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습관 디자이너 피렌입니다. 지난 뉴스레터에서 좋은 습관을 쌓는 ‘습관 기록’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오늘은 그 반대, 나쁜 습관을 개선하는 ‘습관 기록’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야식을 멈출 수 없는 진짜 이유
여러분은 야식을 좋아하시나요? 저녁을 먹은 지 2~3시간쯤 지나면 괜히 허기가 올라올 때가 있습니다. 실제로 배고플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배고픈 기분’일 뿐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야식을 먹고 나면 배가 불러서 더 늦게 잠들게 되고, 그렇다보니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고, 몸도 더 무겁습니다. 줄어드는 통장잔고와 늘어나는 몸무게는 말할 것도 없고요. 그래서 우리는 다짐합니다.
“오늘부터 진짜 야식 안 먹을거야!”
대표적으로 야식을 먹지 않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가장 아래 두 가지입니다.
- 배달앱 지우기
- 집에 있는 야식거리 치우기
물론 이런 환경 설계는 필요합니다. 하기 힘들게 만들면 덜 하게 되고, 또 눈에 보이지 않으면 먹고 싶은 마음이 덜 드니까요. 그런데 이런 환경 설계만으로는 야식 습관을 개선하기는 어렵습니다.
환경만 바꾸면 실패하는 이유
배달앱을 지우고, 야식거리를 치워도 야식 습관을 멈출 수 없는 이유는 ‘야식을 먹고 싶게 만드는 이유’가 그대로 남아있기 때문이에요.
- 낮 동안의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서
- 육퇴 후 수고한 나 자신에게 보상을 주고 싶어서
- 늦은 밤의 외로움이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우리는 이런 감정이 들 때마다 ‘야식’을 생각하게 되고, 처음에는 그 유혹을 참을 수 있지만 어느날 결국 무너져 배달앱을 다시 깔고, 편의점에 가 야식거리를 사오게 될거예요.
그래서 우리는 이 이유를 해결해줄 새로운 대체 행동을 설계해야 합니다. 억압하는 게 아니라 대체하는 거죠. 예를 들면, 야식을 먹고 싶을 때 견과류를 먹는다던가, 차를 한 잔 마시는 등으로요. 그런데 문제는, 기존의 나쁜 습관이 강한 상태에서는 다른 행동으로 변화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필요한 것: 언해빗 3단계 기록
나쁜 습관을 없애기 위해서는, 그 습관을 분석 → 약화 → 대체하는 순서를 따라야 합니다.
1) 왜 야식을 먹게 되는지 ‘상황과 이유’를 기록하기 (분석)
먼저, 일주일간 언제, 어디서 야식이 먹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지, 그리고 왜 이런 마음이 드는지 기록해보세요. 처음엔 이유가 명확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기록하다보면 점점 그 이유가 드러날거예요.
- 저녁 10시경 TV에서 치킨 광고를 보고나서 (언제)
- 거실, 소파 (어디서)
- 오늘 하루 수고한 나에게 보상을 주고 싶어서 (이유)
2) 야식을 ‘어떻게’ 먹는지, 그리고 먹은 후의 느낌을 기록하기 (약화)
두 번째 주에는 내가 어떤 야식을 어떻게 먹는지 관찰하고 기록해보세요.
예를 들어,
- 처음 몇 입은 엄청 맛있지만,
- 중반부터는 콘텐츠 보느라 맛도 잘 모르고,
- 배가 부를 때까지, 혹은 그릇이 빌 때까지 먹는다.
그리고 먹고 나자마자, 그리고 15분 뒤에는 어떤 기분, 느낌이 드는지 기록해보세요.
- 속이 더부룩하다 (야식을 다 먹자마자)
- 피곤한데 잠들 수가 없다 (15분 뒤)
이 기록의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생각보다 별로네?”를 몸으로 느끼게 만드는 것. 기대보다 만족스럽지 않다는 경험을 반복하면, 우리 뇌는 자연스럽게 야식의 매력을 낮춥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나쁜 습관은 약해집니다.
3) 야식 대신 할 ‘대체 행동’을 정하고, 그 경험을 기록하기 (대체)
첫 번째 단계에서 어떤 상황에서 야식이 생각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이제는 이 상황이 나타났을 때 야식 대신 무엇을 할지, 대체 행동을 설계할 차례예요. 대체 행동을 정할 때는 야식을 먹는 이유를 해소할 수 있는 행동으로 정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면,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아로마 오일을 푼 따뜻한 물에 족욕을 할 수도 있고, 좋아하는 차를 마실 수도 있어요. 이 때 중요한 건 여러 행동을 시도해보며, 나에게 가장 맞는 행동을 찾는 거예요.
그리고 야식 대신 그 행동을 했을 때 느낀 좋은 점을 기록하세요.
- “족욕을 하니 몸이 풀려서 야식 생각이 줄었음”
- “차를 마시니 배가 편안하고 잠도 잘 옴”
이 기록이 쌓이면, 나쁜 습관은 약해지고, 대체 행동은 ‘좋은 습관’으로 자리 잡습니다.
결국, 나쁜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단순히 하지 않겠다거나 다른 걸 하겠다는 다짐을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먼저 나쁜 습관을 분석하고 약화시켜서 변화를 할 수 있는 말랑말랑한 상태로 만든 뒤에, 나에게 맞는 행동으로 대체해야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정리하면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어떤 상황에서,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분석하고
- 행동의 실제 부정적인 결과를 느끼며 매력을 떨어뜨리고
- 나쁜 습관의 원인을 해소해주는 대체 행동을 설계하는 것
여러분이 요즘 가장 바꾸고 싶은 나쁜 습관은 무엇인가요? 이번 한 주만큼은 ‘절대 하면 안 돼!’ 같은 다짐은 잠시 내려놓고, 내가 언제, 어디서, 왜 이 행동을 하는지 가볍게 관찰해보세요. 진짜 변화의 시작이 될거예요.
P.S 만약, 이 3단계 언해빗 기록을 저와 함께 직접 해보고 싶다면, 1:1 습관 디자인 상담에 신청하세요. 12월 14일(일)까지 신청하시는 분께는 기록을 아카이빙할 노션 템플릿과 대체 행동을 함께 설계해보는 1회 1:1 라이브 피드백 세션이 추가 제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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