 한다면

2026.10.08 | 조회 49 |
0
|

과거 회사 워크숍에서 발표를 맡은 적이 있었다.

 

대표님은 “사업과 조직에 도움이 되는 이야기라면 뭐든 괜찮다”라고 했다. 하지만 모두가 들떠 있는 워크숍에서까지 숫자 중심의 사업계획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나라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것 같았다.

 

그래서 조직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누구에게 무슨 이야기를 할지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어느새 60명이 넘은 조직에는 고연차부터 신입까지, 디자이너부터 개발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었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사이 워크숍 날짜가 성큼 다가왔다. 이대로는 정말 큰일이 날 것 같았다. 결국 내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당시 나는 회사에 가장 오래 다닌 7년 차 구성원이었다. 인턴으로 시작해 실무자와 팀장을 거쳐 C레벨까지 역할을 넓혀왔다. 연차와 역할에 따라 어떤 고민을 하는지 공감할 수 있었고, 그때로 돌아간다면 어떻게 해보고 싶은지도 꽤 명확했다.

 

그 이야기를 준비해 발표했다. 다행히 구성원들의 반응은 괜찮았다.

첨부 이미지

퇴사한 지 3개월이 지나 4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다. 문득 그때 했던 발표가 떠올랐다. 왜 지금 이 이야기가 생각났을까. 회사 밖에서 다시 인턴으로 시작하는 나에게 필요한 말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회사 밖에서 살아남기 위해, '회사 밖'이라는 나만의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스스로를 다잡기 위해 그때의 이야기를 다시 꺼내 기록해 본다.

 

스타트업 8년 차가 신입때의 나에게 조언을 한다면

 

1. 1년은 미쳐보기

이제 막 스타트업에 입사한 너는

'이 커리어가 나에게 맞을까?'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아직 판단할 데이터가 없기 때문이다.

이 일이 나에게 맞는지 확인하려면 직접 해보는 것 외엔 없다.

 

어떤 상황에서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지,

어떤 업무에서 괴롭고 부족하다고 느끼는지는 일을 해보며 알게 된다.

 

그 경험이 쌓여야 판단할 수 있다.

지금의 직무를 더 깊이 파볼지, 방향을 조금 바꿔볼지, 아예 다른 일을 해볼지.

찍먹은 안된다.

 

맡은 일에 몰입하고 책임을 다해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얕게 해 보고 판단 내리면 다음 선택도 얕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히려 확신이 없다면, 최소 1년은 지금 업무에 몰입하고 미쳐봐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길이 보이기도,

예상치 못한 기회가 찾아오기도 한다.

 

무엇보다 이게 내 길인지 아닌지,

스스로가 가장 잘 알 수 있게 된다.

 

2. 팀장에게 먼저 말을 걸기

많은 팀장들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가 마이크로매니징이다.

지나친 간섭이 될까 봐 필요한 피드백조차 불필요하게 조심하기도 한다.

 

그런 팀장에게 먼저 의견을 묻고 피드백을 요청하는 팀원이 있다면, 팀장 입장에선 반가울 수밖에 없다.

 

아무 말이 없는 팀원은 팀장이 걱정한다.

그래서 팀장이 매번 먼저 이야기를 꺼내게 되고, 관계는 수직적으로 굳어진다.

대화의 주도권은 늘 팀장에게 있고, 팀원은 수동적으로 답하게 되기 때문이다.

 

반면 팀원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면 수평적인 대화로 흘러간다.

팀장도 부담 없이 피드백을 줄 수 있고, 그 사람의 성장을 위해 더 많이 고민하게 된다.

 

팀장도 사람이다.

적극적으로 의견을 구하고 진행 상황을 자주 공유하는 사람에게 더 눈길이 간다.

 

그래서 팀장이 먼저 물어볼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먼저 말을 꺼내고 나를 드러내라.

피드백을 통해 더 빨리 성장하고, 새로운 기회를 받기도 수월해 질 것이다.

 

오히려 팀장은 먼저 이야기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는 걸 생각해라.

 

3. 배움의 자세 유지하기

연차가 조금 쌓이면 일이 손에 익는 시기가 온다.

경험과 요령이 생기고, 업무를 보면 대충 사이즈가 보인다.

 

특히 작은 스타트업은 구성원이 빠르게 바뀐다.

1년만 지나도 중간 연차가 되곤 한다.

그래서 신규 입사자들이 이것저것 나에게 질문하면,

내가 많이 아는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나도 제법 안다고 생각했다가,

모르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뒤늦게 깨달았다.

다시 자신감을 쌓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입사 1~2년 차를 조심해라.

스스로 자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면 한 번쯤 돌아봐야 한다.

지금 서 있는 곳이 더닝크루거 곡선의 우매함의 봉우리일 수 있다.

 

그렇다고 자신을 과도하게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처음보다 일이 익숙해지고, 다른 사람의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된 건 그동안 성장했다는 뜻이니까.

다만 그만큼 배웠다는 것과 이제 충분히 안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다.

 

이럴 땐 다른 성장 스테이지로 넘어갈 때라고 생각해 보자.

내 업무와 커리어를 확장할 기회로 삼는 것이다.

 

자주 받는 질문을 정리해 신규 입사자를 위한 안내 자료를 만들어 볼 수도 있다.

익숙해진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나는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로 역할을 넓힐 수도 있다.

 

스타트업의 특징 중 하나가 업무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건 누군가에게는 단점이 될 수도 누군가에게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업무 경계가 모호하다는 단점에만 집중하면 불편해진다.

역할 확장이 자연스럽다는 장점에 집중하면 커다란 커리어 성장 기회가 된다.

 

항상 배움의 자세를 유지한다면,

이런 스타트업의 특성은 분명 너에게 큰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4. 롤모델을 잡아보기

스타트업에 처음 입사하면 당황할 수 있다.

체계가 부족하고 업무 매뉴얼도 촘촘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일을 잘하는 방법 같은 건 더더욱 문서로 배우기 어렵다.

  • 업무의 담당자와 기한을 명확히 하고, 서로 확인한 내용을 기록한다.
  • 이해되지 않는 것은 바로 질문한다.
  • 중간 과정을 자주 공유한다.
  • 네 일과 내 일을 칼같이 나누기보다, 일이 되게 하려면 누군가는 해야 하는 그레이존을 살핀다.

이런 암묵지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롤모델을 정하고 따라하는 게 스타트업 초반 커리어 전략에 유효하다.

 

조직에서 일을 잘한다고 인정받는 롤모델을 곁에 두고

따라 하다 보면 나의 일하는 기준도 올라간다.

 

처음에는 의식해서 따라 하던 방식이 어느새 내 습관이 된다.

시간이 흐르면 누군가가 나를 롤모델로 삼기도 한다.

처음 높게 잡힌 기준은 웬만해선 잘 낮아지지 않는다.

 

구성원이 네 명뿐인 초기 스타트업에 입사한 너는 행운아다.

대표를 롤모델 삼고 일하는 방식을 가까이서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롤모델의 장점을 스펀지처럼 모조리 흡수해라.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스타트업 리더노트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스타트업 리더노트

인턴에서 CSO까지, 스타트업 리더의 실전 기록.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대표번호: 070-8027-1409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