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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앎을 다른 앎보다 더 아름답고 고귀한 것으로 여길까. 이를테면 신이나 영혼에 대해 아는 것을, 우리가 설거지에 대해 아는 것보다 아름답거나 고귀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미술에 대해 많이 아는 것은 왜 만화에 대해 많이 아는 것보다 더 고귀한 일로 취급되는 것일까. 배움이 순수한 기쁨의 영역이라면 여러 종류의 앎 사이 위계는 사실 무용한 것 아닐까. 앎과 모름의 경계는 대체로 너무나 흐릿하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대상에 대해 더 모른다는 사실만을 알게 되기에 어떤 앎은 모름을 강화하기도 한다.
어떤 배움도 그 대상에 대해 완벽한 앎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문학을 연구한다고 문학에 대해 모든 것을 알 수 없고, 의자를 연구한다고 의자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자 한다. 알고자 함으로써 결국 ‘모를 수밖에 없음’을 알게 된다. 그러므로 앎의 아름다움은 ‘영원한 모름’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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