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도덕적인 본을 보이거나 사람 간의 온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을 보며 '인간미가 있다', '인간답다'는 말을 하곤 합니다.
즉 우리의 일상에서 쓰이는 '인간답다'는 말에는 사람의 이성적 측면보다 윤리적, 감성적 측면의 의미가 더 강하게 내포되어 있는데요.
누군가 아무도 떠올리지 못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낸다거나, 어떤 사안에 대해 예리한 분석을 한다거나,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해나갈 때와 같은
인간의 '이성'이 두드러지는 상황에서 '인간답다'는 말을 쓰는 건 다소 어색한 감이 있죠.
이성 역시 인간만이 지닌 자질에 속하며, 심지어 이성이 토대가 되지 않고서는 윤리가 제대로 발현될 수 없음에도 말입니다.
윤리적 실천을 위해서는 선한 목적의식과 함께 나와 공동체 모두를 아울러 유익이 되는 방향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판단력이 필요하니까요.
그렇다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인간다움'이란 뭘까요,
어디에서 어디까지를 '인간답다'라고 볼 수 있는 걸까요?
'~답다', '~다움'이라는 표현은 어떤 존재에 본래 있지만 다 현실화하지 않은 특성, 즉 잠재성을 남김없이 다 발휘하고 실현한 상태를 말한다. '인간답다'라는 말은 인간의 잠재성과 가능성이 다 실현되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그 잠재성을 다 실현하면서 살아가지는 않는다. 공자는 우리가 인간으로 태어났다면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이유와 삶의 의미는 인간다움을 그 극한까지 이루는 데 있다고 생각했다.
-김경희·전은영, [논어는 아름답다]
모든 잠재성을 실현한 상태를 뜻하는 '~답다', '~다움'이라는 표현을 인간'다움'에 적용해 본다면,
인간다움이란 인간의 잠재성을 다 실현한 상태를 뜻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아직 잠재성을 모두 실현한 사람은 없으니, 본질적인 의미의 '인간다움'에 따라서 본다면 우리는 모두 인간답게 '되어가는' 여정 속에 놓여 있는 것이죠.
즉 인간답게 산다는 건, 타인에게 보여지는 윤리적 행동이나 이성적 행동을 넘어 자신의 잠재력을 펼쳐나가는 '자기실현'의 의미에 더 가까운 겁니다.
공자의 핵심 사상인 인(仁) 또한 인류애나 도덕적 책임을 대표하는 개념으로 알려져 있지만,
비단 그것뿐만이 아닌 다방면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최대한 이루며 살 때 그 의미가 더욱 온전히 드러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한편으론, 인간다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나다움'을 떠올려 볼 때, '다움'의 의미가 더 명확히 다가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우리가 평소 '나다움'이라는 말을 쓸 때는, '나'의 일부가 아닌 성격, 취향, 능력, 외모 등 전반적인 모습을 그려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나다운 게 뭘까?'를 고민할 때는 비단 현재의 모습뿐만이 아닌 나와 더 어울리는 무언가가 있지는 않을지 찾아보고, 시도해 보기도 하고 말이죠.
이렇게 본다면 '인간다움'과 '나다움'은 그 뜻이 서로 상통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각자 이루고 싶은 일들도, 이뤄가는 과정도 모두 다르지만
그 자체가 '나답게' 살아가려는 모습이고, '인간답게' 살아가려는 모습이니까요.
여러분은 정말 '나다운 게' 어떤 모습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앞으로도 어떤 '나다움'을 이뤄가고 싶으신가요.
잠재력에는 끝이 없듯, 여러분이 만날 수 있는 '나다움' 에도 끝이 없을 겁니다.
그러니 혹여 현재의 모습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하여 낙심하지 마세요.
계속하여 나답게, 인간답게 무한한 가능성을 바라보며 나아가세요.
우리는 자신이 어디까지 이룰 수 있는지를 결코 다 알 수 없습니다.
인(仁)을 품은 본성의 부름에 따라, 나답게 살고자 하는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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