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어떻게 강남에 빌딩을 세웠을까

길을 다니다 보면 깜짝 놀랄 때가 있습니다. 입이 떡 벌어지는 빌딩에 뜻밖의 이름이 새겨져 있기도 하거든요. ‘저걸 팔아서 빌딩을? 그것도 강남에?’ 언뜻 이해되지 않기도 해요. 호식이두마리치킨 사옥 역시 그렇죠. 역시 프랜차이즈화가 답일까요?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이번 주는 치킨이 프랜차이즈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이유를 들여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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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식이두마리치킨은 어떻게 강남에 빌딩을 세웠을까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강남구청역. 3번 출구에서 고개를 들어 보면 한 높은 건물 끝자락에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호식이두마리치킨’

대구에서 시작된 치킨 브랜드 호식이두마리치킨 본사입니다. 치킨을 팔아 강남 한복판에 지하 2층~지상 18층짜리 건물을 매입한 겁니다. 2015년 당시 시세보다 100억 원 비싼 330억 원에 말입니다. 사람들은 일명 호식이빌딩을 보며 꿈을 꿉니다. 프랜차이즈화하기만 하면 큰돈을 벌 수 있다고 믿으면서요.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그럼 호식이두마리치킨은 어떻게 한 걸까요?

ⓒ호식이두마리치킨

프랜차이즈화하면 큰돈 번다?

흔히 프랜차이즈화하면 큰돈 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0개 정도 되면 수입이 대단하리라 여기죠. 그런데 10개여도 적자 나는 곳이 많습니다. 현장에선 50개 이상 돼야 돈 번다는 말도 있죠.

기본적으로 한국 프랜차이즈는 물류 유통으로 돈을 법니다. 즉, 물류 유통이 시스템을 갖추기 전까지는 큰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포인트는 어떻게 시스템화하느냐인데, 이는 아이템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특정 아이템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쉽지만 어떤 아이템은 또 그렇지 않아요.

프랜차이즈와 아이템의 상관관계

고깃집 프랜차이즈를 가정해보겠습니다. 돼지고기, 소고기 유통으로 본사는 얼마나 이익을 남길 수 있을까요? 돼지고기, 소고기 가격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본사에서 납품받고 어쩌면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요.

‘축산시장이 더 저렴하겠는데?’

가맹점주가 ‘몰래 사서 쓸까’ 고민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러다 간판 갈아 걸고 자기 장사를 시작할 수도 있죠. 이는 고깃집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가격이 익히 알려진 물류를 유통하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지는 공통된 한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밥집, 떡볶이집, 햄버거집, 샐러드집 등등 이 문제에서 자유로운 곳은 많지 않습니다.

ⓒ언스플래시

치킨이 프랜차이즈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이유

치킨집은 어떨까요? 시중 프랜차이즈 중 압도적으로 영업이익이 높은 브랜드는 BHC, BBQ, 교촌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라는 공통점이 있죠. 치킨업계 빅3라 불리는 세 브랜드의 영업이익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2024년 기준 교촌이 3.2%, BBQ가 16.93%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BHC는 무려 26.07%에 달했습니다.

치킨집은 물류 유통 구조상 본사가 취할 수 있는 이익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원가율이 낮으니까요. 협력사로부터 닭·소스·무 등 원·부자재를 낮은 가격에 구매한 본사는 상당 부분 이익을 붙일 수 있습니다.

원육부터 볼게요. 닭고기는 돼지고기, 소고기에 비해 원육 자체의 가격이 과거에 비해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다. 닭고기 가격도 익히 알려져 있긴 하지만, 양계장을 통째로 계약해 몇천, 몇만 마리를 본사가 사들이는 가격과 시중 가격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서 이익 구조, 즉 시스템이 생깁니다.

ⓒ교촌치킨

또 다른 핵심은 소스입니다. 본사는 소스를 한 번에 몇 톤씩 만들어서 가맹점에 판매합니다. 이 수익이 상당해요. 치킨집에는 파우더 등 가맹점에서 자체적으로 만들 수 없는 것들이 꽤 많습니다. 소스와 파우더는 맛의 핵심인데다 따라 하기도 쉽지 않죠.

더욱이 치킨은 손꼽히는 외식 메뉴입니다. 일상식인데 조금 특별한 지점에 있어요. 이때 사람들은 익숙한 브랜드를 찾습니다. 아는 맛이 가장 매력적인 법이니까요. 기가 막힌 자체 소스를 개발한 동네 브랜드가 있다 하더라도 프랜차이즈를 이기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으면 치킨 프랜차이즈는 날개를 달 수 있습니다. 호식이두마리치킨뿐만이 아닙니다. ‘장사의 신’ 은현장 대표도 소위 말하는 업계 탑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지 않았습니다. 자본금 3천만 원으로 후라이드참잘하는집을 창업한 뒤 190억 원에 매각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리고 그는 다시 사업을 하면 그때도 치킨 브랜드를 할 거라고 했죠. 어쩌면 당연한 선택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큰돈을 벌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을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