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쩍다
cf) 겸연(慊然) 쩍다 : 쑥스럽거나 미안하여 어색하다.
- 단어를 찾은 곳
"자, 이건 흰젖제비꽃. 만나기 정말 힘든 꽃인데 운 좋게 찍을 수 있었어. 이름처럼 너무나 소박해서 좋아." 인화된 젖제비꽃은 무성한 타원형 잎들 속에 숨죽인 모습으로 다섯 송이쯤 피어있다.
이건 큰들별꽃. 다음 장소로 이동하느라고 계곡을 건너다가 기슭에서 이 꽃을 발견했는데••••."
김장우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놀라 쳐다보니 눈에 눈물이 글썽글썽했다.
"푸른 잎사귀 속에 숨어서, 저토록 아련한 큰들별꽃들이, 깜박 깜박 조용히 빛나고 있는 거야. 안진진. 나, 그냥 울어버렸다. 너무 작아서•·•아니, 저 홀로 숨어서 이렇게 아름답게 살아도 되는가 싶으니까 무지 눈물이 나대•·•··."
이건 큰들별꽃의 아름다움을 반도 담아오지 못한 거야, 라고 덧붙이면서 김장우는 자신의 눈물을 계면쩍어했다.
양귀자, 모순, 103쪽
- 나의 단어라면
황망(慌忙)하다
: 마음이 몹시 급하여 당황하고 허둥지둥하는 면이 있다.
- 단어를 찾은 곳
김장우는 흰 꽃을 좋아한다. 산과 들에 피는 야생화들을 다 사랑하지만 그래도 자기를 가장 압도하는 꽃은 흰색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에도 봄에 피는 야생화 중에서 흰 꽃만을 찍어봤다고 했다. 큰들별꽃을 찍느라고 필름을 다섯 통도 더 썼다면서 김장우는 그 사진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나는 김장우의 마음을 눈치챘다.
"큰들별꽃 사진, 나 주세요."
"안진진한테도 이 꽃이 감동을 주었나?"
"아직 눈물이 글썽거려질 정도는 아니지만."
"좋아. 가져.
"실꽃풀하고 흰젓제비꽃도 주세요."
"이것도?"
"안진진한테 주려고 가져온 것 다 알아요. 작품사진 들고 온 것, 이번이 처음이잖아요."
"좋아하면 줄까 해서 들고 왔지•••·•." 김장우는 사진을 봉투 안에 정성스럽게 담아 내 쪽으로 밀어놓 았다. 그리곤 괜히 민망해서 시선을 이리저리 황망하게 돌렸다. 김장우와 만나면 나는 이렇게 선명해진다. 그는 희미한 것들을 사랑하고 나는 가끔 그것들을 못 견뎌한다.
양귀자, 모순, 104쪽
- 나의 단어라면
추신
두번째 글은 시로 준비했습니다. 시는 참 매력적이면서도 어렵다는 생각을 다시금 합니다. 마치,, 바지에 튄 물감 자국들을 보고 무슨 그림을 그렸는지 맞춰보라는 것 같아요. 그림을 그린 사람은 튄 자국이 이해가 될 지언정 자국만 본 사람들은 그림을 알기 어려울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또 매력이라면 매력인 것 같아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