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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장을 읽는 순간 온 우주가 내 안으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고대 인도 경전인 ‘찬도기야 우파니샤드’에 나오는 말이다. ‘Tat tvam asi(타트 트밤 아시).’ ‘그것은 바로 너다’ 또는 ‘네가 바로 그것이다’라는 뜻이다. 이 짧고 단호한 선언 속에 우주의 생성 원리와 생명의 숨결이 들고 난다. 개개인과 모든 동식물과 자연물이 하나하나의 우주이자 더 큰 것의 일부이고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직관적으로 일깨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말한다. “벌들은 사방 여러 나무에서 그 즙을 가져다가 하나의 꿀로 만들지 않느냐. 꿀이 만들어지고 나면 ‘나는 이 나무의 즙이오’ ‘나는 이 나무의 즙이오’ 하는 개별 의식이 없다. 세상에서 어떤 모습으로 살았든지, 호랑이, 사자, 이리, 돼지, 여치, 파리, 모기 그 무엇이었든지, 모두 그 존재 자체가 된단다. 그 아주 미세한 존재, 그것을 세상 모든 것들은 아트만으로 삼고 있다. 그 존재가 곧 진리이다. 그 존재가 곧 아트만이다. 그것은 바로 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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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에번스의 ‘그레이엄 할아버지께’는 여덟 살 소년 잭슨이 옆집의 장미가 가득 핀 정원으로 축구공을 날리며 시작된 이야기다. 어찌할 바를 모르던 잭슨이 고민 끝에 쓴 편지와 엄마의 스콘을 장미 주인에게 전한다. 고요한 노인의 일상에 축구공처럼 튕겨 온 잭슨과의 우정은 만발한 장미꽃처럼 벙그러지지만 쇠약해진 할아버지가 요양원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그들의 이야기는 전환점을 맞는다.
어린 잭슨은 할아버지와 함께 가꾸던 장미들을 그의 아들이 함부로 짓밟고 들어와 ‘팝니다’ 팻말을 세우는 것을 이해하기 힘들고, 나무들이 갑자기 아무 꽃도 피워 올리지 못하는 것이 마치 자신의 탓인 것처럼 슬프다. 이 소식에 대한 할아버지의 답장을 읽은 잭슨은 자신의 침대 위에서 하염없이 운다.
“장미들도 겨울잠을 잔단다. 봄이 오면 다시 꽃이 필 거야. 이 할애비가 일러준 장미 돌보는 법을 잊지 말아 다오. 눈에 보이지 않아도 장미는 항상 그 자리에 있단다. 뭐든 열심히 하고, 골도 많이 넣고, 엄마를 잘 도와드려라. 잘 지내렴, 아가.”
잭슨은 자신의 정원으로 할아버지의 장미 나무들을 옮겨 심고, 거기서 피어난 장미꽃을 요양원에 보낸다. 스콘과 함께 사과 편지를 썼던 때처럼, 아니 그때는 알지 못했던 어떤 마음들을 꽃송이에 얹어. 할아버지는 장미에서 옛집의 정원 냄새가 난다며 매우 기쁜 답장을 보내왔다. 잭슨은 매년 새롭게 필 장미들을 계속 할아버지에게 보낼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을까. 할아버지는 그때에도 잭슨에게 편지를 써 줄 수 있을까. 바라건대 그들의 편지가 계속됐으면 좋겠다. 언제까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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