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무도

1518년의 춤 전염병, 400명의 사람들이 멈출 수 없는 춤을 추게 하다

2024.08.25 | 조회 1.81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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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헤드의 'Just'라는 정말 멋진 곡이 있는데 그 뮤직비디오 또한 곡 못지 않게 멋집니다. '나폴리탄 괴담' 스타일의 플롯을 가진 뮤직비디오인데요, 내용을 제가 말해버리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직접 한 번 감상해 보시길 추천합니다.

Radiohead - Just

오늘은 Just의 뮤직비디오 내용과 빨간구두, 또는 분홍신이라 불리는 동화를 섞은 것만 같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518년 춤 전염병'이라고 불리는 사건입니다.

1518년 7월 14일, 현재 프랑스에 위치한 신성로마제국의 '스트라스부르', 이곳의 좁은 자갈길에서 '프라우 트로페아'라는 한 여성이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런 음악도 없었고, 춤을 출 이유도 없었습니다. 이 갑작스러운 춤을 목격한 사람들 중 일부는 그녀를 따라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트로페아는 일주일동안 끊임없이 춤을 추었고, 그녀를 따라 춤추는 사람의 무리도 30명이 넘게 되었습니다. 이 사람들의 춤을 아무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이 춤은 전염병처럼 번져나갔고 8월이 됐을 때에는 4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춤을 멈출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의사들도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차라리 춤을 더 추게 해서 지쳐 쓰러질 때까지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당시 사람들은 '성 비투스'라는 가톨릭 성인에게 춤 전염병으로 사람들을 저주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었습니다. 춤을 멈출 수 없던 사람들은 성 비투스의 성지로 가서 성수를 뿌리고 십자가를 그린 붉은 구두를 신고 손에 작은 십자가를 쥐며 라틴어 주문을 외워 성 비투스에게 용서를 구했고, 그제서야 춤을 멈출 수 있었습니다.

이 믿을 수 없는 사건에 대해 현대의 학자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집단 히스테리가 아니었겠는가 짐작합니다. 모두가 비슷한 미신을 믿고 있는 상황에서, 굶주림이나 질병 등에 의한 스트레스로 인해 단체로 정신병적 증상을 내보인 게 아닌가 하는 추측입니다. 조금 독특한 해석으로는 호밀 등의 곡물에서 흔희 자라는 '맥각균'의 독성에 의한 식중독 증상이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맥각균이 LSD처럼 환각을 불러 일으켰을 것이라는 주장인데, 많은 사람들이 같은 증상을 보이며 며칠에 걸쳐 춤을 추게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반박이 있습니다.


더 알아보기

나무위키, 나폴리탄 괴담
나무위키, 빨간구두
Wikipedia, Dancing plague of 1518
History, What Was the Dancing Plague of 1518?
Discovery, 'Dancing Plague' and Other Odd Afflictions Explai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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