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
: 옆쪽으로.
: de costado
- 단어를 찾은 곳
마침내 혼자 아기를 낳았다. 혼자 탯줄을 잘랐다. 피 묻은 조그만 몸에다 방금 만든 배내옷을 입혔다. 죽지 마라 제발. 가느다란소리로 우는 손바닥만한 아기를 안으며 되풀이해 중얼거렸다. 처음엔 꼭 감겨 있던 아기의 눈꺼풀이, 한 시간이 흐르자 거짓말처럼 방긋 열렸다. 그 까만 눈에 눈을 맞추며 다시 중얼거렸다. 제발 죽지 마. 한 시간쯤 더 흘러 아기는 죽었다. 죽은 아기를 가슴에 품고 모로 누워 그 몸이 점점 싸늘해지는 걸 견뎠다. 더이상 눈물이 흐르지 않았다.
Mi madre se tendió de costado abrazándola y resistió llorando hasta que se le secaron las lágrimas, mientras su cuerpecillo se iba enfriando poco a poco.
한강, 흰, 19쪽
- 나의 단어라면
지척(咫尺)
: cerca
- 단어를 찾은 곳
새벽만큼 짙지 않지만 아직 반투명한 트레이싱지 같은 안개가 이 도시를 감싸고 있다. 강한 바람이 불어와 갑자기 안개를 걷어내면, 복원된 새 건물들 대신 칠십 년 전의 폐허가 소스라치며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른다. 그녀의 지척에 모여 있던 유령들이, 자신들이 살해되었던 벽을 향해 우뚝우뚝 몸을 세우고 눈을 이글거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람이 불지 않는다. 아무것도 소스라치며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흘러내리는 촛농은 희고 뜨겁다. 흰 심지의 불꽃에 자신의 몸을 서서히 밀어넣으며 초들이 낮아진다. 서서히 사라진다. 이제 당신에게 내가 흰 것을 줄게. 더럽혀지더라도 흰 것을, 오직 흰 것을 건넬게. 더이상 스스로에게 묻지 않을게. 이 삶을 당신에게 건네어도 괜찮을지.
Quizá los fantasmas que se apiñan cerca de ella se levantaran altos en la pared contra la que fueron asesinados y sus ojos refulgieran de furia.
한강, 흰, 39쪽
- 나의 단어라면
추신
책을 열심히 읽으며 저라면 쓰지 못했을 단어들을 찾아냅니다. 단어가 이렇게 끝도없이 나오는데, 문장은, 문단은 또 책 한권은 어떻게 쓰는 것인지 아득하면서도 할 일이 많이 남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좋습니다. 이 책이 끝나고 나면, 다음은 시집이 될지 혹은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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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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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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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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