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라고 했을 때 생각나는 색은 어떤 색인가요? 포켓몬스터 시리즈와 함께 자라 온 세대인 저는 보라색이 생각이 납니다. 포켓몬스터 시리즈에서 '독 타입'의 상징색은 보라색이고, 또도가스, 질뻐기 등 상징적인 독 포켓몬들의 몸 색깔도 보라색이었습니다.
독을 녹색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독을 다루는 챔피언인 '우르곳'도 녹색을 두르고 있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의 독 관련 스킬들도 녹색, DC 코믹스의 '포이즌 아이비'도 녹색입니다.
왜 독을 표현하는 데 보라색과 녹색을 주로 사용하게 되었을까요? 문화적인 소재를 다룰 때 늘 그렇듯이, 여기에도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유력한 가설이 있습니다.
투구꽃은 독살 계의 클래식으로 인류와 수많은 사형 집행 및 암살을 함께 해온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식물입니다. 투구꽃은 약재로도 쓰이지만, 그 덩이뿌리를 달이면 맹독이 나옵니다. 이 때문에 약재로 쓸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데, 특히 차갑게 식혀서 먹는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동양에서는 투구꽃을 사약의 재료로도 사용했는데요, 혹시 사약을 받으실 일이 있으시다면 최대한 시간을 끌어 차갑게 식히고 드시길 추천합니다.
투구꽃은 고대로부터 가장 흔하게 사용하던 독 중 하나였기 때문에, 독의 심볼로 사용될만 합니다. 그리고 이 투구꽃은 아주 예쁜 보라색을 하고 있습니다. 독을 표현할 때 보라색을 사용하는 것은 이 투구꽃의 색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녹색의 유래로 추측되는 사건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 18세기에 '파리스 그린'이라는 안료가 발명됩니다. 이 안료는 아주 예쁜 녹색 빛을 냅니다. 유럽에서 대박을 쳐서 프랑스의 황후가 이 색깔의 옷을 입기도 하고 유명한 화가들이 그림에 사용하기도 합니다. 인테리어에도 당연히 사용되었는데, 신기하게도 이 색으로 벽을 칠하면 쥐나 벌레를 없애는 데 효과가 있었다고 합니다.
저렇게 예쁜 색인데 살충 효과까지 있다니 너도나도 벽을 파리스 그린으로 칠하고 마는데,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사람들은 깨닫게 됩니다. 쥐나 벌레가 괜히 없어지는 게 아니었습니다. 파리스 그린을 만드는 데에는 '수호전'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독, 비소가 사용됩니다. 비소 독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은 뒤에야 비소의 사용이 금지가 됩니다. 이 녹색 공포가 이어져 지금도 독을 표현할 때 녹색을 사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습니다.
댓글 3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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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사약 후후 불어먹는 상상함 ㅋㅋ
페퍼노트
피부에 양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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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일
잼있다 약과 독의 차이는 용량 차이라는 말도 생각나고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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