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00] 🍄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땐, 디스코로 치료하세요

안녕하세요, 로이🍄입니다. 모두들 잘 지내고 계시죠? 요즘 날씨와 자연재해 때문에 신경이 많이 쓰이실 것 같아요. 지난주 콜리🥦의 레터에서는 대설특보 이야기를 했는데요. 어제 일부 지역은 기온이 30도까지 오를 만큼 때아닌 무더위가 찾아오기도 했죠. 

무엇보다 건조해진 날씨에 산불 재해까지 있어 마음이 더 무겁습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산림 피해 지역이 3만 6천ha로 역대 최대라고 하더라고요. 또한, 인명 피해도 많아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산불 피해를 보신 모든 분께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지금도 일선에서 진화 작업에 몰두하고 계신 소방관분들을 비롯한 모든 관계자분께 응원과 격려를 드리고 싶습니다.

연일 계속되는 무거운 소식들로 하루하루 살아가기 참 쉽지 않은 시대이지만, 그럴수록 더욱 마음을 다잡고 열심히 일상을 살아내야 할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춘곤증인지, 바쁜 일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자꾸 의욕이 떨어지기도 하는데요. 그런 저에게 에너지를 주는 노래들로 오늘의 PRIIISM을 구성해 봤습니다. 마음이 울적하고 답답할 때! 디스코만큼 힘을 주는 노래들도 없죠! 여러분의 마음에 힘이 되어 줄 저만의 음악 탁센! 위고비! 소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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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onna Summer - Bad Girls (Gigamesh Remix)

무기력한 어느 주말이었다. 특별한 일정도 없고 의욕도 없고 그 어떤 생산적인 동력이 나지 않던 날이었다. 그야말로 식물처럼(물론 식물은 가만히 있는 듯 보여도 그 이면에는 무수한 생리적 활동을 하고 있을 테지만) 운동성이 거의 없다는 측면에서는 그날만큼은 나는 침대에 뿌리가 깊이 내린 식물에 가까웠다. 

유일하게 동력이 살아있던 손가락만이 스마트폰 화면을 긁어대던 중 이 노래를 발견했다. 디스코의 아이콘, 디스코의 여왕, 디스코 그 자체가 된 도나 서머(Donna Summer)의 <Bad Girls>이었다. "음악이 죽어가던 사람도 살아나게 한다" 중이병 같은 이 표현이 아니고서는 이 노래의 가치를 설명할 수가 없다. 도입부에서부터 전개 그리고 노래가 마무리되기까지. 마치 동력이 사라진 엔진에 가스와 오일을 퍼붓는 듯하다. 역시 디스코다. 디스코가 우리를 살아있게 한다! 

<Bad Girls>는 그 유명한 <Hot Stuff>와 함께 도나 서머를 대표하는 곡이다. 이 곡 역시 죠르지오 모로더(Giorgio Moroder)가 프로듀싱을 맡았다. 1979년의 <Bad Girls> 원곡은 두 거물이 만들어낸 위대한 곡이지만, 이번에 내가 들은 곡은 2014년 기가메쉬(Gigamesh)의 리믹스 버전 <Bad Girls>였다. 원곡이 7080오리지널 디스코의 정수라면 리믹스 버전은 보다 테크노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갔다. 뽕스러움은 더 늘어난 듯. 그래서 너무 좋다. 이 곡과 함께라면, 러닝도 헬스도 다 부숴버릴 수 있을 것만 같다.

🍄 이영화 - 멋진 주말

정말 이 노래를 소개해도 될까 싶었다. 그렇지만 듣자마자 "미쳤는데 이 노래?"라고 이미 느껴버렸다. 사실 이 노래를 예전부터 알고 있었던 건 아니다. 디스코를 묶어 PRIIISM에 소개해야겠다고 정한 뒤에 내 머릿속에 떠오르는 디스코 노래들은 당연하게도 외국곡들이었다. 그럼에도 한 곡 정도는 우리나라 노래를 소개하고 싶어 그저 유튜브에 “한국 디스코”라고 검색했을 뿐이었는데… 최상단에 이 노래가 떠버린 것이다.

“토요일 밤은 누구나 즐거운 밤… 주말은 언제나 즐거워라” 그렇다.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된 것은 20년 전이었던 2003년이었고, 이 노래가 나온 해는 그보다 더 20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1981년이었다. 그때의 주말은 토요일 근무가 끝난 뒤였고, 말하자면 지금의 ‘불금’이 이때는 ‘불토’였던 것이다. 지금도 5일이 힘든데, 6일 간의 격무를 끝낸 당시의 직업인들이 주말을 맞이한 기분은 어땠을까? 당연히 너무 기쁘고 설렜을 것이다. 노래 가사에서 “왠지 내 발에 춤추는 신비한 힘이 있네”라고 말할 정도니까. 

사실 이 곡은 클라우디아 배리(Claudja Barry)의 <Boogie Woogie Dancing Shoes>가 원곡이다. 말하자면 7080시절 한국 가요계의 주류였던 번안곡 중 하나였던 것. 우리나라의 오리지널 곡이 아니라 다소 아쉽긴하지만, 원곡을 들어보니 뭔가 영어보다는 한국어가 더 입에 착 감긴다. 아 기가메쉬든 다프트 펑크(부활하자…)든 누구든 이 노래를 리믹스해줬으면 좋겠다. 아니 리믹스 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당장 연남동, 연희동 클럽 어딘가에서 이 노래를 틀어도 괜찮다. 토요일이 아닌, 금요일에 틀도록 하자. 아니 ‘불목’이 된 지 오래 아니던가? 목요일에 틀어보자! 목요일 밤은 누구나 즐거운 밤!

🍄 Kylie Minogue - Tension

미안하다. 또일리 미노그다. 솔직하게 말하겠다. 내 목표 중 하나는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의 모든 노래를 PRIIISM에 소개하는 것이다. 디스코를 주제로 그녀의 노래를 소개하는 건 마치 너무도 잘 차려진 화려한 60첩 반상에서 무엇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느낌과 같다. 그만큼 그녀의 모든 곡이 훌륭하고, 단 하나도 버릴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오늘 소개할 곡은 2023년 발매한 16집 [Tension]에 수록된 동명의 타이틀곡 <Tension>이다. 물론 그녀의 초창기 더욱 디스코에 가까웠던 <Loco Motion>이나 <I Should Be So Lucky> 등과는 스타일과는 다르지만, 1980년 후반부터 지금까지 무려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시대의 흐름에 결코 뒤쳐지지 않고 진화해 온 그녀의 음악을 엿볼 수 있는 곡이다. 뮤직비디오와 음악을 보라. 여전히 이렇게 스타일리쉬할 수 있다니 놀랍고 놀랍다. 

내 평생에 반드시 다녀오고 싶은 해외 아티스트 콘서트가 2개 있는데, 하나는 다프트 펑크(Daft Punk)이며, 다른 하나는 카일리 미노그의 공연이다. 아쉽게도 다프트 펑크는 더 이상 활동하지 않아 평생 못 보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물론, 지난해 뜬금없는 Chic의 내한 공연에서 다프트 펑크의 <Get Lucky>와 <Lose yourself to dance>를 들을 수 있었기에 간접적으로는 해소가 됐다. 이제 카일리 미노그만 만나면 된다. 그녀의 나이 이제 곧 60대. 작년에도 17번째 정규 앨범을 낼 정도로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조금 더 서둘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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