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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집시 10월호 : 진심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

2026.10.31 | 조회 2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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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집시

요즘 맥주 푸어링 하는 곳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맥주를 더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 유행해서 맥주인으로서 내심 기쁘기도 한데요😁 서울집시는 4년전, 몇몇 체코 맥주 전문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다양한 푸어링을 하지 않을때 푸어링을 시작했습니다. 그때 어떻게 다양한 푸어링을 하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10월호 렛츠고!

4년전 푸어링을 시작한 이유

얼마 전 있었던 일입니다. 바자리에 앉은 한 손님께 푸어링 메뉴판을 내어드렸더니.. 웃으며 말씀하시더라구요. "요즘 푸어링 유행이라 여기도 하나 보네요 ㅎㅎ" 아닙니다..🥲 저희는 2022년부터 푸어링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당시만 해도 체코맥주 전문 펍 말고는, 저희가 아는한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맥주를 따라주는 곳이 거의 없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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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웠던(?) 당시의 푸어링 메뉴판)

2022년 한남점을 준비하면서.. 한남점에 와야만 하는 특별한 이유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나온게 바로 ’비어텐더의 다섯가지 푸어링' 이었습니다

체코에는 양조사는 맥주를 빚고, 탭스터는 맥주를 완성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맥주는 양조장에서 완성되는게 아니라 손님이 마시는 마지막 순간까지가 중요한데요. 맥주는 다른 주종과 달리 발효주에 도수가 낮아서 매우 연약(?)하거든요. 탭 관리를 조금만 못하거나, 잔이 더러워도, 온도가 안맞아도 맛이 달라지고, 양조장에서는 맛있던 맥주가 맛없어지는 것도 한순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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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집시의 멋진 비어텐더분들)

그래서 서울집시에는 ‘비어텐더’가 존재합니다. 와인에 소믈리에가, 칵테일에 바텐더가 있듯 맥주를 따르는 일도 전문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낯선 비어텐더라는 직업을 어떻게 하면 더 알릴 수 있을까? 이 고민이 한남점 오픈을 위한 고민과 맞물리면서 ‘푸어링’을 떠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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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맥주인데도 비어텐더가 어떻게 따르느냐에 따라, 몰트의 고소함이 도드라지기도, 홉의 쌉쌀함이 살아나기도, 탄산과 거품의 질감까지 전혀 다르게 느껴지거든요. 비어텐더의 전문성도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고, 손님들도 재미있고, 맥주가 원래 얼마나 맛있는 술인지도 보여드릴 수 있으니.. 이거야 말로 일석삼조다 싶었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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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에서 Side Pull Tap을 주문해서 설치하고, 다양한 푸어링의 원조인 체코는 물론 전세계의 다양한 푸어링을 모조리 조사해서, 거품 비율과 속도를 바꿔가며 따르고 테이스팅 했는데요. (매일 일하다가 만취해서 귀가하던 날들의 연속..🤣)

계속 비교하며 마셔보고 블라인드 테이스팅도 해보니.. 푸어링 각각의 매력을 제대로 살리려면 맥주 레시피를 조금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겠더라구요. 그래서 비어텐더와 양조사가 함께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서울집시 대표 라거인 ‘미션 라거’의 레시피를 미세하게 튜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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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핵심은 거품이었는데요. 다행히 미션 라거에는 원래 거품이 쫀쫀하게 구현되는 Floor Malt를 쓰고 있었거든요. 장인들이 바닥에 몰트를 펼쳐 수작업으로 천천히 몰팅하기 때문에, 기계로 빠르게 몰팅한 몰트보다 거품을 만드는 단백질이 더 많이 남아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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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쫀쫀하게 구현된 거품이 더 오래가도록 몰트비와 홉의 밸런스, 탄산감 등 미세한 부분들을 푸어링마다 맛이 확연히 달라지도록 레시피를 정교하게 다듬었습니다. 홉과 몰트 풍미의 밸런스가 좋은 스무스 푸어, 홉의 쌉쌀 상쾌함이 좋은 더블 푸어, 몰트의 고소함이 도드라지는 슬로우 푸어 등.. 그렇게 미션 라거에 가장 잘 어울리는 ‘다섯가지 푸어링’이 정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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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사부터 비어텐더까지.. 다같이 열심히 준비한만큼 푸어링의 인기가 정말 많아졌는데요. 그래서 한남점은 항상 Bar 자리가 가장 먼저 채워지곤 했습니다. (서울집시의 푸어링은 Bar 자리에서만 가능하거든요😁)

점점 인기가 많아져서 원래는 한남점만을 위해 시작했던 푸어링 서비스를 종로, 서촌까지 확장하게 된거에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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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푸어링 하는 맥주집이 정말 많아졌어요. 편의점에서 익숙한 맥주들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따라주는 곳도 꽤 보이더라구요. 솔직히 반갑습니다. 푸어링은 결국 맥주를 더 맛있게 마시는 방법이고, 덕분에 ‘맥주가 이렇게 맛있는 술이었어?’ 하는 분들이 늘고 있으니까요. 한국 맥주 푸어링의 유행에 서울집시가 일조한거 같아서 기쁘기도 하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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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어링을 시작한 지 4년째인데도, 쉬는 월요일에 다 같이 모여 또 푸어링 테이스팅을 한.. 미친 열정의 비어텐더분들🔥)

한편으론 또 너무 유행이라 대만 카스테라나 탕후루처럼 금방 사라질까..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유행은 왔다가 가기 마련이라 저희는 기본에 집중하려 하는데요. 잘 만든 맥주를 가장 맛있게 따르는 것. 4년 전에도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진심은 유행을 타지 않는다고 믿거든요.

 

세인트 x 서울집시 <옥수수 미친놈 팝업>

2년만에 돌아온 ‘서울컨츄리라거 영귤’에는 봉화 옥수수와 동양의 라임인 제주 영귤을 더했는데요. 이 조합.. 맥주가 아니라 음식이라면 타코가 떠오르지 않으신가요? 만들면서도 이 맥주는 타코랑 먹으면 정말 맛있겠다 싶었는데요. 8월호에서 함께 팝업할 타코집을 찾아보겠다고 했었는데.. 진짜로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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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곳은 미슐랭 타코집 맷돌의 두 번째 공간인 세인트인데요. 맷돌 쉐프님을 처음 만났을때.. 매일 옥수수와 석회로 마사를 만들어서 손톱이 망가진걸 보고 느꼈어요. ‘아 우린 같은과구나..’ 라고요. 맷돌도 세인트도 강원도 홍천 매옥수수를 석회수에 불려 껍질을 벗기고 (닉스타말) 직접 갈아서 마사(반죽)을 만들어 또르티야를 만드는 곳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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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맥즙을 1차로 라거 효모로 발효한 후 유기농 영귤 껍질에 있는 야생효모로 2차 발효해서 완성까지 3개월이 걸렸던 서울 컨츄리 라거)

공장에서 나온 또띠아를 사서 쓰면 훨씬 저렴하고 편한데도 불구하고 직접 하시는 부분이 저희와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규격화된 공장 효모 대신 굳이 다루기 까다로운 야생효모로 발효하는 저희나, 옥수수 맨날 불려서 가는 수고로움을 하는 맷돌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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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맥주가 완성되어 갈때쯤 맥주를 들고 세인트에 가서 페어링 해봤습니다. 스시와 사케처럼, 같은 재료로 만든 음식과 술의 페어링은 실패가 없다고! 정말 너무너무 맛있더라구요. 직접 갈아 만든 토르티야가 입에서 메밀처럼 풀어지면서 서울 컨츄리 라거 영귤이 라임의 역할을 해주고.. 이건 무조건이었죠. 그래서 바로 팝업날짜를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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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당일에는 날씨도 도와줘서, 정말 많은 분들이 흡사 멕시코처럼 길거리에서 타코와 맥주를 마시는 즐거운 시간들이 이어졌는데요. 다들 정말 맛있다고 이 귀찮음을 알아봐주셔서 정말 기쁘고 보람찼습니다. (이 맛에 수고로워도 귀찮은 일을 사서하는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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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늦도록 계속 맥주와 타코를 먹는 분들이 많아서 분위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야외에서 이렇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계절이도 얼마 안남아서 열심히 즐겨야지! 하고 행사를 기획한것도 있는데.. 다들 비슷한 마음이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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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고 편한 방법이 있는데도 굳이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옥수수를 직접 삶아 가는 맷돌도, 시간을 들여 맥주를 만드는 서울집시도.. 이렇게 굳이 사서 고생하는 곳들이 있어야 한국 외식업에도, 소비자들에게도 다양성이 생긴다고 생각하는데요.

앞으로도 저희와 같은 생각과 철학을 가진 곳들과 함께 재미있는 팝업(재미없으면 안함..) 준비해보겠습니다🔥🔥

 

10월의 집시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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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크래프트 맥주 행사 ‘Billie’s Craft Beer Fest’에 서울집시가 아시아 대표로 초청받았어요. 사실 저희는 박람회나 맥주대회에는 잘 나가지 않는 편인데요. 출품신청을 한 것도 아닌데 주최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고민 끝에 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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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행사에서 쓸 맥주를 소량, 처음으로 수출했어요. 그동안 수출 요청은 꽤 많이 받았지만 물량도 부족하고 해서 모두 거절해왔거든요.

개인적으로 세상에서 가장 맥주가 맛있는 나라는 벨기에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서울집시 양조 철학의 뿌리인 팜하우스 정신도 벨기에 농가에서 출발한거라.. 서울집시의 첫 수출이 벨기에라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11월에 축제 다녀와서 생생한 후기 들려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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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촌에서 인기 많은 ‘훈연 에다마메 슬로 샐러드의 에다마메’는 직접 훈연해서 만들고 있어요. 훈연된 제품을 사거나 목초액을 쓰면 쉽고 빠른데.. 다이닝도 아닌 맥주집에서 직접 훈연하다니.. 미련한가 싶다가도 직접 했을때만 나는 맛이 있어서 포기가 안되네요. 쉐프님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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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을 수 있다면 어디든 사무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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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야외에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거의 마지막 달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10월 MMCA 마켓부터 매년 찾아가는 국립극장의 아트인커피, 서울미식축제의 서울미식마켓까지.. 다양한 행사에 맥주를 들고 참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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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매장 밖으로 가면 서울집시를 알아보고 반갑게 찾아주시는 분들, 맥주를 마시고 눈이 휘둥그래지시면서 바로 재주문에 매장까지 방문해주시는 분들을 보며 ‘서울집시가 정말 이만큼 성장했나? 이렇게 많은 분들이 알고 좋아해주시고 계시다니..!’ 피부로 체감하게 되는데요.

맥주를 만들고 선보이는 과정에서 늘 크고 작은 선택을 하게 됩니다. 조금 더 편한 방법이 있어도, 맛을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쉽게 타협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 선택들을 누가 알아봐주기나 할까.. 싶을때도 있는데, 이렇게 매장 밖에서 저희를 좋아해주시는 분들을 가득 만나며 지금껏 저희가 타협하지 않고 해온 선택들에 조금 더 확신이 생겼습니다. 감사합니다.

 

벌써 9년차이지만 초심을 잃지 않는 서울집시가 될거라 약속드리며..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모두 건강 유의하세요. 다음달에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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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집시 6월호 : 서울집시는 정착 중

월간집시 7월호 : 우리가 완성하는 우리의 브루어리

월간집시 8월호 : 첫 양조를 시작하다

월간집시 9월호 : 농장에서 맥주까지

월간집시 10월호 : 캔으로 인사드립니다

월간집시 11월호 : 크래프트 맥주를 넘어

월간집시 12월호 : 새로운 도전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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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집시 1월호 : 집시와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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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집시 3월호 : 웰컴 봄!

월간집시 4월호 : Beer Community!

월간집시 5월호 : 맥주 만드는 일상

월간집시 6월호 : Gypsy Tribe!

월간집시 7월호 : 집시의 새로운 공간

월간집시 8월호 : 씨앗을 수확해요

월간집시 9월호 : 주류와 비주류

월간집시 10월호 : 배럴 프로젝트 시작!

월간집시 11월호 : 겨울을 준비하며

월간집시 12월호 : 연말은 사랑을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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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집시 1월호 : 양조장부터 목구멍까지

월간집시 2월호 : 맥주의 계절을 준비하며

월간집시 3월호 : Spring is in the air

월간집시 4월호 : 맥주의 경계를 넘어서

월간집시 6월호 : 언더독의 자세로

월간집시 7월호 : You are What you drink!

월간집시 8월호 : Let Loose and Shine✨

월간집시 9&10월호 : 맥주라는 예술

월간집시 11월호 : 신선이 마시는 맥주

월간집시 12월호 : 사랑이 넘치는 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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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집시 1월호 : 2024 오딧세이 프로젝트

월간집시 2월호 : 겨울을 떠나보낼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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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집시 5월호 : 맥주 지구력

월간집시 6월호 : 2022년의 떼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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