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은 시민을 계몽하는 공간이다

2022.08.19 | 조회 6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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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정

화장기 하나 없는 민얼굴에 염색하지 않은 백발. 그는 “어느 순간부터 거울을 통해 내 얼굴을 보면 주름살과 흰머리가 편안하게 느껴져 평소 스킨과 에센스만 바른다”고 했다. “나이듦이,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시간 속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하다.

오전 4시 50분에 알람을 맞춰놓고 매일 해 뜨기 조금 전에 일어나요. 그 시간이 하루 중 가장 장엄하게 느껴지거든요. 저 먼 데서부터 해가 뜨려는 기운을 느껴요. 김수근 선생(1931~1986·건축가)이 1970년대에 지은 서울 종로구 신영동의 한 단독주택을 매입해 수리해 산 적이 있어요. 20년 전 이야기예요. 거실에서 보고 있자면, 해가 뜨기 직전에 오래된 나무들 사이로 스며드는 여명이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그걸 보려고 매일 이부자리를 거실에 깔고 잤어요. 당시의 강렬한 체험 때문에 그곳에서 이사 나오고 나서도 같은 시간이면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눈이 저절로 떠져요.

칸딘스키(1866~1944·러시아 태생의 화가) 하면 저는 선을 그린 작가로만 알았어요. 창문을 통해 보이는 식탁, 그 위에 놓인 냅킨과 포크, 유리잔, 접시 등을 자세히 그려놓고 하나하나 지워가다가 결국 남겨진 게 선이니까요. 그런데 그걸 통해 우리는 사라진 것들에 대한 무한한 상상을 할 수 있음을 알게 됐어요. 연극도 마찬가지예요. 아주 구체적인 디테일까지 연습한 결과로 공연이 가까워질수록 버리는 게 많아져요. 관객이 상상하도록 하는 거죠. 반면 영화와 드라마는 많은 이가 공감할 수 있는 사실적 연기를 해요.

젊은 날에는 그렇게 ‘사회 계몽에 참여하는 것이 내 인생이다’라고 푯대를 꽂았었죠. 하지만 지금은 ‘수정아, 네 눈앞의 머리카락을 잘 줍는 것이 시작이야, 너의 삶을 잘 마무리하는 자체가 원래의 목적에 반 발짝이나마 나가는 거야’라고 스스로 다독여요. 당초 내 주제에 다다를 수 없는 높은 소망을 가진 것인지, 아니면 신발을 아직 신지 않은 것인지,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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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교환

힘의 원동력은 마감입니다. 결국에 마감은 결국 완성돼 있더라고요. 안 하는 것도 하고 있는 시간입니다. 스트레스 받고 고민하고 있는 시간도 작업하는 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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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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