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편지
구독자님, 안녕하세요? 안단테입니다. 부쩍 차가워진 날씨에 건강하셨나요? 사실 저는 내내 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답니다. 계절이 변하고 그 온도에 적응하는 시간, 환절기의 부침을 온전하게 겪었다고 할까요?
그렇지만 또 좀 어려웠으면 어떤가요. '아직 에너지가 부족하구나. 더 충전해야겠구나. 그냥 이런 시기를 보내는 중이구나.' 하면 되는걸요. 그래서 요즘 저는 마음과 몸의 힘을 채우는 일에 가장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구독자님은 어떻게 힘을 얻으시나요?
안단테의 마음건강 큐레이션
지금 나의 배터리는 몇 퍼센트 남았을까?
일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고 다짐하고 마음을 돌보며 다독여도 가끔 신체적인 힘이 모든 것을 압도하기도 합니다. 몸이 너무 힘들면 무언가 다짐을 하거나 돌볼 기운이 없는 것이지요. 듣기만 해도 기 빨리는 장염, 약도 듣지 않는 편두통, 열흘 연속 야근한 몸상태 같은 것을 상상해보세요. 가만히 마음을 바라보기에는 어려운 장벽이 눈 앞에 거대하게 서 있지 않나요?
그럴 때에는 내 몸이 안정될 수 있을 만큼 에너지를 충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E와 I의 함정
MBTI의 열기가 식는 듯 하더니 어느 순간 동시대 한국 사회를 관통하는 전제로 자리 잡은 듯합니다. 뜨겁지는 않아도 적당한 보편성을 획득한 상태로 보여요. 최소한 제가 주변에서 만나는 10대부터 50대까지, 대부분의 사람들과 MBTI를 묻고 답하는 것이 가능하거든요.
ENTJ 와 ISFP. 저는 상반되는 두 개의 MBTI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수치로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요.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는 제 성향은 ISFP 입니다. 나만 아는, 나다운 성향이요. 재미있는 것은 사회에서 저를 만나는 사람들은 고민의 여지없이 저를 ENTJ로 본다는 것입니다. 이 차이는 가끔 저 자신에게 혼란을 주기에도 충분합니다. 특히 외향(E)과 내향(I)에 있어서요.
퇴근하고 뭐하세요? 주말에 놀러갈래요?
지인들의 물음에 대답은 언제나 '집에 가요. 집에서 쉴래요.' 입니다. 활발하고 에너지 넘치는 분들이 주로 물으시고는 '집에 있겠다'는 제 대답에 종종 의아해하시구요. 제가 ‘대문자 E’ 일거라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때때로 보이는 것과 실제는 참 다릅니다. 저는 평일에는 퇴근 후 가족과 저녁을 먹으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혼자 쉽니다. 주말에는 가벼운 운동을 하고요. 그렇게 해야 낮동안 또 사람들을 만나고 웃으면서 일을 할 수 있거든요.
네, 저는 [집에서 혼자 쉴 때] 충전이 되는 사람입니다. 조금 더 정확하게는 '편안함과 안전함을 느끼는 공간에서 혼자 있는 시간'으로 에너지를 얻습니다. 외향적인 모습으로 일하느라 배터리를 다 쓰고 난 뒤에는 고요와 고립에 들어가야 회복되는 내향적인 사람이라고 할까요. 그런데 이 사실을 깨닫기까지 꽤 지난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저도 제가 외향적인 사람인 줄 알았거든요. 피곤하고 힘들어도 약속을 잡고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고 착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맞지 않는 충전은 조금씩 쌓여서 갑자기 툭. 문제가 되곤 했지요.
한계에 닿아서 나오는 문제는 몸이 아픈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하다하다 몸까지' 아파지는 거죠. 그렇게 몸이 아프거나 큰 스트레스가 지속될 때에는 특별한 충전이 필요합니다. 다시 '보통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힘을 모아야 하는 상태가 된 거라고 생각해요. 그럴때에는 완전한 차단의 시간을 가집니다. 모두가 아는 단어, 전문용어로 ‘잠수’입니다.
오늘의 추천
완전한 차단이란 사회 전체와의 단절이라기 보다는 '내가 가진 관계성과의 단절'에 가깝습니다. 소란하고 복잡한 것들, 너무 많은 연결과 속도감을 멈추는 장치이지요. 디지털 디톡스라는 표현에 빗대자면 휴먼디톡스나 소셜디톡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얼마전부터 몇몇 매체와 SNS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고독스테이: 디지털 단식원' 이라는 장소인데요, 인터넷 예약을 통해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 한복판에 있다는 접근성의 이점도 크지만, 일상적이고 부담스럽지 않은 고립이 가능하다는 것이 매력적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가장 보편적인 '단절'일 수 있는 템플스테이가 있겠지요. 사실 저는 한번도 템플스테이를 가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가장 가까운 가족과 몇몇 친구들이 자주 다니기에 들은 이야기가 적지는 않아요. 경험이 없음에도 추천할 수 있는 이유는 결국 '익숙한 관계, 일상과의 단절'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백양사' 템플스테이는 스무군데 이상의 템플스테이를 다녀온 제 남편의 추천인데요, 유명한 사찰음식 대가 스님이 계신 곳이라서 공양이 무척 맛있었다고 하더군요. '밥 먹으러 가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몸과 마음을 회복하는데 좋은 음식이 큰 힘이 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소개드리는 곳은 ‘예수원’. 강원도 태백에 자리한 카톨릭 공동체입니다. 제 마음 깊은 곳에 숨겨진 안전가옥과 같은 그곳은, 전화로만 예약을 받고 서울에서 출발해도 4시간은 가뿐히 걸립니다. 요즘 세상과 참 안 어울리죠. 휴대전화나 노트북 같은 전자기기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고 음주나 흡연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2박 3일만 머무를 수 있고 주말에는 원내에 남을 수 없다는 제약을 두되 어떠한 비용도 받지 않는 고요한 수도원은 불편한 자유를 느끼게 합니다. 근래 보기 드문 단출한 식사까지 포함해서요. 그곳에서의 시간은 모든게 넘치는 시대에서 완벽히 한 발 물러나는 경험으로 남습니다.
소개를 마치며
매일 휴대전화를 충전하는 것처럼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충전은 필요합니다. 충전하지 않아도 되는 휴대전화가 없는 것 처럼요. 충전기만 보이면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를 충전하면서도 보조배터리까지 챙겨다니는 세상인데, 우리가 그 작은 기계보다 중요하지 않을 수는 없잖아요?
짧거나 길어도, 완전하거나 여지를 남겨도 몸과 마음에 힘이 생긴다면 그것이 나에게 필요한 충전입니다. 그 방법은 다양할 수 있지만 필요 여부는 다를 수 없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 주말에 하루 혹은 일부러 만드는 며칠. 멈추고 채우는 충전이 주는 무던한 든든함을 챙기며 겨울을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몸도 마음도 춥지 않도록이요.
포근하고 따뜻하게 우리를 돌보다가 건강하게 만나요.
구독자의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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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추천하고 싶은 '나를 충전하는 장소'가 있나요? 아래의 링크로 소개해 주세요. 선정되신 분들은 다음 이 시간에 함께 소개해 드립니다. 총 3회 이상 선정되신 분들은 월간 마음건강의 객원 에디터 참여 기회를 드립니다.
brand story
장재열의 월간 마음건강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본 레터는 매거진, 워크숍, 컨설팅을 통해 스스로 온전히 멈출 수 있는 마음의 자생력을 기르는 브랜드 오프먼트 offment의 뉴스레터입니다. 뉴스레터에 소개된 다양한 가치를 다양한 매개체로 개발하고, 전달합니다. 더 많은 정보, 문의 사항은 아래 홈페이지를 방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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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댄서
요즘에 지하철이나 버스같은곳을 이용하면, 다 휴대폰만 보고있는 모습이 항상 보이는데요. 사실 저또한 휴대폰에만 집중이 많이 되는 사람이라 제자신을 보는것같아 가끔 마음이 아련해집니다. 우린 왜 잠시도 쉬지않을까 라고말이죠. 그럴때 휴대폰을 잠시 거두고 잠수타는것도 좋은방법이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전에는 잠시라도 휴대폰을안보면 큰일날꺼라고 생각했거든요. 일적으로 연락오면 당장 답장해야되는데 이렇게 말이죠. 물론 현재도 그렇긴해요. 그럴때는 잠시 휴대폰을 꺼내야겠다고 다시한번 다짐하는 글이었습니다. 하하 감사합니다. 오늘 딱 3분이라도 휴대폰을 잠시 꺼놓을려고요
안단테
말하는 댄서님, 안녕하세요. 저도 한동안 일부러 스마트워치를 차지 않고 출근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제가 너무 즉각적으로 반응하다보니 점점 더 조급해지는 것 같아서요 ㅎㅎ 사실...그래봐야 몇분 길어야 몇십분 차이인데 그거 늦게 확인한다고 큰일날 일은 아니더라구요. '큰일'나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더라구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편안한 저녁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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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
저도 23년 12월 말에 템플스테이를 다녀온 적이 있어요. 거긴 강제는 아니었지만 제가 최대한 휴대폰을 멀리하려고 했던 기억이 나요! 디지털디톡스... 꾸준히 노력하지만 잘 안되는 부분인데, 그래도 예~~전보다는 스마트폰 중독이 좀 나아지고 있어요! 소개해주신 곳들 북마크 해두었다가 찾아가볼게요!! 감사합니다!
안단테
테이님 안녕하세요:-) 꾸준히 노력하신다는 건 스스로 꾸준히 살핀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잖아요. 멋집니다:-) 이런저런 내 피난처를 많이 만들어두었다가 문득 떠오를 때 선택하셔도 좋을거예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따스한 저녁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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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누나
안단테님이 던져주신 질문에 나는 어떻게 힘을 얻는 사람인가?? 생각해 봤어요 저는 외향적인 사람이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집에서의 편안한 시간으로 충전하는 사람이더라고요 물론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도 충전되긴 하지만 집에서 늦잠도 자고 뒹굴뒹굴 소파에 누워 티비도 보고 여유롭게 책도 읽으면서 보내는 시간은 꼭! 있어야 몸과 마음이 리플래쉬 되는 느낌이에요^^ 그래서 추천해주신 곳들 하나하나 너무 가보고 싶네요~ 연말이라 그런지 사진만으로 맘이 몽글몽글해져요 이렇게 귀한 정보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몇 년 전 부터 MBTI는 혈액형을 앞도하는 중요한 지표가 됐죠?? ㅎㅎㅎ 16개의 유형으로 사람을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T 와 F, P 와 J를 구분하면서 상대를 이상한 사람이 아닌 나랑은 다른 사람이라고 이해하게 돼서 저는 참 좋더라고요^^ 나를 알고 충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을 알고 배려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오늘도 이렇게 좋은 글로 마음충전하고 갑니다😜
안단테
사랑이누나님 안녕하세요:-) 맞아요! 타고난 성향 만큼이나 시간의 흐름이 안겨주는 변화도 참 매력적이죠. 나도 변하고 그도 변할 수 있고 사회도 계속해서 변하는 중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는 것 또한 살아가는 재미인 것 같아요. 사랑이누나님 말씀처럼 나와 타인 모두를 이해할 수 있음도 정말 감사한 일이구요. 다정한 시기를 지내시는 것 같아서 제 마음도 참 좋습니다. 오늘 하루도 평안하셨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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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시
저는 I와 E가 반반으로 나오는 사람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제가 내향형이라고 하면 그럴리가 없다며 펄쩍 뛰곤하는데요. 저는 사람들과 대화하는게 두렵지 않고 낯선 사람과 이야기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쉴 때는 혼자 오롯이 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MBTI가 사람들을 단편적으로 나누는 오직 16가지의 유형이라 디테일한 부분은 구분하지 못하더라고요.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든 말든 저는 저의 힐링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집중력이 약한 편이라 혼자 집에서 과제를 하거나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요. 요즘엔 휴먼디톡스가 유행이군요. 얼마 전 핸드폰을 맡기고 들어가는 카페가 있다고까지는 들었는데 디지털 문명도 좋지만 강제적으로 끊어낼 정도로 자기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핸드폰의 유튜브 어플을 사용중지해놓곤 합니다(유튜브는 기본어플이라 삭제가 안됩니다) 그리고 꼭 필요할 때만 잠시 중지를 풀어서 사용하곤 하죠. 유튜브를 볼 때는 행복하지만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을 여러 차례 느껴봤기에 가끔씩만 이용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안단테
도로시님 안녕하세요:-) 도로시님도 외향과 내향을 오가는 분이시군요. 세상에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완벽한 지표는 없겠지요. 그저 조금 더 이해의 여지를 넓힐 수 있는 힌트처럼만 생각하면 괜찮은 것 같습니다. 어플 사용을 중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덕분에 배웁니다. 저는 기계를 잘 다루지 못 하는 사람이라서 이런 부분에 참 느려요. 고맙습니다. 편안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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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리스
안단테님 글 보면 정말 폭풍 공감합니다. 저도 후천적 ENTJ이지만 알면 알수록 제가 INFJ더라구요. 그러다보니 충전이 부족하면 몸이 신호를 보내고 번아웃으로 잠수모드, 디지털 디톡스 모드 들어가죠~ 혼자 요가 리트릿, 템플 스테이 등 고립을 해야 채워지는 사람이라 이번에도 저를 고립시키러 갑니다. 이렇게 내가 충전이 필요한 타이밍을 알아채고 충전되는 장소를 찾아 충전 시간을 보낼 줄 알게 된 것만 해도 정말 큰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 안단테님도 환절기에 잘 돌보시교 충전하셔서 겨울 준비 하시길 바래요. 아 그리고 알려주신 고독스테이, 예수원, 백양사 모두 맵에 가고 싶은 곳으로 저장 해뒀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단테
앨리스님 안녕하세요:-) 우리는 모두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시기마다, 상황마다, 혹은 내 컨디션에 따라서도 사실 시시각각 달라질 수 있는 것 같아요. 스스로 충전이 필요한 타이밍을 알아채고, 그런 시간을 보낼 줄 안다는 것! 진심으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엄청난 행복이나 굉장한 성취에 대한 욕구가 없어져서 그런지 나 하나만 잘 돌볼 줄 알아도 충분한 삶이지 않나....싶더라구요. 앨리스님의 겨울이 몽글몽글하기를 바랍니다:-) 오늘도 편안한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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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캔두잇
MBTI 이야기로 시작해서 안단테님의 인생 그리고 공간 추천까지 이번 뉴스레터 저엉말 유익하네요 ! 좋은 문장을 읽고나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
안단테
유캔두잇님 안녕하세요:-) 유캔두잇님은 닉네임만으로도 보는 분들에게 힘을 주시네요! 이렇게 댓글을 남겨주셔서, 닉네임을 제가 보고, 소리내서 읽고, 덕분에 힘을 얻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하루도 기분 좋게 마무리하시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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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리
안단테님, 저번 칼럼에서, 제가 어떻게보면 굉장히 딥한? 댓글을 남겼고, 거기에 안단테님이 정말 정성과 진심을 다해 대댓글을 남겨주셨었어요. 기억 하실지 모르겠네요 :) 저는 그 대댓글을 읽고 또 읽었어요. 눈물이 맺히더라구요. 너무 너무 바빠서 다시 대댓글을 단다는걸 잊고 지나쳐버렸지만요. 이렇게 새글에서라도 뒤늦은 감사를 전할 수 있어 다행이에요. 안단테님의 그 따뜻한, 경험자만이 전할 수 있는 무게가 실린 그 댓글이, 저의 그 하루와 제 며칠을, 더 나아가 제인생에 작은 울림과 적지 않은 큰 힘이 되었어요. 저는 지금 몸과 마음의 배터리가 0인 것 같아요. 다 방전되어서 켜지지도 않는 그런 상태 말이에요. 그래서, 저만의 동굴에 들어가, 긴긴 휴식과 긴긴 충전의 시간을 가지려고요. 물론, 사람들과 만남도 가지고, 여행도 다니고, 이렇게 넷상으로 소통도 하고, 유튜브나 넷플릭스도 보며 커넥션을 이어가기는 하지만, 그 안에서 저만의 단단한 뿌리를 내려 보려고요. 부디 안온하고 평안한, 아무일 없이 고요히 지나가는 행복한 하루 되시길 바라요 안단테님. :)
안단테
밀리님, 무척 반갑습니다. 이렇게 다시 저와 닿아주셔서 감사해요. 밀리님의 지난 댓글은 저에게도 많은 고민을 주었었답니다. 사실 저는 말이나 글이 갖는 힘보다 말이나 글이 줄 수 있는 상처가 더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거든요. 그저 나의 시간, 나의 경험, 나의 생각일 뿐인 것들이 만에 하나 누군가에게 오히려 상처가 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으로 글을 쓰는 것이 두렵고 그래서 무척 어려운 그런 사람이요. 그런데 밀리님의 댓글을 보고나서 아주 깊이, 진지하고 정확한 마음으로 지나온 시간을 다시 복기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모르는 밀리님의 시간에 섣불리 한 마디도 얹으면 안될 것 같아서 제 시간을 냉정하게 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남긴 대댓글도 저 역시 여러번 다시 봤답니다. 한번도 뵌 적이 없지만, 밀리님이 아주 조금이라도 혹은 짧은 순간이라도 편안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하면서요. 밀리님, 건조한 듯 적당하게, 무척 느슨하더라도 닿을 수 있는 이곳에서 또 소식을 전하고 인사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충분히 쉬고 충분히 충전하세요. 맛있는 음식이나 귀여운 간식도 드시구요. 매일매일 오늘만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더 많이 누리실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겠습니다. 안단테는, 느리지만 분명하고 아름답게 라는 음악용어예요. 밀리님과 저의 겨울이, 우리의 지금이 느리지만 분명하고 아름다울거라고 기대해보려고 합니다. 따뜻한 저녁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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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의 하루
나에게 잠시 멈춤을 선물해주고 싶어요. 어딘가에서 차단, 디톡스를 위한 공간의 이끌림. 그저 숨만 쉬고 싶다는 마음을 알아차렸어요. 집에서 멀리 떠나기에는 부담스러운데 어떻게 안될까 하다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폰을 집에 두고 산책을 나서 봅니다. 쉼 추천 리스트는 언젠가 꼭 가봐야겠어요. 메모해둘게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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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청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에서 여유를 느끼는 것 같아요. 매일 아침 출근길 맞이하는 해, 낙엽, 그리고 물든채 늘어진 가로수들..사소하고 매일 보는 것들이라 지나치기 마련인데 어느순간 보면 다른 모습을 띄고 있는 것을 보면서 잠시 환기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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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저도 사람들이 저를 외향 중의 외향으로 봅니다. 그러나 사람들과 있는 시간이 2~3시간을 지나면, 급작스럽게 혼자 있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들과 있으면서 신경쓰고 챙겨주는 것이 점점 제가 기가 빨린다고나 할까. 그래서 글을 읽으면서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저도 이따금 제가 휴식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옵니다. 그러나 어느 기간 안에 해야만 하는 일들이 다가오면, 저는 지쳤을때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어요. 억지로라도 마감일 턱끝에서 끝내기는 하는데, 참 지치고 힘든 과정의 연속입니다. 어쩌면 저는 제대로 충전하는 법을 몰라서 금방 치져버리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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