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뇌는 특정 단어를 들으면 1초도 안 되어 자동적으로 어떤 감정이나 이미지를 떠올립니다. 저의 경우에 ‘운동’하면 떠오르는 건 ‘하기 싫어’ 였어요. 특히 중고등학생 시절에는 그 정도가 정말 심해서 체육 수업이 있는 날이면 비가 와서 운동장에 나가지 않고 자습을 하기를 간절히 빌었어요.
꾸준함을 막는 부정적 연상
‘운동 = 하기 싫다’라는 연상이 너무 강하다보니, 오랜 노력에도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 수 없었습니다. 15년 전, 당시 3개월 60만원이라는 큰돈을 주고 헬스장에 등록했지만, 3번 가고 안 갔고요. 그 뒤로도 공원 걷기, 요가, 홈트 등 여러 운동을 시도했지만 제가 운동을 가장 오래한 기간은 단 3주였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아주 단순했어요.
뇌가 특정 행동을 떠올릴 때 부정적인 감정이 먼저 떠오르면, 우리는 그 행동을 피한다.
처음 며칠은 의지력으로 버틸 수 있어요. 하지만 피곤하거나 시간이 지나 의지력이 떨어지는 순간, 결국 우리는 기존의 연상에 따라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중요한 게 이 연상 자체에 변화를 주는 거예요. 이를 위해 먼저 우리의 연상이 어떤 것의 영향을 받아 만들어지는지를 살펴볼게요.
우리의 연상을 만드는 두 가지 요소
1) 직접 경험
만약 운동을 해서 기분이 좋았던 경험이 많다면, ‘운동 = 좋아’의 긍정적인 연상이 생깁니다. 반면에 운동이 힘들고 지루했던 경험이 많다면, ‘운동 = 싫어’의 부정적인 연상이 형성되죠. 이렇게 뇌는 과거에 직접 경험한 것을 기반으로 연상을 형성합니다.
2) 간접 경험
직접 경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 SNS, 미디어에서 접하는 정보도 우리의 연상 형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미디어에서 운동은 ‘하기 싫지만 해야 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면, 우리도 모르게 운동을 부담스러운 일로 인식하게 됩니다. 반면에, 주변에 운동을 즐기는 친구들이 많으면, 나도 모르게 ‘운동 = 기분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죠.
운동 습관을 만드는 긍정적 연상 만들기
1. 운동에 대한 ‘좋은 경험’을 먼저 쌓아라
운동을 습관으로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운동을 해서 기분이 좋다는 경험을 쌓는 거예요. 이를 위해서 고려해야 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부담스럽지 않은 강도로 시작하기
처음 시작할 때는 동기 부여가 되어 있기 때문에 높은 강도로 시작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높은 강도로 시작하면 운동의 끝이 힘듦으로 마무리되기 때문에 ‘운동 = 힘든 것’이라는 연상이 강화됩니다. 처음에는 스스로 떠올린 기준의 절반, 혹은 4분의 1만큼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 나에게 맞는 운동으로 시작하기
운동 중에서도 내가 좋아할 수 있는 것으로 해보세요. 그리고 어떤 운동을 했는데 뭐가 좋은지 하나도 모르겠다면, “역시 나는 운동이라 안 맞아” 하는 대신 다른 운동을 한 번 해보세요. 러닝은 맞지 않지만, 요가는 맞을 수도 있어요.
2. 운동 좋아하는 사람들 속에 들어가기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것도 긍정적 연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프라인에서 그런 사람들을 찾기 어렵다면, SNS의 알고리즘을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콘텐츠로 채워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러닝하고 나니까 기분이 좋다”, “헬스장에 다녀오니 잘 쉰 것 같다” 같은 글을 자주 보다 보면, 어느새 “운동, 그거 하면 재밌을 것 같아, 기분 좋을 것 같아” 생각하게 됩니다.
마지막: 습관은 ‘신호’가 있어야 완성된다
“운동 해야지” 다짐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운동을 꾸준히 하려면 ‘운동 = 좋아’의 긍정 연상이 필수예요. 그렇지 않으면 매번 “하기 싫지만 해야 돼!”라며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할 거예요.
그러나 긍정적 연상만으로 습관이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습관의 핵심 요소인 ‘신호’가 필요해요. 어떤 상황에서 운동을 할지 명확한 신호를 정해두어야 자동적으로 행동을 하기로 선택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습니다.
습관의 신호를 만드는 방법과 긍정적인 연상 형성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 설계가 필요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latpeed.com/products/1D4Jc
https://piren.notion.site/1-1-18768695cb1c8023ab63e975d37210cd?pvs=74 (해외거주자 전용)
참고문헌: Exercise might be good for me, but I don’t feel good about it: do automatic associations predict exercise behavior?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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