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 a veces
- 단어를 찾은 곳
자신에 대한 연민 없이, 마치 다른 사람의 삶에 호기심을 갖듯 그녀는 이따금 궁금해진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가 먹어온 알약들을 모두 합하면 몇 개일까? 앓으면서 보낸 시간을 모두 합하면 얼마가 될까? 마치 인생 자체가 그녀의 전진을 원하지 않는 것처럼 그녀는 반복해서 아팠다. 그녀가 밝은 쪽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는 힘이 바로 자신의 몸속에 대기하고 있는 것처럼, 그때마다 주춤거리며 그녀가 길을 잃었던 시간을 모두 합하면 얼마가 될까?
Sin compasión de sí misma, como si sintiera curiosidad por la vida de otro, a veces se hace estas preguntas:
한강, 흰, 80쪽
- 나의 단어라면
물성(物性)
: 『철학』 자아에 대립된 물건의 보편적인 성질.
: materia
- 단어를 찾은 곳
통증 때문에 그녀는 전신 엑스레이을 찍은 적이 있다. 청회색 바닷속 같은 뢴트겐 사진 속에 희끗한 해골 하나가 서 있었다. 사람의 몸속에 돌의 물성을 가진 단단한 것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게 느껴졌다. 그보다 오래전, 사춘기에 접어들 무렵 그녀는 뼈들의 다양한 이름에 매혹되었다. 복사뼈와 무릎뼈. 쇄골과 늑골. 가슴뼈와 빗장뼈. 인간이 살과 근육으로만 이루어진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이상하게 다행으로 느껴졌다.
Le pareció asombroso que se sostuviera dentro del cuerpo humano algo duro hecho de la misma materia que la roca.
한강, 흰, 88쪽
- 나의 단어라면
추신
마냥 짧다고 할수만은 없는 베낭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유명하고 멋있는 것을 보면 느끼는 것이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옆에 누워있는 개들, 오래된 거리 같은 것들을 보며 생각이 많아집니다. 왜 살아가는가 라는 질문대신 어떻게 살아가는가 라고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저는 이번 여행에서 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 무슨 맛으로 살 것인가로 바꾸어 물어본 것 같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
은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