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님께 전하는 열번째 이야기

출간이야기, 북토크, 칼럼니스트 그리고 취향

2021.12.12 | 조회 5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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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 ROUGH

당신과 나의 이야기

학창 시절, 한밤중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영화음악에 취한 적 있어요. 언젠가 감성에 젖어 편지를 보냈는데요. 당시 짝사랑하던 그녀에게 전하는 고백이 담긴 글이었죠. 혹여나 내가 보낸 사연이 나올까봐 귀 기울어던 그 저릿한 느낌은 지금도 잊을 없어요. 

"00님, 지금 방송 듣고 계시죠? 그녀를 잡으세요."

사연 소개와 함께 척 맨지오니의 'Give It All You Got'이 흘러나왔어요. 오늘 소개해드리는 곡이기도 합니다. 이후 제 인생의 시그널 음악처럼 스며 들었어요. 혹시 인생의 주제가가 있나요? 궁금합니다. 음악과 당신의 이야기.

구독자님께 보내는 열번째 이야기. 저는 춘프카입니다. 


우선 제 근황을 말씀드릴게요-)

첫 산문집 <유일한 일상>의 인쇄 작업이 모두 끝났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12/13)이면 온, 오프라인을 통해 판매가 시작되고요. 저도 아직 못 받아봤지만, 우여곡절 끝에 여기까지 왔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독립책방에서 제 책을 찾아볼 수 있고, 온라인으로는 출판사 스마트 스토어, 인더펍, 알라딘 등에 순차적으로 입고될 예정이에요. 관련 소식은 그때그때마다 '주간 춘프카' 뉴스레터를 통해 소식을 전할게요. 아, 북토크도 준비하고 있어요. 우선 광주의 자그마한 독립서점에서 할 생각인데, 섭외중입니다.

저와 이야기를 함께 나눌 분이 계시다면, 함께해주세요. 북토크도 온/오프라인 참가자를 다음 주에 사전 모집할 계획입니다.

출판사에서 목업으로 제작해주신 이미지입니다. 실물은 더 이쁠거라, 믿습니다.
출판사에서 목업으로 제작해주신 이미지입니다. 실물은 더 이쁠거라, 믿습니다.

두 번째 소식은, 제가 2022년 한 해 동안 매월 칼럼을 기고하게 됐어요. 며칠 전이었어요.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울렸고 무료한 목소리로 누구세요,라고 했는데 00일보 논설실이라고 하더군요. 함께 할 수 있는 기회에 대해 말씀해 주셨고요. 잘 부탁드린다는 말과 함께 마음으론 크게 환호성을 질렀어요.

앞으로 어떤 주제를 쓸까, 행복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고요. 현재까지 드는 지점은 'MZ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사회와 정치,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써보면 어떨까, 하고 있어요. 

10년 이상 글을 써오면서 때때로 허전했던 적이 많았는데, 올해 감사한 기회들이 계속 생겨 기쁩니다. 이왕 기회가 닿은 만큼, 유시민 작가님처럼 분명한 메시지 그리고 이슬아 작가님처럼 사려 깊은 문장을 떠올리며 춘프카다운 칼럼을 써볼게요. 

그 외에도 음mm 크리에이터 지원도 했지만 탈락했고요. 팟캐스트든 음성SNS 플랫폼에 대한 접근을 계속 시도하고 있어요. 제가 쓴 글을 읽거나, 아껴둔 문장이나 음악을 나누는 방송을 하고 싶어요. 일단, 해보려고요. 뭐가 되든!

마지막으로 지난번 공지드린 대로, 브런치 작가 '아메리 키노'님의 글을 전할게요. 취향을 주제로 써주신 글입니다. 그럼, 제 이야기는 여기서 마칠게요.

 

싸랑을 담아, 춘프카 올림


주간 춘프카 / 사람들

키노 글 쓰는 INFP 응급구조사. 편하게, 아무 생각 없이, 불현듯 떠오를 때 글을 음미합니다. 창작의 씁쓸한 고통보단 창작의 쌉싸름한 맛을 선호합니다.

 

향기와 취향사이

사실 취향이라는 단어를 향기로 표현하고 보니 취향의 사전적 의미에 관심이 생겼다. 흔하게 표현하는 취향이라는 단어는 참 많이 들어왔는데 취향을 이야기하라면 왠지 두리뭉실하게 느껴져 얼버무리다가 이야기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가지를 하더라도 끝이 날 때까지 파고드는 지구력? 집중력? 그런 힘들이 부족해서인지 취향이라는 단어 자체는 개인적인 성향면에선 약간 낯선 단어처럼 느껴졌다.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

‘하고 싶은 마음’이라는 문장에 눈길이 쏠렸다. ‘어떤 것을 하고 싶어서 했지?’라는 생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시도했던 다양한 도전들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마무리는 늘 어설펐지만 시작만큼은 여러가지를 해본 것 같다. 만화 그리기, 색소폰 연주, 무협 소설 쓰기, 비트 박스, 댄스, 라디오 방송, 유튜브 등 흥미로운 도전들을 추구해 온 것 같은데 이렇게 써 놓고 보니 ‘나 그래도 이것저것 좀 해 봤네?’ 하며 예술 분야의 도전적인 취향을 가진 사실에 조금은 자랑스럽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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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어떤 취향이야?” 라고 묻는 포괄적인 질문이 사실 대답하기 어렵다. 마치 어떤 사람인지 묻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구절절 나라는 사람을 풀어내기 쉽지 않다. 보따리가 한가득이어도 풀어내지 않으면 어떤 물건인지 모르는 것처럼 하나하나 살펴볼 필요는 있을 것 같다. 위의 말마따나 이어가보면 그 보따리 속엔 상자 두개가 들어있는데 하나는 <외적취향>상자, 다른 하나는 <내면적 취향>을 나타내는 상자로 구성되어 있다. 먼저 <외적취향>상자를 언박싱해보자.

옷 입는 취향,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취향, 차에 대한 취향, 이성을 보는 취향처럼 천차만별 오만가지의 취향들이 존재하지만 나를 명확하게 나타내는 향기는 ‘마음이 이끄는 대로’라는 향기다. 눈에 보이는 취향은 ‘특출나게’ 보다 ‘있는 그대로’가 좋다. 옷은 심플하면서 빈티지하게 오래 전에도 입었던 맨투맨이나 후드티에 검정 바지, 음식은 생선 빼고 거의 다 좋아하고, 차는 다루기 쉬운 경차가 좋고, 이성은 마음과 대화가 잘 통하면 좋다. 그래서 지금의 짝궁이 너무 좋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변화가 있을 법한 외적 취향은 지난 10년전과 비교해봐도 환경은 판이하게 달라졌지만 큰 틀에서 달라진 부분은 없는 것 같다. 변화를 즐기기보단 변화를 불편해하는 부분들이 영향을 미친 듯하지만 앞서 이야기했듯 있는 그대로의 지금의 모습이 잠잠하고 평화로운 모습을 한 바다처럼 편안하게 느껴진다.

반면, <내면적 취향>상자를 개봉해보니 있는 그대로의 느낌보다는 함께 선한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변화를 추구하는 모습도 보이고, 사람과 세상을 보는 내면적 취향은 조금은 더 선명하면서도 추상적이다.

‘돈을 쫓아가지 않는다’

‘선한 영향력을 만들고 싶다’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의 의미를 둔다’

‘함께 행복해지고 싶다’

‘나로 인해 세상이 따뜻해졌으면 한다’

스스로 행복하다고 느낀 적보다 힘들고 괴롭다 고 느끼는 편인 나로서는 단 한 번의 용기와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끼는 그 순간이 너무나도 웅장하게 다가온다. 그래서 이상을 너무 크게 그린다는 이야기도 듣지만 냉혹한 현실에 나만의 그림을 그려 가는 건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라디오 플랫폼에서 방송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약 4개월 넘게 진행했던 적이 있었다. 특별한 컨텐츠로 많은 인원을 나의 팬으로 만들거나, 수익을 두둑히 챙기려는 목적은 큰 의미는 없었다.

매일매일 방송을 켜는 성실함을 키우고 스마트폰 안에서 들려오는 내 목소리에 즐겁고 평안하게 하루를 마무리하길 바라는 마음 하나로 긴 시간동안 달려갈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인원증가나 수익은 자연히 따라오게 되는 것을 체험할 수 있었다.

있는 그대로가 좋은 사람은 사실 계속 성장을 꾀하고 있다.

“나에게서 어떤 향기가 나고 있는지보다 마음이 이끄는 대로 도전에 왔던 시간 만큼 노력한 향기가 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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