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슬러 신드롬: 인류를 1970년에 가둬 버릴 시나리오

지구의 쓰레기만큼 중요할지도 모를 우주 쓰레기 문제

2023.08.27 | 조회 880 |
0
|

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재앙에 관한 시나리오는 많습니다. 최근 가장 현실적으로 와닿는 재앙으로는 기후 변화가 있겠고, 반대로 현실성은 떨어질지언정 좀비 사태를 다루는 작품들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는 대지진이 일어난 세상을 다뤘습니다.

제가 사랑하는 애니메이션 작품 <카우보이 비밥>에서는 우주 규모의 공사를 하던 중 사고로 달이 파괴된 바람에, 지구로 파편들이 시시때때로 떨어져 지구에서 살아가기가 어려운 세상이 그려집니다. 지구에서 살아가기가 어려워지자 인류는 대부분 태양계의 다른 천체들로 이주해서 살아가고 지구에 남은 사람들도 위험한 지상을 피해 지하에 도시를 만들어 살아 갑니다.

카우보이 비밥 속 달의 파편들로 뒤덮인 지구
카우보이 비밥 속 달의 파편들로 뒤덮인 지구

과학자들이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는 재앙 중에 카우보이 비밥 속의 재앙과 흡사한 재앙이 있습니다. 문명을 1970년으로 되돌려 그 안에 가둬버릴지도 모르는 재앙, '케슬러 신드롬'입니다.

케슬러 신드롬은 1978년 나사 소속 과학자 도널드 케슬러가 생각해 낸 재앙입니다. 그 내용은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들이 서로 부딪혀 우주 쓰레기가 지구의 하늘을 뒤덮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이 경우 인류는 지구 밖으로 나가지 못할 뿐 아니라 인공위성 등의 기술들을 쓸 수 없게 되어 1970년 수준으로 문명이 후퇴할지도 모릅니다.

케슬러가 처음 이 재앙에 대해 얘기했을 때에는 별로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우주 쓰레기가 조금 생기더라도 어차피 때가 되면 대기권으로 진입하면서 불에 타 소멸할 것이라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케슬러 신드롬에 대해 설명한 유튜브 영상. 한국어 자막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 인류는 엄청나게 많은 인공위성을 궤도에 걸어두었습니다. 위 영상에 따르면 하늘에는 작동 정지된 인공위성이 2,600여 개, 모니터보다 큰 물체가 10,000여 개, 사과만한 물체가 20,000여 개, 구슬만한 물체가 500,000여 개, 작아서 추적도 안 되는 물체가 100,000,000여 개 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연간 3, 4개의 인공위성이 이런 우주 쓰레기에 부딪혀 파괴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 우주 쓰레기들이 움직이는 속도는 최대 시속 30,000km에 달합니다. K2 소총으로 쏜 총알의 속도가 시속 3,456km라고 하니 아무리 작은 쓰레기라고 해도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닙니다. 

최악의 상황은 우주에 정말 많은 인공물들을 올리게 되었을 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우주 쓰레기가 인공위성에 부딪혀 그 인공위성을 파괴하고, 그 파편이 다른 인공 위성을 파괴해 또 파편이 생겨나는 순환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에는 한 번의 사고가 도미노 효과를 일으켜 언젠가는 모든 인공 위성을 파괴할지 모릅니다. 만화 <우에키의 법칙>에는 '쓰레기를 나무로 바꾸는 힘'이 나오는데, 이 힘의 무서운 점은 이 힘으로 생겨난 나무를 다시 쓰레기 삼아 반복해서 힘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비슷하게 이 시나리오에서는 '위성을 쓰레기로 바꾸는 힘'이 모든 위성을 쓰레기로 바꿀 때까지 반복되는 셈입니다.

일이 이 지경이 되고 나면 인류는 당장 인공 위성이나 GPS 등의 기술을 사용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쓰레기들을 피해 새로운 인공물을 우주로 쏘아 보내는 데에도 애로사항이 따르게 됩니다. 지상의 건물이 무너지면 새로운 건물을 지을 수 있지만, 이 시나리오에서는 파괴된 인공위성들을 대체할 인공위성을 다시 쏘아올리는 게 불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인류가 1970년으로 후퇴한 문명 속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과학자들은 우주 쓰레기를 효과적으로 없앨 다양한 방법들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물이나 끈끈이 등을 이용해 하나하나 수거하는 방법, 궤도를 틀어 대기권으로 추락시켜 태워 없애는 방법, 전자석을 이용하는 방법 등 다양한 방법들이 이야기되는 중입니다. 혹시 구독자 님에게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시다면 인류의 미래를 위해 공유해 주세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페퍼노트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 2024 페퍼노트

당신의 삶에 양념 같은 지식을! '그런 건 어떻게 알았어?' 할 때 '그런 것'들을 전해 드립니다.

뉴스레터 문의pppr.note@gmail.com

자주 묻는 질문 서비스 소개서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53길 8, 8층 11-7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