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맞나라는 생각이 들 때면 오히려 [가벼운 마음]으로 상황을 바라봐야 한다.

이번주는 지난주 금요일에 맞이한 급작스러운 변화를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혹시 모르니 월요일까지는 이미 듣고 있던 Foundational Course 수업 두 개를 들었고, PhD 프로그램 디렉터인 교수님과 면담을 했다. 머신러닝 III와 컴퓨팅 III를 위한 준비를 일 년 동안 할 수 있다면 너가 어떤 선택을 하든 Doable하다고 하셨다. 당연히 나도 걱정은 되지만 다시 지도교수님의 제안을 원점으로 되돌려놓기는 애매했다. 내가 Course를 다 듣는다 하더라도 나의 포커스는 Human-centered Design & Interaction일 거라고, 연구를 진행하면서 여기에 Data Science를 어떻게 접목시킬지 고민해보겠다고 하며 이야기는 마무리되었다.
오전 수업 두 개와 TA를 담당하는 수업을 연달아 듣느라 점심도 못 먹었지만 면담이 끝나자마자 듣고 있던 수업의 교수님과 새로 등록해야 하는 수업의 교수님들께 이메일을 보냈다.
그렇게 이번주는 들었던 수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수업을 준비하는 아주 큰 변화가 있었다.
그리고 수업은 두 개로 줄고 연구를 하게 되었다. 나는 코딩 수업 들으려고 7월에 내돈내산 부트캠프 듣고 영어 공부는 좀 미룬데다 연구는 내년 여름에 하는 줄 알고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영어로 텍스트북 한 권 통째로 읽어가고 글을 제출하려고 하니 막막했다.
하지만 괜찮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새로 들어간 수업에서 내내 Discussion을 하고 미국 역사 관련된 강의에 20%밖에 못 알아들었지만 그냥 들었다.
TA(Teaching Assistant)로 들어가는 수업에서 학생들이 group activity를 할 때 돌아다니면서 질문을 받아줘야 한다. 내가 모르는 걸 물어볼까봐 누가 손 들때마다 두근두근한다. 그렇지만 몇 년 전 원데이클래스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을 봐줬던 경험이 어딘가 남아있는 건지, 조금이라도 더 잘 도와주고 싶었다.
그리고 TA는 일주일에 한 시간씩 꼭 Office Hour를 마련해두고, 그 시간에 학생들이 얼마든지 찾아와서 질문을 할 수 있게 되어있다. 딱 한 명이 왔고, 내가 모르는 걸 물어보지 않아서 참 다행이었다.
이번주는 한국인 친구와 오랜만에 외식도 했고, 주말에는 카페도 가고, 미국인 친구와 단둘이 수영도 했다. 애석하게도 내가 영어로 재미있게 말하는 재주는 없지만 마음은 통하겠지 믿어본다.
지금은 일요일 오후 네시, 도서관에서 이 편지를 쓰고 있다.
도서관에 와서 그런지 문득 작년에 찍어둔 책 사진이 생각났다. 작가가 영국 소설가 올더스 헉슬리의 소설 <섬>을 인용한 부분이다.

"마음이 어두운가? 그것은 너무 애쓰기 때문이라네. 가볍게 가게, 친구여, 가볍게. 모든 걸 가볍게 하는 법을 배우게. 설령 무엇인가 무겁게 느껴지더라도 가볍게 느껴 보게. 그저 일들이 일어나도록 가볍게 내버려 두고 그 일들에 가볍게 대처하는 것이지. 짊어진 짐들은 벗어던지고 앞으로 나아가게. 너의 주위에는 온통 너의 발을 잡아당기는 모래 늪이 널려 있지. 두려움과 자기 연민과 절망감으로 너를 끌어내리는. 그러니 너는 매우 가볍게 걸어야만 하네. 가볍게 가게, 친구여."
Best,
Poem 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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