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한 주에도 상당히 흥미로운 소식이 많았습니다. 국내에서는 지역 자치 단체, 지역연고제를 타겟으로 한 보도들이 몇 개 있었고, 해외에서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대한 보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실 가볍게 다루기에는 무거운 주제들이기는 하지만, 어떤 보도들이 있었는지 정도로 살펴보고 추후에 조금 더 조사해서 Deep Dive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또 나온 e스포츠 지역 연고제 떡밥들
님블뉴런이 이터널리턴으로 야심차게 기획한 e스포츠인 내셔널리그가 지난 12일 개막했습니다. 이 대회에 출전하는 팀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미래엔세종, 🔺BNK(부산저축은행) 피어엑스, 🔺대전하나CNJ, 🔺올웨이즈 인천 등 팀 명에 지역과 연관된 이름이 들어가 있습니다. 지자체와 적극적인 협상을 통해 '지역 연고' 기반의 대회를 출범시킨 것입니다.
님블뉴런의 e스포츠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다룰 예정이기 때문이 이번 기사에서는 이 부분에 먼저 집중해보겠습니다.
e스포츠 토토에 대한 뉴스레터에서 살짝 언급한 바 있는데,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e스포츠 지역연고제는 현재 문체부가 꽂혀있는 키워드입니다. 그리고 문체부가 LCK 토토를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리그오브레전드>가 외산 게임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님블뉴런은 '국산게임'이면서 나름 탄탄한 e스포츠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그 어떤 게임사들보다 지역 기반 e스포츠 경기장들과 적극적으로 연계해왔습니다.
그리고 문체부가 추구하는 '지역 연고 실업팀 창단'과 이터널리턴 내셔널리그가 추구하는 '지역 연고 실업팀 운영'이라는 방향성도 일치합니다. 이 정도면 사전에 님블뉴런이 문체부랑 뭔가 싱크를 맞추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추구하는 가치가 비슷한데요.
만약 문체부가 진지하게 지역 연고제를 추진하고자 한다면, 님블뉴런의 이터널리턴 내셔널리그는 완벽한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산 게임이면서 이미 지역 기반 e스포츠 시스템을 갖춰 놓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아이뉴스24 역시 기사를 통해 '이터널리턴은 학교와 연계된 스쿨리그도 꾸준히 개최해왔다'며 이터널리턴이 이번 내셔널 리그를 훌륭히 치러낸다면 정부 정책의 핵심 종목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22대 국회에서는 지역 연고제를 앞세워 e스포츠 아젠다를 주도하려는 모습입니다. 현재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이 문체부의 정책과 연계된 법안을 발의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김 의원은 최근 'e스포츠, 지속가능성을 논하다'라는 포럼을 주최하기도 했었습니다.
사실 e스포츠와 관련된 법안을 먼저 발의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인데요. 지난 5월, 'e스포츠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기존에 마련되어 있는 'e스포츠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면 다양한 재정지원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습니다. 이에 김성원 의원은 이보다 더 자극적이고 직관적인 '지역연고제'라는 아젠다를 들고 나온 형국이네요.
이 와중에 또 하나의 기사가 제 눈에 띄었는데요. 크래프톤과 서울시가 GES 2024를 위해 협력했다는 소식입니다. GES라는 이름은 '게임-e스포츠 서울'이라는 뜻을 가졌는데요. 서울시가 올해부터 게임과 e스포츠 산업의 성장을 위해 처음으로 추진한다고 합니다.
크래프톤은 바로 이 GES 2024에서 국가대항전인 '펍지 네이션스 컵 2024'를 서울시와 함께 공동 개최합니다. 동시에 서울 시민들에게 e스포츠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경기장 투어, 청소년 대상 게임 직무 멘토링, 대학생 대상 게임개발 공모전 등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사실 이런 식으로 지자체와 게임사가 연계해 e스포츠 행사를 치루는 것은 꽤 익숙한 그림입니다. 다만, 문체부의 지역 연고 e스포츠와 님블뉴런의 이터널리턴 내셔널리그 기사를 보고 나니 '배틀그라운드(PUBG)'도 e스포츠를 하고 있는 국산게임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게 됩니다.
얼핏보면 다 따로인 이슈들의 연결고리
이 세 가지의 기사들에는 연결되는 키워드들이 있습니다. 지역연고제, 국산게임, 정치권의 움직임인데요. 그 동안 정치권, 제도권에서 e스포츠는 심심치 않게 언급되던 떡밥이었던 것은 맞습니다만, 최근에는 보다 실체화 된 아이템이 주로 언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체부가 대놓고 'e스포츠 지역 연고제'를 추진하겠다고 하고, 집권 여당에서는 국회의원이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하고 나섰습니다. 이미 예산을 잔뜩 들여서 지역 거점의 경기장들까지 지어 놓았으니, 뭔가 하긴 해야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 동안에는 인기 종목이 대부분 외국 게임이라는 점이 고민이었는데, 때마침 님블뉴런의 '이터널리턴'이 지역 연고 내서널리그를 출범시켰고, PUBG도 서울시와의 협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 묘하게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이 이슈는 지금 당장 전망하기에는 이르지만, 계속 추적 관찰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문체부가 님블뉴런 또는 크래프톤과 e스포츠 산업 진흥을 위한 실체적인 논의를 할 여지는 확실히 있어 보입니다.
아시안게임 e스포츠 정식 종목 논의 시작
지난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가 2026년 대회 준비에 나섰다는 소식입니다. 영국의 e스포츠 전문 매체 ESI는 "아시아 올림픽 평의회(OCA)가 종목 선정을 위한 태스크 포스를 구성했다"며 "태스크 포스는 세 명의 게임, e스포츠 전문가(VSPO Dino Ying, Sega Gideki Okamura, Carlos Tang Jiahe)로 이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대회에서는 <왕자영요>, <도타 2>, <EA 스포츠 FC>, <리그 오브 레전드>, <스트리트 파이터 6>, <펍지 모바일>, <몽삼국 2>로 정식 종목이 구성되었는데요. 이번 대회는 일본에서 열리는 만큼 일본 e스포츠 씬에서 인기가 많은 종목이 더 많이 고려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최근 e스포츠 대회가 논의되고 있는 올림픽도 마찬가지지만, FPS 게임에 대한 허들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서 일본 e스포츠 씬에서 인기가 높은 <발로란트>, <APEX 레전드>, <레인보우식스 시즈> 같은 게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스타크래프트> 같은 RTS 게임들도 종족 간의 전쟁을 주제로 삼고 있어서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외면 받았는데요. <리그 오브 레전드>, <도타2>하고 뭐가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엔 어떨지도 궁금합니다.
G2 Esports CEO, 올림픽 e스포츠에 대한 생각
IOC가 사우디 아라비아와 무려 12년의 파트너십을 맺고 '올림픽 e스포츠 대회'를 출범시킨다는 소식이 계속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G2 Esports의 CEO이자 IOC e스포츠 위원회 멤버인 Alban Dechelotte(알반 데셸로트)도 BBC와의 인터뷰를 통해서 다양한 생각을 밝혔는데요.
영상이 길기 때문에 간단히 포인트만 집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대회와 관련된 일반적인 내용과 정식 종목에 대한 언급들입니다.
대회 관련 일반 사항들
- Esports Olympic Games는 내년부터 시작되며, 하계, 동계 올림픽에 이어 독립적으로 진행되는 세 번째 올림픽 대회로 자리 잡는다.
- 아시안 게임이 <리그 오브 레전드> 등 대중적인 게임들을 추가해 많은 사람들을 참여시키고 세대 간의 소통을 하는 모습을 통해 e스포츠의 큰 잠재력을 인지하게 되었다.
정식 종목 관련 전망
- 스포츠 시뮬레이션 게임이 아닌 일반 게임들의 채택 가능성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 <로켓 리그>는 가능성이 높다.
- FPS 게임이 장기적으로는 가능성이 있지만, 당장 내년에 종목으로 선택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 인기 게임 외에 다양한 게임을 지원해 최대한 다양한 선수들이 실력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할 것이다.
이 밖에 Alban은 여성과 관련된 이야기도 많이 했었는데요. 요약하자면 IOC는 e스포츠가 스포츠보다 여성들의 참여가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합니다.
- 사우디의 여성, LGBT 인권 문제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어서, IOC 자문을 통해 이런 내용을 물어볼 예정이다.
- 올림픽은 여성들의 참여가 중요하며, 남성과 여성이 혼합되어 경기를 치르는 환경을 만들지 못하면 e스포츠가 다음 세대들에게 큰 영감을 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 올림픽에는 여성부 대회 또는 남녀가 같이 출전하는 대회가 진행될 것이며, 이는 e스포츠 산업 전체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Alban은 프로게임단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EWC나 올림픽 같은 국제 대회에 대한 생각도 밝혔습니다.
- 대회 참가는 팀의 일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대회는 짧지만 막대한 잠재력을 갖고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우리 소속 선수들을 국가대표 팀에 주는 것에 대해서는 길게 보고 있다. 누가 월급을 주고 있고, 누가 이득을 보는지를 생각하고 싶지 않다.
- 올림픽은 국가대표팀 컨셉으로 선수들은 클럽 대표가 아닌 국가를 대표하게 될 것이다. G2에는 중국, 말레이시아, 프랑스, 독일, 터키, 미국 선수들이 있어서 자부심을 느낀다.
- 프랑스 출신이기 때문에 <리그오브레전드>에서 프랑스 대표님과 스페인 대표님이 경기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인 개요나 내용들이 공개된 상태는 아니기 때문에 Alban의 의견이 '올림픽 e스포츠는 이렇게 될거야'라는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다만, 그가 현재 전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프로게임단을 이끌고 있으며, 향후 IOC에게 e스포츠에 대한 자문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들이 앞으로 올림픽 e스포츠 대회에 어떤 식으로 반영이 될 것인지 가늠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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