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블 8개로 월 억대 매출, 공탄의 디테일

오프라인 공간에 가면 짐짓 진지하게 분석하곤 합니다. 오프라인 비즈니스 스터디를 하며 생긴 습관이죠. 이제 정답률도 꽤 높은 것 같아요. 전문가와 티키타카가 되거든요. 그런데 난제가 등장했습니다. 즉석 양념 소갈비 전문점 공탄이 그 주인공입니다.

첫 외식 창업, C급 입지, 그리고 테이블 8개.

이 조건을 안은 채로 어떻게 월 억대 매출을 일으키는 걸까요? 궁금증을 해결하러 안양 인덕원으로 향했습니다. <오프라인 그라운드> 인터뷰 시리즈 두 번째, 공탄 김경환 대표입니다.

INTERVIEW

테이블 8개로 월 억대 매출, 공탄의 디테일

Q. 안녕하세요. 공탄을 3년 동안 준비했다고 들었어요.

저는 특전사 출신이에요. 전역 후 이런저런 경험을 쌓았어요. 온라인 쇼핑몰도 하고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도 해보고요. 그러다 외식 창업을 결심하고 3년 동안 고깃집을 다니면서 메뉴와 컨셉을 고민했어요. 어떤 고객을 상대로 할지부터 상권 분석까지 끊임없이요. 안양은 제가 살고 있는 곳이라서 특히 많이 다녔죠.

Q. 그동안 하던 일에서 방향을 튼 셈이네요. 이유가 있을까요?

아이가 태어나니까 번뜩 정신이 들더라고요. ‘내가 하는 일은 물려주지 못하는 일이구나’ 하고요. 그래서 가업이 될 만한 일을 고민하다 외식업까지 생각이 미쳤어요. 평범한 사람이 가장 쉽게 접근 가능한 게 외식업이잖아요.

Q. 외식업 중에서도 왜 고깃집이었을까요?

저는 처음부터 갈빗집을 떠올렸어요. 고깃집 말고 갈빗집이요. 삼겹살집, 치킨집을 물려주는 사례는 많이 못 본 것 같아서요. 근데 가든형 갈빗집은 몇 대째 하잖아요? 삼원가든, 해운대암소갈비, 송도갈비, 천지연 등등. 대신 갈비 중에서도 즉석 양념 소갈비로 방향을 잡았어요. 돼지갈비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가 있어서요. (명륜진사?) 그렇죠. 그런데 소갈비 전문점은 딱 떠오르는 게 없더라고요. 공탄이 즉석 양념 소갈비 전문점으로 포지셔닝한 이유예요.

Q. 처음부터 가업이 될만한 음식점을 그린 점이 굉장히 흥미로워요. 자연스럽게 프랜차이즈는 배제했겠네요.

네, 생각도 안 했어요. 조그마한 갈빗집을 연 뒤에 조금 키워서 물려줄 생각이었어요. ‘그 후엔 아이가 알아서 하겠지’ 하는 단순한 생각으로요. 대규모(공탄 프라이빗)로 확장할 생각은 처음엔 못했어요.

Q. 메인 메뉴 3개로 단출한 편이에요. 그렇게 구성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에는 2개만 하려고 했어요. 흔히 먹는 갈빗살과 특수 부위인 안창살만 생각했죠. 그러는 도중 몽탄으로 인해 우대갈비라는 키워드가 떴어요. 몽탄과 자르는 방향부터 다 다르지만 이름은 차용해서 메뉴를 확정했죠. 3개만 한 이유는… 고기 손질을 제가 다 했기 때문에 그 이상은 어려워서요. 우대갈비를 한정 판매한 이유이기도 해요. 매일 새벽 5시까지 고기 작업하고 그랬어요.

Q. 후기에 미역국과 된장찌개 이야기가 많아요. 서비스답지 않은 미역국과 가격 대비 퀄리티가 훌륭한 된장찌개라고요.

제가 온라인 쇼핑몰을 했다고 했잖아요. 창업 당시 코로나 시기라서 다들 배달에 열중했는데 저는 반대로 갔어요. 창업과 동시에 온라인에 뛰어들었죠. 마침 캠핑 시장을 확인한 터라 캠핑 패키지부터 만들었어요. 우대갈비랑 미역국, 된장찌개, 각종 채소를 한 데 묶어서요. 한번 먹어본 사람은 주문할 거라고 생각한 거예요. 미역국과 된장찌개는 일부러 퀄리티를 엄청 높였어요. 사실 매장에선 나가면 나갈수록 마이너스예요. 미역국은 공짜, 된장찌개는 2천 원이니까요.

Q. 포장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이유가 있을까요?

네, 쇼핑몰 매출을 늘리려고요. 온라인도 하나의 매장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중장기적으로는 쇼핑몰이 더 커질 거라고 봐요. 현재도 매장 매출은 코로나 시기와 비슷한데 쇼핑몰 매출은 굉장히 올랐거든요. 쇼핑몰은 매장보다 단가가 나가요. 된장찌개가 쇼핑몰에선 8천 원이죠. 거기다 배송비까지 있어요. 그러면 온라인 쇼핑몰 특성상 한 번 주문할 때 많이 해요. 이런 저만의 노하우가 잘 들어 맞은 것 같아요.

Q. 접근 방식이 상당히 흥미로워요. 오프라인과 온라인, 투 트랙 전략이네요.

시작은 미미할 수 있지만 온라인 쇼핑몰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3년이나 준비한 거기도 해요. 쇼핑몰에서 음식을 팔려면 허가부터 해서 챙겨야 할 게 많거든요. 코로나 시기를 겪어서 다들 알겠지만, 매장은 사회 분위기에 따라 변동이 심해요. 그게 굉장히 스트레스거든요. 아이도 있는데 매장 하나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었어요. 고민하다 보니 오프라인 온라인, 투 트랙 전략이 나왔죠.

Q. 상권을 택한 이유도 궁금해요. 상권 결정에도 특별한 전략이 있을 것 같아요.

제가 살고 있고, 잘 아는 안양만 봤어요. 안양 상권은 범계, 평촌, 그리고 인덕원으로 나눌 수 있어요. 우선 범계는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비싸요. 고객은 20대 초반이 많고요. 평촌은 집합 건물 상가가 많아요. 저는 아이템 특성상 단층을 찾고 있어서 인덕원이 가장 적합했어요. 문제는 당시 인덕원 상권이 죽어있었다는 거죠. 거리가 캄캄했어요. 더군다나 부동산이 C급 입지였는데 조건을 보면 들어갈 수밖에 없었어요.

Q. 현실적인 문제로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는 뜻일까요?

그런 것도 있죠. 근데 나름대로 기준이 있었어요. 회사와 아파트, 그리고 빌라가 어우러져 있어야 한다는 거죠. 고소득층부터 중산층, 그리고 일반 서민까지 공존하는 상권에 들어가고자 했어요. 예를 들어 여의도나 위례 신도시같이 높은 건물만 있는 곳은 후보도 되지 않아요. 제 아이템과 궁합이 맞지 않으니까요. 인덕원을 택한 또 다른 이유는 전체적으로 장사가 안 됐지만 안양 전체 매출 1, 2위 매장이 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원조곱창과 원시쪽갈비라고 둘 다 유명 맛집이죠. 그 외에 잘 되는 집이 일부 있었는데 다 고깃집이었어요. 소갈비로 충분히 승부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가게가 생기면 한 번쯤은 가보잖아요. 제대로 하면 팬이 생길 것 같더라고요. 그 정도의 입지는 된다고 판단했어요.

Q. 부동산은 몇 개 정도 보고 결정했는지 궁금해요.

세기 어려워요. 3년 동안 계속 봤어요. 자금이 넉넉지 않아서 권리금 저렴한 곳 위주로요. 마지막까지 고민한 곳은 권리금을 6천만 원에서 안 깎아줘서 포기했어요. 그리고 다른 부동산을 찾다가 본점 자리를 만난 거죠. 전면이 넓고 천고가 높은 매장을 원했는데 마침 딱 맞았어요. 권리금 1천5백만 원에요. 바로 계약을 했어요.

Q. 초기 자본금을 어떻게 썼는지도 궁금해요.

총 2억 원이 있었고, 부동산 보증금에 4천만 원을 썼어요. 5천만 원이었는데 코로나 시기여서 깎을 수 있었죠. 그리고 월세가 2020년 당시 240만 원이었어요. 입지가 좋지 않으니 월세가 저렴했는데, 그것도 제 기준이었어요. 월세가 300만 원을 넘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권리금은 특별한 기준 없이 ‘저렴하면 저렴할수록 좋다’고 접근했어요. 운 좋게 1천5백만 원에 구했는데 마침 전에 운영하시던 사장님이 집기를 다 놓고 가서 제겐 득이 컸죠.

Q. 반대로 보면 집기까지 두고 폐업한 자리예요. 불안하지 않았나요?

상권 분석을 했기 때문에 불안하지 않았어요. 소상공인 상권 분석 사이트에 가보면 내 자리에 어떤 업종이 드나들었는지 알 수 있어요. 확인해 보니 고깃집이 예전에 10년이나 운영했더라고요. 족발집도 4년을 하고요. 직전엔 낙지집으로 3개월 만에 접었는데, 부업으로 하다가 안 되니까 빨리 접은 모양이에요. 그러니까 자리 자체가 나쁜 곳은 아니라고 생각했죠.

Q. 인테리어에는 얼마나 들었을까요?

6천만 원 정도요. 인테리어도 할 말이 많아요. 숨고를 통해 만난 분께서 직영으로 연결해 줬는데, 결과적으로 사기를 당했어요. 막판에는 간판도 안 달아 주더라고요. 그래서 간판집 사장님과 직접 의왕시 내손동 재건축 단지에 가서 간판을 떼어와 리폼했어요. 간판에 불이 안 들어오는 게 그 이유예요.

김 대표가 포토샵으로 만든 공탄(왼쪽)과 시공 후 공탄

Q. 우여곡절 끝에 완성한 것치고 상당히 성공적으로 보여요. 세월의 흐름이 잘 느껴진달까요.

제가 미술을 해서 감각이 조금 있는 것 같아요. 여러 브랜드를 참고해서 저만의 스타일을 만들었어요. 군인 출신인 점도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오와 열을 맞추는 걸 굉장히 좋아하거든요. 매장도 그래요. TV도 가운데 놓고, 문도 가운데, 대기 의자도 좌우 딱 맞춰 뒀어요. 후드 내려오는 라인도 일렬로 맞추고요. 그게 레트로한 느낌을 주더라고요. 그러면서도 깔끔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콘셉트 자체는 노포에 가깝지만 정돈돼 있으니 고객은 쾌적하게 느끼죠. 저는 방송에 나온 것도 벽에 붙이거나 하지 않아요. 깨끗하게 운영하려고요. 저만의 고집일 수 있는데 이렇게 해서 잘 됐다고 생각해요.

Q. 목표 매출은 어느 정도였나요? 실제 매출도 궁금해요.

처음엔 3천만 원만 팔자고 생각했어요. 테이블이 8개밖에 안되니까요. 첫 달 매출은 1천9백만 원으로 기억해요. 2천만 원 사이를 1년 정도 오갔어요. 코로나 시기여서 운영 자금을 계속 까먹었죠. 당시 직원 월급 주려고 택배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랬어요. 오후 9시에 마감하고 택배 뛰고 새벽에 고기 작업하고요. 그렇게 1년 정도 지나 코로나 팬데믹이 끝나고서 몇몇 유튜버가 방문했고, 그 효과로 매출이 수직 상승했어요. 그 후 본점은 월 1억 원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어요. 1억1천만 원에서 1억2천만 원을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아요. 하루 최고 매출은 680만 원까지 찍어봤고요. 그 과정은 블로그에 다 적었어요. 내 가게가 어떻지 될지 너무 궁금해서 쓴 게 10편이 됐어요. 블로그 글이 더 생생할 거예요.

Q. 유튜브 마케팅을 특별히 한 건가요? F&B 마케팅이 쉽지 않은데 비결이 있는지 궁금해요.

특별한 비결은 없어요. 다만 저희 고기를 보면 일반 양념 소갈비와 달라요. 보통은 검은데 저희는 빨갛거든요. 거기다 마늘을 엄청 뿌리고 탑처럼 쌓았어요. 그러니까 딱 봤을 때 되게 생경하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죠. 또 갈빗살과 안창살을 매번 설명하기 번거로워서 꽂은 깃발도 비주얼적으로 한몫했다고 생각해요. 유튜브 마케팅도 마찬가지예요. 노하우는 없어요. 돈을 지불한 건도 하나도 없고요. ‘윤코치의 맛만 볼까?’, ‘정육왕’, ‘현주엽의 푸드코드’ 모두 먼저 연락이 왔어요. 강호동 씨가 출연한 채널A ‘고기서 만나’도요. 그중 100만 조회수가 넘은 영상도 있어서 홍보 효과를 좀 봤어요.

Q. 주 고객층은 어떤가요?

타깃 고객을 40대, 그러니까 제 또래로 잡았어요. 친구 만나 돈도 좀 쓸 수 있고, 가족 외식도 할 수 있고, 부모님이나 처가 모실 일도 많으니까요. 그런데 실제로는 고객층이 굉장히 넓은 편이에요. 60대도 많고 90대도 오시고요. 성별로는 아무래도 남자가 많죠.

Q. 피크타임은 아무래도 저녁 식사 시간대겠죠?

피크타임은 오후 5시부터 8시 반까지예요. 대개 6시 정도인데 저희는 1시간 이상 빠른 편이죠. 일종의 전략인데요. 예약을 5시에서 5시 반까지만 받아요. 그 이후 시간대는 와서 대기해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어요. 일반적으로 오후 6시면 어느 고깃집이든 만석이잖아요? 저는 그 앞뒤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처음부터 영업 시작하자마자 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Q. 그래도 늦은 저녁은 어렵죠? 1, 2차 문화도 사라지고 있는 데다 공탄엔 안주 메뉴도 없잖아요.

어렵다고 느끼진 않아요. 사회 분위기도 잘 모르겠어요. 제 관심은 오로지 매출이에요. 테이블이 8개밖에 안 되니까 회전이 중요해요. 그러니까 5시부터 오픈런을 받고, 저녁 식사 시간 이후 9시에는 또다시 회전을 돌릴 수 있게 했어요. 주변에 백화점 종사하시는 분이 많아서 영업 끝나고 올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한마디로 제 구상은 빨리 드시고 가실 수 있게 하는 거예요. 식사 제한 시간이 있지는 않아요. 다만 가벼운 메뉴 자체가 없으니까 식사 끝난 후엔 ‘2차 가야겠다’, '디저트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지죠. 애초에 밥집을 만든 거예요. 의도와 다르게 술 먹기 좋은 가게가 되긴 했지만요.

Q. 사장님의 일과도 궁금해요. 여전히 매장을 진두지휘하세요?

현장에서 직원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어요. 소스나 고기 숙성 등 중요한 건 제가 아직도 다 해요. 이 루틴 잡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어요. 사실 초반엔 업무 강도가 강하다 보니 관두는 직원이 많았어요. 그래서 업무 분담을 하고 육가공 공장을 따로 뒀죠. 고기는 육가공실 직원이 작업하고 매장에선 그 외 재료 준비만 하고 있어요.

Q. “일부러 어려운 선택을 해왔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어요. 어떤 의미일까요?

저는 처음부터 가업이 될만한 갈빗집을 그렸다고 했잖아요. 그러려면 어려운 걸 해야 누군가가 못 따라 한다고 생각한 거예요. 주말 장사를 하는 이유도 그거예요. 직장인 상권 특징이 주말 장사가 안 된다는 건데, 저희는 주말도 잘 돼요. 이유는 간단해요. 다른 가게가 다 닫을 때 저는 열거든요. 인근에 아파트도 있는데 그분들도 외식할 거 아니에요? 문을 연 가게는 몇 개 없으니까 선택받을 확률은 더 높죠. 그렇게 주말 장사를 하고 월요일에 쉬어요. 이렇게 순간순간 일부러 어려운 선택을 하다 보면 누군가 혹 따라 하더라도 공탄 같은 맛과 멋은 안 나온다 생각해요.

Q. 안양 맛집으로 손꼽혀요. 원래 요리를 잘 하는 편이었나요?

그렇지는 않아요. 저는 단순하게 생각했어요. 접객 매뉴얼 첫 번째가 ‘손님이 오시면 자리를 안내하고 미역국부터 드린다’예요. 배고픈 상태로 온 분들께 등심이 들어간 미역국부터 맛보게 하는 거죠. 그 맛있는 기억이 쇼핑몰 매출로 이어질 테니까요. 미역국을 드시면 고기를 내드려요. 된장찌개를 같이 주문해도 절대 먼저 나가지 않아요. 다른 고깃집은 준비되는 대로 주잖아요? 저희는 고기 구워서 몇 조각 입에 넣으시면 그걸 보고 된장찌개를 드려요. 양념갈비가 단데 된장찌개는 짜잖아요. 단짠, 그 순서를 생각해서 접객하는 거죠.

Q. 꽤 치밀하네요. 마치 작전하는 것 같아요.

보기 보다 치밀한 편이에요. 가게 오픈했을 때는 아르바이트생한테 고기를 구워 먹게 했을 정도예요. 창문 쪽에 앉아서 4시간 동안 고기 구워 먹는 게 일이었죠. 손님 많아 보이는 작전을 펼친 거예요. 고기도 치밀하게 다뤄요. 양념 고기가 다루기 되게 어렵거든요. 숙성 시간이나 고기 두께에 따라 맛이 바뀌니까요. 대용량으로 해두면 편한데, 그러면 맛의 일관성이 없더라고요. 저만 느끼는 미세한 차이일 수 있겠지만 나름의 일관성을 지키기 위해서 매일매일 필요한 양만큼만 고기를 준비하고 있어요.

Q. 나름의 성공을 거둔 후 행보가 흥미로워요. 서울에 매장을 내고 인지도를 더 높일 것 같은데 프라이빗 매장을 냈어요. 대형화하고 고급화했죠. 위치는 더 외곽으로요. 그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사당에 2호점을 내려고 했어요. 30평 공간에 똑같은 컨셉으로요. 그런데 권리금만 3억 원인 거예요. 계산해 보니 총 7억 원 정도 필요하겠더라고요. 그 비용이면 잘 아는 상권에 필요한 매장을 내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어요. 공탄이 가족 단위 손님이 많아요. 어린아이는 물론 연로한 부모님과 함께 오시기도 하죠. 그런데 안양에서 가족 외식은 백운호수 쪽으로 많이 가거든요. 그걸 아니까 공탄의 프리미엄 버전을 기획한 거예요. 본점에선 직장인 회식도 하기 어려운데 그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인덕원과 가깝고 회사가 많은 과천과도 차로 15분 거리예요.

Q. 규모가 상당해요. 사당에 2호점을 내는 것 못지않게 많은 비용이 들었을 것 같은데요?

프라이빗 공탄 사연도 길어요. 간단히 요약하면, 인근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그곳에서 장사하던 분들께 이주권을 드렸는데 그걸 사고팔더라고요. 그렇게 1년을 알아보다 땅 주인을 만났어요. 저는 공탄을 소개하고 제 비전을 설명했죠. 건물을 지어주시면 추후 운영하며 매출을 쌓은 뒤 법인 전환해 매입하겠다고요. 이야기가 잘 돼서 의도대로 건물을 지을 수 있었어요. 설계사 미팅부터 제가 다 했죠. 추후 매입가는 35억~40억 원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Q. 공탄 프라이빗은 잘 되나요?

월 2억 원 정도 매출을 올리고 있어요. 당초 목표는 3억 원이었는데 그렇게는 안 되더라고요. 바꿔 말하면 본점이 미친 수준으로 잘 되고 있다는 뜻이죠.

Q. 장사가 잘될 수밖에 없는 디테일이 많은 것 같아요. 그만큼 직원은 일하기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힘들어했죠. 시행착오를 좀 거쳤어요. 지금 직원은 군인 출신이 많아요. 어느 정도 성숙하고 절박함도 있는 친구들이죠. 근무는 주 5일제예요. 회식이 없는 대신 한 달에 한 번 교육을 해요. 하이볼 만드는 법, 소고기 손질법 등 계속 경험을 쌓아주려고요. 한 번은 하이볼 만들기 대회를 해서 시상하고 1등 수상작을 정식 메뉴에 올렸어요. 자동차, 호텔 회원권 등 여러 혜택도 주고 있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제가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창업 의지가 있는 직원은 잘 나가지 않죠.

Q. 외식업은 잘 되면 잘 되는대로 또 고민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운영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불안 요소는 뭘까요?

제가 아플까 봐 걱정이죠. 최근 고지혈증을 진단받아서 건강을 챙겨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오전 8시 반 출근해서 새벽 3, 4시에 퇴근하는 상활을 수년간 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잠도 많이 못 자고 건강도 못 돌봤어요. 이런 불안을 해소하려면 빨리 소스 공장을 둬야 할 것 같아요.

Q. 적어도 몇 년은 다른 가게에서 일해봐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일종의 장사 불문율처럼요. 외식업 무경험자가 첫 창업에 이런 디테일과 결과를 만들어냈다는 점이 여전히 신기해요.

성공하기 위해서 혼자 치열하게 노력한 것 같아요. 고기 손질도 유튜브 보고 배웠어요. 그래서 손이 칼에 베인 상처로 가득해요. 여러 번 수술하기도 했어요. 수술한 뒤엔 붕대 감고 또 고기 썰었고요. 왜 다른 고깃집에서 일해 보지 않았냐고 묻는다면… 글쎄요. 진짜 제가 하고 싶은 가게가 없어서라고 해야 할까요? 창업할 당시 이미 38살이었어요. 살아오며 쌓인 경험이 꽤 있는 상태였다고 생각해요. 그동안의 경험을 가지고 직접 부딪히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일에 부딪혀 볼 생각인지 궁금해요. 중장기 계획을 들려주세요.

공탄 프라이빗으로 확장하고 싶어요. 벌써 지점 문의 온 분이 계세요. 또 서울 청담으로 직영 매장을 낼 계획도 가지고 있어요. 힘을 아껴놨다가 크게 빵 터트리려고요. 저의 목표입니다.

기획‧사진 공지온 ￨ 인터뷰‧글 오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