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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의 시작을 묻는 내게 권용국씨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나” 하고 말끝을 흐린다. 이야기의 시작점을 고르는 그에게서 90년 인생이 느껴진다. 1934년생. 올해로 89살이다.
“이 일을 평생 해오셨잖아요. 돌아보니 어떠세요?” 큰 소리로 묻는다고 물었는데 그가 미소 짓는다. 들리지 않은 것이다. 다시 물을까 하다가 그의 표정이 담담해 보여 입을 다문다. 잠시 뒤 그는 이런 말을 한다.
“나이가 있고 그러니까 꿈에 자꾸 나타나요. 젊어서 인쇄소에서 일하던 때가. 친구들도 그렇고…. 그때처럼 일할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게 꿈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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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1957년 11월 3일 소련 모스크바 근처에서 발사된 스푸트니크(Sputnik) 2호에 탑승해 우주로 날아간 최초의 동물. 지구 저궤도를 비행한 최초의 동물. 그때 라이카는 우주선 창문으로 무엇을 보았을까. 라이카의 눈에 비친 지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칼 세이건의 말처럼 '지구는 창백한 푸른 점'이었을까.
무라카미 하루키는 여덟 살 때 스푸트니크 2호 발사 이야기를 들었다. 일본 전체가 소련의 인공위성 이야기로 떠들썩한 가운데 어린 소년에게는 우주로 날아간 유기견 라이카가 뇌리에 박혔던 모양이다. 하루키는 1999년 작 장편소설 '스푸트니크의 연인'에서 사람들에게 까마득히 잊힌 라이카를 소환했다.
'1957년 11월3일 스푸트니크 2호가 발사되어 이듬해 1월14일 소멸되었으며, 무게는 508.3㎏으로 개 한 마리와 자외선 측정장치를 적재하고 있었다. 우주의 어둠을 소리 없이 가로지르는 인공위성 (···) 그 끝없는 우주적 고독 안에서 개는 대체 무엇을 보고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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