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른 이름

2023.02.15 | 조회 89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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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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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단편적이다. 상황에 따라 잠시, 하루에도 수백 번씩 스쳐 지나가는 감정의 편린이다. 나는 너를 좋아한다, 너를 사랑한다, 너를 싫어한다, 너를 혐오한다, 하는. 
그러나 사유는 한 사람의 세계다. 내가 너를 왜 좋아하고 사랑하는지, 너를 왜 싫어하고 혐오하는지, 거기에 이르는 명확한 체계를 말한다. 그러니까, 생각을 거듭하고, 스스로에 대한 물음표를 던지고, 치열하게 답해 나가는 동안 완성된 한 사람의 세계관이다.

다정한 사람은 타인의 생각을 들여다보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생각에 이르기까지를 사유로서 살핀다. 누군가의 처지가 되어본다는 건 그의 세계를 섬세하게 살피는 일이다. 그래야 그를 이해하고, 그의 잘됨을 위해 움직일 수 있다.

책을 한 권 만들었다. 저자의 자취를 따라가다가, 그가 2010년에 남긴 신춘문예 당선소감과 만났다. “나의 다른 이름인 ○○씨, 물푸레나무 그늘 아래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계절이 따뜻해져옵니다.” 그는 자신의 남편을 ‘나의 다른 이름’이라고 했다. 나의 다른 이름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정확히, 서로의 사유가 닮은 사이일 것이 분명하다. 생각이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한 존재를 그렇게 부를 수는 없는 일이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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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는 ‘한 말씀만 하소서’에서 아들 잃은 고통을 일기 형식으로 풀어내는데 그 참척의 일기 서문에 ‘제 경우 고통은 극복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고통과 더불어 살 수 있게는 되었습니다’라고 고백한다. 
미우라 아야코의 유언 중에도 ‘질병은 나에게서 건강밖에 빼앗아가지 못했습니다’라는 담담한 고백이 있다. 
‘한 말씀만 하소서’ 편집자는 책 말미 해설에서 ‘문학은 상처를 다독거리며 그 상처와 함께 살아가려는 의식적 반응의 산물’이라고 규정하는데 고통 속에서, 고통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쓴 두 분의 글은 이러한 문학의 존재 이유를 다시금 음미하게 한다. 

원문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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