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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어른이 되면 마음도 그만큼 단단해질 줄 안다. 어지간한 일에 쉽사리 넘어지지 않고 울지도 않을 줄 안다. 그러나 괜찮지 않다. 어른이 돼도 삶은 아직도 서툴고 감정은 여리고 쉽게 상처받는다. 배우 윤여정의 “나도 67살은 처음 살아봐요”라는 말에 대중이 뜨겁게 공감했던 이유도 나이를 들면서 계획대로 살기 힘들다는 것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불안을 느끼는 것이 꼭 나쁜 건 아니다. 그 원인을 알아보면 지금 나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불안은 어느 정도 마음을 준비시켜 큰일을 막게 한다. 불안은 우리에게 행동할 힘을 준다. 불안하기에 일하고 마음을 전하고 누군가를 사랑한다.
헤르만 헤세는 자전적 소설 ‘클링조어의 마지막 여름’에서 이렇게 말했다. “쓸데없는 망설임을 끊고 싶다면 딱 한 시간만 해야 할 일을 하면 된다. 심혈을 기울여 온 힘을 다해 일에 몰두하라. 그것만으로도 지금까지 고민했던 망설임의 깊은 연못에서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원하는 바를 다 이루고 마음이 편해지는 삶은 언제일까. 아쉽게도 우리 삶에 그런 시절은 오지 않는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순간순간 성장하기 위한 새로운 과제를 받는다. 우린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다듬어지고 재배열되며 교정된다. 아무리 좋은 것을 달성하더라도 좀 있으면 권태로워지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우리는 불안을 느끼며 성장할 것이고 이는 인생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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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산에 들어가 피아노만 치고 싶다. 단지 그렇게 하면 수입이 없다. 커리어에 대한 야망은 0.1%도 없고, 내년 성인이 되기 전에 내 음악이 얼마나 성숙했는지 보기 위해 콩쿠르에 나왔다. 콩쿠르 우승과 상관없이 공부할 것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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