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식어를 동원할수록 말과 글의 본질이 사라진다

2023.02.08 | 조회 97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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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테르(Voltaire)는 “형용사란 명사의 적이다. 다시 말하면 본질의 적”이라고 단언한다. 
스티븐 킹(Stephen King)은 수식어에 더 적대적이어서 “수식어로 포장된 길은 지옥으로 가는 길”이라고 극언을 퍼붓는다. 
독설가 마크 트웨인(Mark Twain)이 수식어를 향해 독설을 날리지 않았을 리 없다. “수식어가 떠오른다면 그것을 죽여라. 수식어를 모두 죽이고 나면 그 나머지 말들이 비로소 가치 있게 될 것”이라며 수식어에 치를 떤다. 
이들은 모두 현란한 수식어를 동원할수록 말과 글의 본질이 사라지는 것을 경계한다. 지나친 양념은 훌륭한 재료까지 망쳐버린다.

영화 <잉글리시 페이션트>의 헝가리 귀족 출신 알마시가 사막에 매혹된 것은 사막에는 수식어가 필요없기 때문이었던 듯하다. 사막에는 시원한 사막이나 뜨거운 사막, 좋은 사막, 나쁜 사막이 따로 없다. 똑같은 사막일 뿐이다. 사막에 경계를 치고 다투지도 않는다.그러나 사막을 벗어나면 비옥한 땅도 있고 척박한 땅도 있다.

구분과 구별을 위한 모든 수식어는 ‘차별’로 이어지곤 한다. 똑같은 사람을 남자, 여자에서 시작해서 돈 많은 사람, 돈 없는 사람, 높은 사람, 낮은 사람, 잘난 사람, 못난 사람, 착한 사람, 나쁜 사람, 잘생긴 사람, 못생긴 사람, 하얀 사람, 까만 사람, 일본 사람, 중국 사람 등등으로 분류하고 차별한다.

알마시와 캐서린의 첫 인사 장면에서 알마시가 ‘느린 차든 빠른 차든, 까만 차든, 빨간 차든 모두 그냥 차일 뿐’이라고 하자, 옆에 있던 제프리가 생각 없이 끼어든다. ‘그럼 고장난 차는?’ 알마시도 그 질문에 즉답을 하지 못하고 머뭇거린다. 알마시는 ‘고장난 차’ 같은 인간까지도 그것은 인간이 아니라고 선언하지 못한다. 느린 차든 빠른 차든 다 똑같은 차이듯, 인간도 모두 똑같은 인간이라는 듯 말이다.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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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밤하늘을 올려다봤어요. 10살쯤이었죠. 그러고 있으니… 내 삶이 보잘것없이 느껴졌어요. 드넓은 공간은 기나긴 시간을 의미하는 듯했죠. 무수히 많은 별을 보며 생각했어요. 마지막 별이란 게 있을까? 영원히 계속되는 것일까? 우주는 제가 태어나기 한참 전부터 존재해 왔다는 느낌이 들었죠. 제가 죽고 나서도 한참 동안 존재할 거고요.

우주에 비하면 저는 미미한 점에 지나지 않죠. 저 자신은 물론 부모님도요.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아요. 우리는 찰나를 사는 점일 뿐이죠. 우리는 백만 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어요. 백만 년 후에도 존재하지 않겠죠. 그런데 우주는 개의치 않아요. 끝없이 계속될 뿐이죠. 그런데 우린 왜 시간을 낭비하며 살죠?

그러다… 사랑에 빠졌죠. 모든 게 달라졌어요. 사랑은 중요했죠. 
사랑에 빠진 두 사람도 우주의 점에 불과할지라도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인피니티: 무한의 세계로>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꼭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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