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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에 손댄 사람이 전부 의존증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 사람의 고립이 심각할수록, 현재 놓인 환경이 가혹할수록, 커다란 심리적 고통에 괴로워할수록 의존증에 빠질 위험이 높다.
약물 범죄의 높은 재범률은 형벌이 약물의존증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다.
인류에게는 어려움과 가혹한 상태를 견디기 위해 약물을 필요로 한 역사가 있었다. 그러니 약물의존증은 약물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여기는 인식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약물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혐오감은 약물이 범죄라는 사실에서 비롯한 것이지만, 그 범죄화의 배경에는 ‘익숙하지 않은 문화와 인종’을 향한 편견 및 차별 의식이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약물을 사용한 사람에게 ‘인간 실격’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겨 사회에서 배척할 것이 아니라 무언가 어려운 문제로 괴로워하는 사람이라 여기며 지원의 대상으로 삼는 풍조를 조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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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변화한다. 안 쓰는 단어는 사라진다. 생소한 단어라도 다수가 쓰면 사전에 오른다. 실제로 문해력이 낮은지도 의문이다. 이들은 쏟아지는 이미지·텍스트를 실시간으로 소화하며 자란 세대다. 정보처리 능력은 이전 세대에 비해 월등하다.
빨리보기 트렌드를 주도하는 MZ세대들은 영화를 감상하지 않는다. 소비한다. 월정액만 내면 무제한으로 볼 수 있는 영화·드라마의 홍수 속에서 감상은 사치다. ‘가성비’가 그들을 이해하는 핵심 키워드다. 인기 콘텐츠를 배속으로 시청하고, 빠르게 내용을 이해하고, 인증샷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친구들과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면 된다. 불확실한 이익(재미)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입하는 것은 낭비다. 하면 된다가 아니라, 이들은 되면 한다.
법원이 최근 쉬운 말로 풀어쓴 판결문을 내 화제가 됐다. 법원은 문어체를 버리고 구어체로, 동사 위주의 짧은 문장으로 판결문을 썼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문장 옆에 ‘안타깝지만 원고가 졌습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시민단체들은 법원이 마침내 ‘이지리드(Easy Read)’를 수용했다며 환호했다. 전문적인 내용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쓰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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