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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딩 숲에서 만난 작은 낭만, 중국식 정원 <월화원>

12월 19일 :: 마음건강 큐레이션_여행

2025.12.19 | 조회 4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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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장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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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편지

 

새 코너, 마음건강 큐레이션_여행을 소개합니다. 이 코너는 잠시 마음을 내려놓고 숨 고르기에 적합한 ‘숨어있는 보석 같은 장소’를 추천하고, 이를 통해 바쁜 일상 속 아주 작은 여행의 경험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덜 알려졌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더 깊은 쉼을 주는 작고도 소중한 여행지. 저희와 함께 걸으며, 고요 속에서 나를 다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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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여행지 <수원 월화원>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서울의 종로와도 같은 곳. 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번화한 거리지만, 그 중심 한편엔 묘하게 시간이 속도부터 다르게 느껴지는 느릿하고도 고즈넉한 공간이 있어요. 수많은 대기업 건물들과 힙한 카페거리 너머에 살짝 벽 뒤로 숨어있는 수줍은 아이처럼 살포시 자리한 중국식 정원 월화원’. 아마 이 글을 다 읽고, ‘가봐야지결심한 여러분들조차 막상 가보시면 도착하기 1분 전까지도 믿지 못하실 겁니다. 처음 갔던 날의 저처럼요.

 

설마 이 복잡한 곳에, 그런 정원이 있다고?”

 

하지만 살짝 길 하나만 건너, 월화원이 자리한 효원공원의 초입에서 딱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는 순간. 다른 세계가 펼쳐집니다. 하나, 둘 건물 계단을 오르다 보면 우리에게는 낯선 파랑 벽돌과 동그란 창문이 섞인 건축 양식, 꽤나 호기롭게 공간을 지키고 있는 동물 장식까지 보노라면 수많은 영화 이름이 떠오릅니다. ‘동방불패’, ‘천녀유혼에서부터 황제의 딸이나 포청천까지... 번잡한 도심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현실과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차원의 문 앞에 선 느낌이랄까요.

 

이토록 시간 여행, 외국 여행의 느낌을 그대로 따 놓은 것 같은 작은 일탈을 선물할 수 있는 이유는 월화원의 건립 배경에 있습니다. 월화원은 중국을 흉내내서 만든 정원이 아니라 2006, 중국 광둥성과 경기도의 우호 협력 과정에서 중국 건축기술, 그리고 중국 본토의 기술자들이 그대로 넘어와 만든, 중국에서 직접 조성한 정원이랍니다. 그러니 그 느낌이 그대로 전해질 밖에요. ‘월화원이라는 이름도 광둥성 지역의 옛 명칭인 남월에서 비롯된 만큼, 이곳은 중국식 중에서도 광둥식 전통정원의 미감을 그대로 옮겨놓은 셈이지요.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정원과 닮은 듯하면서도 다르다는 느낌이 확실히 들고요, 저는 이 닮았지만 확실히 다른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아까까지는 현실에 있다가 딱 1분 사이에 해외에 온 듯, 또는 낭만적인 무협 소설의 한복판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다 보면 이토록 훌쩍떠나올 수 있구나라는 해방감과 일탈감이 그대로 전해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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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방감을 품은 채 천천히 걷다 보면 약 10분 정도면 산책이 끝납니다. 물론 그냥 걷기만 했을 때 기준이에요. 하지만 월화원은 걸으러 오는 정원이 아니라 멈추러 오는 정원이랍니다. 실제로 걸음을 멈추게 하는 포인트들이 참 많습니다. 벽에 뚫린 둥근 창은 액자 프레임처럼 풍경을 담고 있고, 분명 엄청 넓은 공간은 아닌 것 같은데도 끝이 보이지 않게, 마치 종묘처럼 쭉 이어진 문들은 정원을 한 겹 더 깊고 신비롭게 느끼게 해주지요. 인공 연못과 작은 인공 언덕, 여유롭게 드리워진 나무 그림자까지 바라볼 수 있도록 군데군데 입식문화인 중국의 생활을 그대로 본뜬 나무의자들도 마련되어 있어요.

 

이 작은 여행의 가장 좋은 점은 소리로부터의 해방이 아닐까 싶은데요. 정원을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바람 소리 나 잎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데, 이게 참 신선합니다. 분명 바로 옆엔 도심의 차 소리가 여전히 지나가고 있을 텐데도, 월화원 안에서는 신기할 정도로 그 소리가 줄어들어요. 아마도 넓게 두른 대나무 숲이 방풍림이나 방음벽 역할을 해 주는 게 아닐까 싶었답니다. 그렇게 조금은 뮤트 된 고요함 속에서 정원 곳곳에 새겨진 글귀들을 잠시씩 읽어보기도 하고, 연못 옆에서 햇빛이 비치는 방향대로 그림자가 움직이는 걸 가만히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도, 서서히 슬로우다운하며 여유를 찾아갑니다.

 

정원을 한 바퀴 돌아도 어쩐지 아쉬운 마음이 남는다면, 효원공원 전체를 걸어보는 것도 좋아요. 그리고 그 주변 수원 시내 곳곳에는 생각보다 많은 숨은 여유가 숨어 있습니다. 우리가 늘 바쁘게 지나쳐버렸던 풍경들처럼요. 요즘처럼 즐거운 뉴스 하나 찾기 어려운 날들 속에서 잠깐의 을 내거나 마음을 달래줄 작은 여행이 필요하다면, 이곳을 천천히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반나절이면 충분한 여행. 그러나 마음에는 아주 오래 남는 여운. 바삐 살아온 나 자신에게 균형 잡힌 휴식을 선물하고 싶은 날, 월화원은 꽤 좋은 선택이 될 거예요.

 

주소 :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동수원로 399

비용 : 무료

운영시간 : 09:00 ~ 22:00


 

함께 가보면 좋은 곳

 

1. 수원 온수골 온천

 

효원공원에서 차로 5. 수원에 천연온천이 있다는 사실, 의외로 잘 모르시지요?온수골은 해당 지역의 옛 지명으로 말 그대로 땅에서 따뜻한 물이 솟는 마을이라는 뜻입니다. 그런 만큼 이곳 온천은 천연 온천수로 운영되며, 노천탕까지 갖추고 있어 일본의 여느 료칸과도 견줄 수 있는 운치가 있습니다. 불가마도 함께 운영되고요. 요금은 성인 12,000, 찜질복 2000. 월화원에서 느낀 고요함을 온천의 따뜻함으로 이어가기에 좋은 코스랍니다.

 

주소 :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동수원로 232

비용 : 목욕 12,000, 찜질복 2,000원 별도

운영시간 : 연중무휴

 

2. 신동카페거리

 

월화원에서 차로 8분 남짓 이동하면 만날 수 있는 조용한 하천 산책로와, 그 길을 따라 늘어선 신동 카페거리. 겉보기엔 여느 신도시 카페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일단 다른 곳들 보다 훨씬 잔잔한 느낌이고요. 의외의 즐거움은 로컬 브랜드를 찾는 재미에 있습니다. 수원, 용인, 화성 등 경기 남부 생활권에서만 운영하는 개성 있는 카페와 베이커리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해요. 서울의 베드타운이 아닌, 독립된 생활권을 이루는 수원은 수도권이면서도 또 별개의 지역 도시 같은 고유의 특색과 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행궁동만 가보신 분들이라면 또 다른 고요한 산책 경험이 될 거예요.

 

주소 :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신동

운영시간 : 각 매장별 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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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만의 작은 여행지, 보석 같은 숨은 장소가 있다면 나누어 주세요. 아래의 링크를 통해 간단한 추천의 글과 사진을 남겨주시면, 저희 월간 마음건강 편집부에서 소개할 예정입니다. 글을 잘 쓰지 못하셔도 괜찮아요. 장소와 간단한 추천 사유, 사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저희가 자세히 소개할 테니까요. 선정되신 분은 <이달의 여행큐레이터>로 선정하여 사진과 장소 아래에 성함을 기재해드립니다. 당신의 작은 여행을 나누어, 또 다른 독자의 마음에 고요의 씨앗을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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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열 작가는 물론 다양한 관점을 가진 월간 마음건강의 에디터 그룹, 그리고 따듯하고 안전한 사람들인 월간 마음건강 동료 구독자 까지. 좋은 사람들과 함께 교감하며 삶을 조금 더 변화로 이끌어가고 싶다면, 컨트리뷰터로 함께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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