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법률은 오직 자유로 이끌어 가는 것뿐입니다."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우리는 세상에 적응하기 위해 두 가지의 법률을 지키며 살아갑니다.
하나는 내가 속한 국가의 법률, 또 다른 하나는 나만을 위한 법률이지요.
내가 정한 법률은 누구도 개입할 수 없는 자율성에 의해 쓰인 것으로,
우리는 그 법률에 따라 행함으로써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며 나로서 살아가고 있음에 대한 안도감을 느낍니다.
어떤 이는 지켜야 할 조항이 많아 늘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예의주시하는 한편,
어떤 이는 조항 수가 적어 비교적 느슨한 태도로 삶을 살아가죠.
살아가면서 정체성은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르다 보니, 법률의 내용 역시 절대적일 수는 없습니다.
내가 만든 법률을 내가 바꾸는 건데, 뭐라 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이처럼 나의 의지로 출발한 법률이 안이 아닌 바깥을 향해 있고
도리어 나의 자율성을 가로막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이럴 경우엔 정말 나를 위한 법률이라고 봐야 하는 걸까요?
여러분의 법률은 여러분이 스스로 삶을 주도하고 있다는 감각을 주고 있나요?
리처드 바크의 소설 [갈매기의 꿈]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이 같은 의문을 한 번쯤 떠올려보셨을 텐데요.
[갈매기의 꿈]에는 단순히 먹이를 얻기 위한 생존의 몸짓으로 날개를 퍼덕이는 갈매기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에게 비행은 오직 먹이를 찾기 위한 수단일 뿐, 고공비행은 관심 밖일 뿐 아니라 신체의 한계를 넘어서는 일이기도 하지요.
우리가 아는 갈매기와는 사뭇 다르지만 책 속에서는 이들을 평범한 갈매기로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딜 가도 무리 속에서 튀는 존재가 있기 마련이니,
이 이야기에서는 갈매기 무리 가운데 유일하게 '비상을 위한 비상'을 꿈꾸는 조나단이 그 주인공인데요.
조나단은 주위의 시선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 높은 곳, 더 높은 곳을 날아오르기 위해 끝없이 고독한 시도를 되풀이합니다.
몸을 다치면서까지 비행술을 익히고자 하는 조나단의 모습은 다수의 갈매기들에겐 그저 어리석어 보일 따름이죠.
그런 조나단에게 두 목소리가 다가와 속삭입니다.
"만일 네가 꼭 배워야만 한다면 먼저 먹이를 구하는 것부터 배우는 게 어떻겠니? 물론 네가 하고 싶은 비행술을 익히는 것도 좋겠지. 그러나 창공을 비행하는 것만으로는 먹고 살 수가 없잖아……. 네가 나는 이유는 먹기 위해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알겠지?"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얼마나 많은 생명들이 먹는 것과의 싸움, 그리고 무리 속에서의 권리 다툼 따위로 사라져 버리고, 이 이상의 고귀한 삶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도 전에 그들의 생명이 끝나 버린다는 것을 알고 있니?… 우리는 지금 이 세상에서 배우는 것을 통하여 다음에 다가오는 세계를 선택할 수 있단다. 지금 아무것도 배우지 않으면, 다음 세계가 펼쳐지게 되더라도 별로 새로운 게 없지 않겠니?"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지금 눈앞에 처한 현실만을 중시하며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고, 무리 속에 섞이는 안정적인 삶
-현실 너머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다수가 가는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는 삶
두 목소리가 조나단에게 권하는 삶의 형태가 다르듯
우리 앞에 놓인 삶 또한 크게 보자면 위 두 가지로 나뉜다고 할 수 있을 텐데요.
하나의 길만 쭉 고수하며 가는 분도 있겠지만, 저울질을 하며 나아가는 분들도 많으시리라 봅니다.
당장에 걸음을 멈추지 않으려면 어느 한쪽을 택해야만 하니,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결단을 내리는 경우도 많을 테고요.
여러분은 현재, 어떤 목소리를 지닌 사람을 곁에 두고 싶으신가요?
만일 내 주변에 두 가지 삶을 놓고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대답을 해주실 건가요?
후자의 길을 택해 결국 스스로 품은 꿈의 크기만큼 위대한 갈매기가 된 조나단은
비행 기술을 익히고자 하는 제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합니다.
"갈매기란 자유라는 무한한 이념의 상징이고 또한 위대한 갈매기의 화신으로서 날개 끝에서 날개 끝까지 그대들의 생각 자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돼."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조나단은 누구나 동등하게 위대한 갈매기가 될 수 있는 자질을 품고 있으며,
그 위대함을 깨우기 위해 필요한 것은 오직 나의 생각 뿐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신체 기능, 타인의 시선, 기상 상황, 나이,
무엇이 됐든 현실적으로 따져볼 법한 조건이나 한계점에 대해 그는 일절 언급하지 않죠.
하기사, 하나라도 그가 무엇인가에 붙잡혀 있었다면 어떻게 보통의 갈매기로서는 상상도 못할 경지에 오를 수 있었을까요.
마음만 먹는다면 시공을 초월해 어디로든 갈 수 있는 위대한 갈매기가 된 조나단은 그 자체로 모든 속박으로부터 탈피한 자유를 상징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조나단은 실로 어디에도 매이지 않았습니다.
제자들에게도 스승인 자신을 의지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스승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죠.
"너는 더 이상 나를 필요로 하지 않아. 네게 필요한 것은 자신에게 숨겨져 있는 진정한 자아를 발견해 나가는 것이다. 그때의 플레처가 바로 너의 스승이야. 그리고 다시 너에게 필요한 것은 그의 말을 이해하고 그가 명하는 대로 따르면 되는 것이야."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우리가 진정 듣고 싶어하는 말은 누가 들려줄 수 있을까요?
우리가 진정 필요로 하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우리는 내가 듣고 싶어 했던 그 말을 들려주는 사람을 통해 위로를 받고, 꿈을 꾸며, 새롭게 시작할 힘을 얻습니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특별하게 여기며 곁에 두고 싶어 하죠.
여러분,
지금 이 순간 여러분 곁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여러분 자신만큼 가까이 있는 사람이 또 있을까요?
모든 생을 지켜본 사람, 굳이 알고 싶지 않은 부분까지 알고 있는 사람, 생각을 실천하는 사람,
속속들이 알고 있는 존재는 '나' 자신이며,
나만이 내게 답을 주고, 가로막기도 하며, 자유롭게 해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스승 삼아야 할 존재는 항상 여기에 있어 왔음을
우리는 조나단의 생을 통해 배울 수 있고,
자신의 생을 통해서도 배울 수 있지요.
다른 누군가가 아닌 내가 나의 스승이 되어 살아간다면, 앞으로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지게 될까요?
"너는 지금 이 장소에서 진정한 너 자신으로 돌아갈 자유를 얻게 된다. 그것을 방해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것은 위대한 갈매기의 참된 법칙이고 우리들이 존재하는 법칙인 것이다."
-리처드 바크, [갈매기의 꿈]
진정한 나 자신으로 돌아갈 자유는 지금 이 곳에 있습니다.
세상이 뭐라고 떠들든
내가 어떻게 존재하느냐보다 더 중대한 일이 있을까요?
위대한 갈매기 조나단의 메시지는, 내가 나에게 들려주는 메시지가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의 가슴은 조나단의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반응이 있었나요?
자신의 부름에 귀기울이며
내 안에 깃든 무한한 존재의 힘을 느끼고
모든 이들의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는, 눈부신 한 주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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