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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고요하고도 가장 일몰이 아름다운 바다, <몰운대>

1월 16일 :: 마음건강 큐레이션_여행

2026.01.16 | 조회 38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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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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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여행지 <부산 다대포 몰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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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대포는 부산의 바다들 중에서 어쩌면 막내 같은 곳입니다. 해운대, 광안리, 송도에 비해서 사람들의 발길도 적고 인지도도 높지 않아요.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지나칠 일은 잘 없는 곳이라고나 할까요? 부산 사람들에게도 “거기를 좋아한다”라고 말하면 “오, 그래”라는 답변이 돌아올 때가 참 많은 곳입니다. 그런데 어쩌면 오래 기억에 남는 장면은 이런 모두가 찾아가는 곳이 아닌, 조금은 외딴곳에서 만들어지기도 하지 않나요? 사람이 지나치게 많지 않고 또 너무 번화하지 않은 곳. 그래서 오히려 어느 순간에는 자연과 나 단둘만 남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곳 말이에요. 왜 우리는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하곤 하죠.

 

“와, 이 장면은 평생 안 잊히겠다.”

 

누군가는 아이슬란드 여행을 가서 끝없이 펼쳐진 빙하를 보았을 때, 누군가는 알래스카에 가서 하늘 가득 채운 오로라를 보았을 때, 또 나이아가라 폭포 앞에 섰을 때를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잊지 못할 만큼 마음에 새겨지는 기억은요, 꼭 세계적인 관광지에서만 만들어지는 건 아니더라고요. 내가 정말 사랑했던 그 사람과 헤어졌던 어느 골목, 그리고 어린 시절에 가장 좋아했던 놀이터 끝자리에 있는 그네. 그리고 사람 관계 속에서도 마찬가지예요.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이 뜻밖에 건넨 따스한 위로 한마디, 어릴 적에 그토록 갖고 싶었던 장난감 하나를 선물받고 포장지를 뜯던 순간. 사진으로 남길 만한 장면도 아니고 일기장으로 쓸 만한 기억이 아닐 수도 있지만, 또는 심지어 그 일기장을 잃어버렸을 수도 있지만, “이건 정말 잊히지 않는구나”라는 느낌으로 이따금씩 툭툭 수면 위로 올라오듯 얼굴을 내미는 오래된 기억들이 있죠. 그런 추억은 의외로 아주 수수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하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다대포는 꽤 적합한 여행지예요. 부산의 여러 해수욕장들 가운데 정서향으로 완벽한 일몰을 볼 수 있는 바다거든요. 해가 바다 위를 가로질러 수면 아래로 완전히 사라지는 그 과정을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끝까지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한데요. 시야에 걸리는 건물도 전혀 없고 인공적인 구조물도 아예 없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바다와 나 단둘만 남는 광활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하늘은 서서히 새빨갛게 물들고, 바다는 그 색을 고스란히 바다 안에 안은 채로 하늘과 바다가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줘요. 그리고 그곳을 찾은 몇 안 되는 사람들은 카메라를 찰칵찰칵거리기보다는 대부분 가만히 서서 바라보는 경우들이 참 많습니다. “그냥 보고 있자”라는 생각이 자기도 모르게 올라오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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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일몰을 보기 좋은 곳은요, 다대포 해수욕장 끝자락, 다대포 공원을 따라 기암절벽 옆으로 이어진 나무 데크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나오는 ‘몰운대’라는 장소예요. ‘구름에 가려지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예전부터 안개와 구름이 자주 끼는 신비로운 절경이자, 다대포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자연적인 전망대 역할을 해온 곳이에요. 우리 선조들부터 수많은 사람과 세월을 거쳐 바다와 사람이 마주할 수 있게 해준 고마운 공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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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서면 그저 묵묵히 해는 내려가고, 우리는 그 앞에 서서 조용히 머물러 있습니다. 사람도 적고 건물도 별로 없고 음식점도 많지 않아서 소리도 별로 안 들려요. 바람 소리, 파도 소리가 전부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런 장면은 시간이 지나보면 가장 오래 남습니다. 특별한 설명도 없고 특별한 연출도 없고, 그저 그 순간의 공기와 색감, 마음의 온도만으로 꽉 차게 되더라고요. 겨울에 가시면 특히 더 그렇습니다. 차갑고 텅 비어 있고, 그런데 그래서 오히려 많은 것들을 품어주는 공간처럼 느껴져요. 이곳에서는 해수욕을 할 필요도 없고 서핑을 할 필요도 없고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바라보고만 있어도 되는 공간이랄까요.

 

어쩌면 아주 화려하지 않아도, 아주 대단하지 않아도, 오래 남는 기억은 이렇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좋은 순간으로 고요하게 머무르는 장면들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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