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일기

22. 마흔 일기 / 호캉스

1인분의 여름방학

2023.06.26 | 조회 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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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사적인 마흔

위태롭지만 선명한 마흔의 글쓰기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희정입니다.

6월의 두 번째 편지입니다. 

간절히 바라던 것을 이제는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 여름방학이었습니다. 앞으로 삶에 새로운 캡터에는 또 무엇을 원하며 살게 될까요. 중년을 넘어 노년에는 또 새로운 장이 열리겠지요? 

궁금하기도 설레기도 합니다.

 

 


 

22. 마흔 일기 / 호캉스

1인분의 여름방학

 

 

둘째가 태어나기 전, 만삭일 때 남편 혼자 일본 여행을 보냈다. 딱히 가고 싶어 하지도 않았는데, 일본 한 번 가보고 싶다고 하지 않았냐며 이제 애가 둘인데 지금 아니면 언제 가겠냐고 등 떠밀어서 보냈다. 다들 남편을 대단히 위하는 아내라 생각했지만, 그저 혼자만의 시간이 중요할 뿐이었다. 누구나 혼자가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재빨리 잡아채서 누렸으면 했다. 어차피 나는 만삭이라 힘들고 남편 먼저 다녀왔으니 나도 언젠가는 마음 편히 술술 떠날 수 있겠지 생각했다.

 

45일 교토에 다녀온 남편은 짠돌이답게 역시 아-무 것도 사 오지 않았다. 대신 무인양품에서 사 온 작은 캐리어를 들고 왔는데 도저히 성인용이라고는 볼 수 없는 애매한 사이즈였다. 일본에서 사 온 유일한 물건이 저거라니 한참을 비웃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 혼자만의 여행에는 내 비웃음을 잔뜩 받았던 남편의 캐리어를 빌렸다. 아쉽게도 일본으로 떠나는 거창한 여행은 아니지만 난생처음 서울에서 보내는 나 홀로 호캉스다. 가족여행을 갈 때는 조금만 넣어도 닫히지 않아서 챙긴 적이 없던 캐리어는 1인용의 짐 싸기에 딱이었다. 잠옷, 속옷, 다음 날 입을 상의 하나, 칫솔과 치약. 책 두 권. 노트북과 충전기. 모처럼 혼자만의 시간이니까 마스크팩도 챙겨볼까, 몇 년 전 생일날 남동생에게 선물 받았던 게 생각나 화장실 선반을 뒤져보니 한 뭉텅이가 이미 유통기한이 훌쩍 지난 상태로 박제되어 있었다. 아쉬운 대로 겨울철 아이에게 발라주던 호호바 오일을 담았다. 얼굴에도 머리카락에도 오늘은 듬뿍 발라볼 예정이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 마침 호텔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리고 있었는데 고민 끝에 가지 않기로 했다. 분명 가면 설레고 벅차고 행복할 것이다. 하지만 전시장에서만 만 보는 걷고 어깨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책을 사들고 돌아와 쓰러지겠지. 몸은 힘들어도 끓어오르는 무언가가 날 움직여서 쉬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오늘은 열렬히 좋아하던 것마저 내려놓을 생각이다. 호캉스의 의미를 되새기며 내일 체크아웃할 때까지 호텔을 벗어나지 말아야지.

 

내가 서울에 있는 호텔에서 혼자 하룻밤을 묵는다는 것을 알면 자신에게 연락하지 그랬냐고 아쉬워할 지인과 친구 몇이 떠올랐지만 연락하지 않았다. 나처럼 휴식이 필요한 친구 S를 부를까, 오랫동안 얼굴을 보지 못한 친구 K를 부를까. 신세를 갚고 싶었던 지인을 만날까 고민하다 모처럼 혼자이길 어렵게 선택했으니 온전히 혼자 있기로 마음을 정했다.

 

모든 걸 천천히 할 예정이다. 천천히 씻고, 천천히 눕고 티브이 채널을 돌리는 것도 아주 천천히 신중하게 할 거다. 천천히 밥을 먹고, 천천히 커피를 마시고, 건물 안에서도 느긋한 충청도 사람처럼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걷고 앉을 작정이다.

 

체크인을 하고 카드키로 문을 열고 들어와 작은 내 방에 혼자가 되니 해실해실 입꼬리가 올라가는 걸 멈출 수 없었다. 문득 얼마 만에 혼자 호텔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곧 혼자 호텔에 온 경험이 애초에 없다는 걸 깨달았다. 결혼 전 혼자 여행을 다닐 때는 호텔에 다닐 정도의 돈이 없었고(민박이나 찜질방에서 잤다), 결혼 후에도 가끔 혼자 뛰쳐나오듯 내 시간을 가진 적은 있었지만 호텔은 아니었다. 호기롭게 싸우고 나와 집 앞 비즈니스 호텔을 예약한 적은 있지만 곧 취소하고 카페로 갔었다. 부부싸움 한 번에 10만 원은 아무래도 아까웠다. 몇 년 전 생일에 남편이 특가로 나왔다며 생일 선물로 호텔을 예약해 준 적도 있는데 그것도 혼자 누리고 오기엔 비싼 금액이라 취소했었다. 그러니 이건 40살의 내가 오랜만에 경험하는 처음이었다. 한동안 공란이었던 [한 번도 하지 못한 것] 빈칸에 마침내 첫 줄을 적었다.

한 번도 하지 못한 것 40. 12일 나홀로 호캉스.

 

내 방은 1304호였다. 킹사이즈 침대 하나가 있는 작은 방이었다. 퀸 사이즈 침대에 양 옆에 아이들을 끼고 자던 것을 생각하면 분에 넘치는 크기였다. 혼자 온 손님을 위해 준비된 베개는 4개였다. 저게 다 나만을 위한 거란 말이지. 오늘 여기서 혼자 잔단 말이지. 나 잠깐 춤 좀 춰도 될까.

 

넓지도 않은 객실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기분이 좋아서 평소에 잘 찍지도 않는 셀카도 찍었다. 침대 위 핀 조명을 켜고, 베드 트레이를 꺼내 침대 위에 올려놓고 이번 여행에 읽으려고 했던 책 두 권과 노트, 펜을 올려두었다. 블라인드는 올리고 환하게 커튼을 열었다. 내일 입을 옷을 구겨지지 않게 옷걸이에 걸고, 뒤집어져 있는 머그컵에 칫솔을 세워두고 호호바 오일과 함께 세면대 옆에 두었다. 냉장고에서 물통 하나를 꺼내서 손 닿는 거리에 두고, 핸드폰 충전기는 머리맡에, 각티슈는 그 옆에 두었다.

내 물건들이 캐리어에서 나와 객실을 채울 때마다 1304호에 새로운 질서를 만들었다. 짧은 시간 머무는 객실이지만 지금부터는 온전히 나만을 위한 공간이다.

 

저녁은 룸서비스로 먹으려던 생각을 바꿔 17층 루프탑 레스토랑을 예약했다. 높은 빌딩들 사이로 해지는 모습을 본 지도 오래였다. 이왕 스스로에게 여름방학을 주었으니 기분을 좀 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체크인할 때 받은 1층 카페 무료 쿠폰을 들고 노트북을 챙겨 카페로 왔다. 내일이 수업이라 다시 한번 수업 내용을 체크해야 하는데 나는 자꾸만 그저 내 글이 쓰고 싶어졌다. 일이 아닌 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 말고 그저 내가 터져 나오는 대로 중얼거리는 글. 오늘은 그런 글을 밤새도록 쓰고 싶은 날이었다. 호텔 이름과 같은 카푸치노 한 잔을 시키고 말차 파운드케이크도 하나 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바닐라가 아니라 가족 중에 나만 좋아하는 말차를 시킨 것부터가 감동이라면 너무 비약일까. 오늘만큼은 넷이 앉을 수 있는 소파 자리 대신 내가 앉고 싶은 팔걸이가 있는 의자와 동그란 테이블 자리에 앉았다. 마침 의자는 모두 다른 디자인이라 내 마음대로 내가 앉고 싶은 자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작은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별게 다 좋았다.

 

카페에서 노트북을 두드리면서도 내내 입꼬리가 내려올 줄 몰랐다. 카페에서 일이야 매일 하는 거지만 하원 시간에 맞춰 돌아갈 필요가 없다니, 시계를 보지 않고 일해도 된다니. 주말에 아이들과 함께 가는 카페에서는 엉덩이를 의자에 붙이고 있는 시간이 거의 없는데 오늘은 원한다면 밤새도록 앉아 있을 수 있다. 쉬가 마렵다는 아이를 데리고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거나, 밖에 나가고 싶다는 아이와 손 잡고 나가볼 필요도 없었다. 핸드폰 좀 그만하라고 이야기하지 않아도 되었다. 모든게 완벽했다.

 

7시가 되어 식당으로 올라가 와인 한 병을 시키고 앉았다. 마침 읽던 소설의 한 장이 끝나고 다음 장을 넘기는데 어느 한가한 저녁이라는 제목에 눈에 들어왔다. 해는 지고, 가로등은 켜지기 전 조용한 어둠이 깔리는 시간이었다. 잠시 이 완벽한 순간을 온전히 누리려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허공을 바라봤다.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감각이었다.

 

뭐 해? 저녁 사줄게 강남으로 와. 올 때 캔맥주 두 개만 사와 자기 전에 먹게.”

루프탑 레스토랑에서 혼자 저녁을 먹으려던 계획을 변경하고 동생을 불렀다. 갑자기 이렇게 부를 수 있는 건 아무래도 동생뿐이다. 이렇게 부른다고 냉큼 오는 것도 동생뿐이고. 결국 12일 내내 오롯이 혼자가 된다는 계획은 백지화됐다.

잠깐 저녁만 같이 먹고 다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던 계획과는 다르게 우리의 저녁 자리는 와인과 함께 기분 좋게 늘어졌다. 손님이 모두 나가고 끝내는 직원이 마감 시간 10분 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나서야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편은 모르는 내 비상금 체크카드로 저녁 식사 값을 결제하고 캔 맥주와 와사비 땅콩을 들고 1304호로 돌아왔다. 기분 좋을 정도로 취해서 그대로 커다란 침대에 드러누웠다. 가로로 누워도 남을 정도로 큰 침대였다.

 

왜 혼자 저녁을 먹지 않고 동생을 불렀을까. 내 결정에 대한 의문이 술기운처럼 온몸에 퍼졌다. 혼자인 게 어색했나? 설마 두려워하게 되었나? 혼자인 게 너무 오랜만이라 그럴지도 모른다. 그렇게 원했던 자유시간에 왜 끝내 혼자이길 선택하지 않았는지 모를 일이었다. 체크인을 할 때도 둘, 셋 씩 모여있는 줄 뒤에 혼자 서서 잠시 멈칫했었다. 왜 그랬을까.

 

예전에는 혼자인 게 좋았다. 바닷가에 가면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는 횟집에 들어가 혼자 소주를 마셨었다. 어색할 것도 무서울 것도 없었다. 이제는 길에서 핫도를 하나 사 먹으려고 해도 주춤하게 된다. 이 나이에 길에서 혼자 핫도그 먹는 여자는 좀 이상해 보이려나... 하지만 핫도그는 바로 튀겨져서 나왔을 때 먹어야 맛있는데... 당장은 참았다가 주말에 아이들이랑 다시 와야지하고 애써 못본척 지나간다.

 

혼자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실 때도 예전에는 먹고 싶은 것이나 분위기 좋은 곳으로 찾아다녔는데 이제는 미리 혼자 가기 좋은 곳을 찾아 콕 집어 그곳만 갔다가 돌아온다. 어느새 내 모른 선택에 앞서 중년여자혼자괜찮을까를 미리 염려하는 탓이다. 잠시 혼자가 좋았던 것도 조금 후에 누군가 올 거라는 걸 알아서 괜찮은 거였을지 모른다.

 

동네 마음 맞는 엄마와 아이들이 모여 2주에 한 번 독서모임을 하는데 모임이 끝나면 아이들은 잠시 놀이터에 나와 놀고 엄마들은 기다려준다는 핑계로 대화의 장을 연다. 그날의 주제는 자신감을 잃는 우리였다. 요즘 우리 나이는, 나도 그래서, 맞아 맞아 같은 말들이 빽빽하게 오갔다. 어쩌면 나도 같은 맥락으로 17층 루프탑으로 동생을 호출했을지 모른다. 호텔 레스토랑에서 혼자 저녁 먹을 자신이 없어서. 오랜만에 동생 얼굴도 보고 맛있는 저녁을 사준다는 핑계로.

 

그날 밤은 쉬이 잠들지 못했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며 유튜브를 보면서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도 로망 중 하나였으니 그거 하나는 제대로 했다. 내용이 궁금했던 20부작 드라마를 두 시간 만에 편집해 놓은 채널을 시작으로 알고리즘이 날 이끄는 대로 의지 없이 끌려다녔다. 그런 나태한 밤도 처음에는 나쁘지 않았다.

 

새벽이 되자 서걱거리는 침대가 점점 거대해 지더니 섬처럼 느껴졌다. 킹사이즈의 무인도였다. 이리저리 몸을 뒤척여도 닿는 것이 없었다. 그 섬에 온기를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하게도 나뿐이었다. 어디로 손을 뻗어도 심장이 뛰는 것은 닿지 않았다. 익숙한 숨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배 위로 옷을 까뒤집고 자는 따끈한 아이의 옷을 내려주지 않아도 되고, 이불은 저만치 발로 차내고 몸을 웅크리고 자는 아이에게 다시 덮어줄 필요도 없었다. 엄마랑 자겠다며 내 목을 끌어안고 잠들었던 아이가 빙빙 돌아 이번에는 내 목 위에 발을 올려놓아서 호흡곤란으로 잠에서 깰 일도 없었다.

 

분명 홀가분할 줄 알았는데 새벽 내내 혼자인 게 불편했다. 자는 방향이 문제일까 반대로도 자고, 가로로도 누워봤지만 소용없었다. 그렇게 한숨도 자지 못하고 끝내 아침해가 뜨고 말았다. 이번 호캉스에 빌딩숲 일출보기는 예정에 없었는데 내 여름방학은 꽤나 빡빡한 스케줄이되었다.

 

차라리 아침을 먹고 다시 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 7시 반 조식 첫 타임에 식사를 했다. 하얀 접시에 크루아상과 샐러드를 담고 오렌지 주스와 커피 한 잔도 내렸다. 무거운 눈꺼풀을 치켜뜨며 내가 먹고 싶은 것만 담은 접시를 보는데 이것도 아주 이상했다. 큰 아이에게 소불고기를 덜어주고 작은 아이 빵에 잼을 발라주는 내가 아니라니. 어서 먹어 봐라, 저것도 네가 좋아하는 거다, 떠들 필요 없이 먹을 것을 내 입에만 넣으면 되는 조식 뷔페라니 영 어색했다. 주스 엎지 않게 조심하라는 잔소리를 안 해도 되고, 냅킨으로 입을 닦아주지 않아도 되었다. 마치 최고 레벨의 게임을 하다 잘못해서 스타트로 돌아온 것 같았다. 모든게 너무 쉬웠고 시시했다. 엄마로 산지 고작 10년인데 이렇게 바뀌었구나. 하나가 좋아하는 파인애플과 우주가 좋아하는 동그란 메추리알을 보고서 나는 어젯밤의 질문에 답을 찾았다.

 

중년의 자신감 같은 것 때문이 아니었다. 어제 내가 동생을 불렀던 것은 좋은 곳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는 기회를 혼자 누리지 못해서가 아니라, 혼자 누리고 싶지 않아서였다. 한때는 혼자가 더 좋았던 시간들이 분명 있었으나 이제는 지나갔구나 인정해야 했다. 갓난아이를 키우며 뜨거운 커피 한 잔을 온전히 마실 시간이 없었던 30대의 나는 20대처럼 자유로운 시간을 갈망했다. 틈만 나면 화장실 변기에 앉아 멍하니 모든 소음에서 단절된 상태로 있길 원했다. 아이는 금방 엄마가 없다는 걸 알고 화장실 문을 열고 들어오겠지만 고작 1분일지라도 간절하게 바라던 고립이었다. (엄마들 사이에 그걸 화캉스라고 부른다) 그랬던 내가 이제는 12일의 고립을 원하지 않게 되었다는 걸 인정해야겠다. 내 삶에 한 챕터가 끝난 것이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돌아갈 소란한 집이 있어서 라는 걸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그렇게 떠나고 싶었던 치앙마이에서 모르는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달려가 안아주고 싶은 걸 겨우 참았으니까, 식당이나 카페 메뉴판을 볼 때마다 아이가 먹으면 좋을 것을 찾고 아이와 왔다면 정말 좋아했겠다 아쉬워하던 것도 어쩔 수 없었다. 나는 떠나와서 홀가분했지만, 여행 내내 떠나온 곳을 향해 걷고 있는 기분이었다.

 

집에 돌아온 나를 꼭 껴안아 주던 큰 아이는 저는 엄마가 하루만 없어도 인생이 재미가 없어지는 거 같아요라는 따뜻한 말로 환영인사를 했다. 우리는 겨우 하루 떨어져 있을 뿐인데 같은 걸 깨달았구나.

 

원하든 원하지 않든 혼자만의 시간이 더 많아지는 날들이 나에게도 천천히 오고 있다. 아이들은 몇 년만 지나면 하룻밤 엄마가 없어도 더 이상 인생이 재미없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바랄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준비를 아주 잘하려고 한다. 확실히 알게 된 건 그때가 되면 나는 좁고 아늑한 침대가 필요할 거라는 거다. 그리고 가끔씩 엄마 없이 잘 자는 아이들 방 문을 열어 여전히 아기 같은 구석을 찾아보려 노력할 것 같다.

 

첨부 이미지

 


 

요즘 저는 작은 실패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새로이 준비했던 <산책하는 말들>이라는 수업이 각기 다른 이유로 두 번 취소되었고, 저번 '성공' 편 글이 엉망이었는지 뉴스레터 구독자 30명이 무료 구독자로 전환되었지요.   

반면에 작은 성공도 있습니다. 1년 동안 성실히 모았던 적금이 만기 되었고, <글쓰는 월요일> 5기 수업이 무사히 마무리되었지요. 

작은 실패에도 쉽게 휘청거리는 나이인 것 같습니다. 반면에 웬만한 성공에는 기뻐하지 않고요. 가랑잎이 굴러다는 것만 봐도 웃던 나이의 저를 소환해야겠어요. 구독자 님도 작은 성공에 더 기뻐하는 날들 되시길 바랍니다.

이번 편지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3. 6. 26. 

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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