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기수(不知其數)
: 헤아릴 수가 없을 만큼 많음. 또는 그렇게 많은 수효. ≒기수부지.
- 단어를 찾은 곳
내가 이모부의 주선으로 사무원이란 직업을 얻기 전에 전전했던 여러 가지 아르바이트 중에서 단연 압도적이었던 것은 서비스업이었다. 원하기만 하면 커피집이나 레스토랑, 호프집까지 여대생 서빙을 구하는 업소는 부지기수였다. 김장우를 만난 것은 강남의 한 레스토랑에서 밤 시간만 일하던 작년 늦봄이었다.
그는 두 명의 여자와 함께 내가 일하는 레스토랑에 들어왔다.
덥수룩한 머리에 우중충한 사파리를 입은 남자 하나와 화사하게 차려입은 젊은 여자 둘을 테이블에 안내하고 돌아온 여주인은 입을 비죽하게 내밀었다. 자신이 경영하는 이 업소가 상당한 고급 음식점임을 늘 자랑으로 내세우는 여주인이 입을 비죽 내민 이유는 간단했다. 사파리를 입은 남자가 불이 너무 어둡다고, 너무 어두워서 음식이 입으로 들어갈지 코로 들어갈지 모르겠다고 불평을 하더라는 것이었다.
양귀자, 모순, 112쪽
- 나의 단어라면
술회(述懷)
: 마음속에 품고 있는 여러 가지 생각을 말함. 또는 그런 말.
- 단어를 찾은 곳
니는 이모가 변했다고 그랬다. 내가 보기엔 두 사람 다 변했다. 그러나 나는 알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상대의 삶에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그것이 바로 쌍둥이의 숙명이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어머니가 싫어하는 사람은 이모가 아니라 이모부였다. 지금은 아니지만 얼마 전까지 적잖이 이모 도움을 받은 것 때문에 자격지심으로 그러는 것이 아니었다. 나와 진모가 어렸던 시절, 걸핏하면 한밤중에 이모가 달려와 우리 남매를 긴급 구조해서 이모 집으로 데려가곤 하던 그 무렵에 생긴 앙금이 어머니를 그렇게 만들었다. 소동이 가라앉고 나면 다음날 어머니가 와서 우리들을 다시 집으로 데려가야 했던 그 시절에 종종 보았던 이모부의 차가운 눈빛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는 어머니의 술회를 그대로 옮기면 이런 것이었다.
양귀자, 모순, 125쪽
- 나의 단어라면
추신
단어의 뜻을 찾아 쓰다보면 느껴왔던 단어의 뉘앙스보다 그 뜻이 더 강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부지기수라는 말이 흔하다는 말 정도로 이해했었는데, 헤아릴 수 없는 정도로 많다는 뜻인 것 처럼 말입니다. 다만 우리가 그렇게 느끼지 못한다면 단어의 뜻이 조금 변해야 하는 것인지, 뜻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우리가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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