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욕망과 욕심의 차이
2500년 전, 서양 철학의 기틀을 마련했던 플라톤과 그의 스승 소크라테스는 자신에게 결핍된 대상에 대한 사랑을 욕망이라고 인식했다. 욕망의 본질은 결핍이고, 결핍이 있어야 채우고 싶으며, 그것을 채워가면서 행복을 느끼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이다.
철학자 니체는 인간의 욕망을 ‘푸줏간 앞의 개’에 빗대서 표현했다. 눈앞의 고기를 먹고 싶은 욕망과 푸줏간 주인의 시퍼런 칼이 두려워서 전진할 수도 없고 후퇴할 수도 없어 하염없이 머뭇거리는 한 마리의 개가 눈앞에 그려지는 표현이다. 푸줏간 앞을 서성거리는 그 가련한 개가 이따금 내 모습으로 투영될 때가 있다. 욕망이 크고 집요하게 동할 때면 푸줏간 앞을 서성거리는 개가 떠오르는데, 그때는 임계점이 넘지 않도록 힘껏 마음을 다스려야 했다. 제대로 제어하기만 하면 색욕을 포함해서 욕망하는 일 자체가 생명력의 원천이 된다는 것이 니체의 주장이다.
어느 여성 입사 지원자에게 '욕구, 욕망, 욕심, 탐욕'에 대하여 말해보라고 질문을 던졌다. 눈빛이 서글서글한 그녀는 “혹시 금어초를 아십니까?” 하고 물었다. 나는 그 꽃을 알고 있었지만 모른다고 말했다. 그녀의 대답을 요약하면 이렇다.
꽃의 모양이 금붕어를 닮아 ‘금어초’라고 한다. 레이스가 달린 것처럼 아름다운 꽃이 시들어 말라가면서 해골 모양으로 변하기 때문에 ‘악마의 꽃’ 또는 ‘해골 플라워(skull flower)’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말은 ‘욕망, 탐욕’이다. 건강한 욕망은 꿈이며 희망이기 때문에 피어나는 꽃처럼 아름답지만, 도가 지나쳐 탐욕의 단계로 들어서면 급속도로 무섭고 끔찍한 해골처럼 변한다는 것이다.
세계의 정복자 알렉산더는 젊은 나이에 지중해와 아시아에 걸친 대제국을 건설하고 천하에 부러울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죽음의 신이 너무 일찍 그를 데리러 왔다. 32세의 나이에 정복지에서 중병에 걸렸다. 모기에 몰렸다고도 하고, 그를 시기한 어느 장군이 독살했다는 설도 있다. 자기 죽음이 임박했음을 알고는 신하들을 불러모아 “내가 죽거든 시체를 넣은 관 밖으로 내 손 하나를 내밀어 달라”라고 유언했다. 신하들이 놀라자 알렉산더는 “세상 사람들에게 천하를 호령했던 그 사람 역시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고 싶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 오늘도 나는 디즈니로 출근합니다
디즈니는 캐릭터의 단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다. 디즈니에 캐릭터 아티스트로 입사하면 디즈니의 캐릭터를 전부 그릴 줄 알아야 한다. 1mm의 오차 없이 완벽하게 그리는 걸 온 모델로 그린다고 한다. 언뜻 쉬워 보이지만 미키 마우스만 해도, 눈과 눈동자의 위치나 크기, 눈 사이의 거리, 이마의 길이, 얼굴 라인과 모양, 크기, 몸의 비율, 손발의 크기, 팔다리의 두께와 길이 등등 지켜야 할 규칙이 100가지 정도가 있다.
나에게 있는 재능이라면 남들보다 더 많이 그리고서도 또 그릴 수 있다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게 고통이나 힘겹게 억지로 그리는 게 아니라 즐겁다. 프로듀서 쇼를 준비하기 위해서 엎고 새로 그린 것들, 중간에 버린 것들을 포함하면 2500장 정도의 그림을 그렸다. 단 1분짜리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 그것뿐 아니라 다른 과제들, 개인 드로잉용으로 그린 그림이 또 일 년에 1200점이 넘었다. 소설가의 재능은 '될 때까지 쓰는 거'라고 하지 않나. 나도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그리고, 또 그렸다. 그게 나의 재능이라면 재능이 아닐까 싶다.
"그 친구는 일상의 모든 것이 다 아트예요. 이 친구는 누가 봐도 예술 하려고 태어난 애라고 해야 할까요. 머릿속에 우주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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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 졸업생 인생연구로 유명한 조지 베일런트가 그 연구대상자들이 40대 중년일 때 관찰한 결과를 담은 Adaptation to Life라는 책이 있다. 거기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인생을 생각하는 대로 살려고 하면 미쳐버린다고, 인생은 사는 대로 생각하는 게 건강한 것이라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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