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들뜨고 설레는 마음이 한나에게도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학부생 시절, 석사를 하면서, 아니 사실은 작년 봄까지만 해도, 차가운 공기가 조금씩 가시고 뜨거운 햇살이 종종 비춰올 때, 슬그머니 따뜻한 바람이 불어오는 기운을 느낄 때면 한나는 꽃집을 찾아갔다.
특별한 일이 없어도 그냥 꽃을 보고 아기자기한 화분에 담겨있는 식물들을 구경하며 기분을 냈다. 가끔 저렴하게 나오는 꽃이 있으면 한 다발 사서 방에다가, 혹은 사무실에다가, 하다못해 누군가의 손에라도 쥐여주곤 했다. 그것이 봄을 맞이하는 한나의 습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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