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DE 259호: 무기력 한가운데서 살아있는 감각 찾기

무기력함의 현재 진행형을 걷는 슬기의 방법

2026.02.12 | 조회 1.06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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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프로젝트, Seul-g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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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능인 커뮤니티 사이드, Since 2020 😇 𝗦𝘁𝗮𝗿𝘁. 𝗜𝗻𝘀𝗽𝗶𝗿𝗲. 𝗗𝗿𝗲𝗮𝗺. 𝗘𝘅𝗽𝗹𝗼𝗿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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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님 안녕하세요, 슬기 입니다. 

봄이 성큼 온 것 같은 아침이죠? 날이 제법 따뜻해졌어요. 

물론 사콜 크루들과 다녀온 발리의 날씨를 떠올리면 여전히 춥긴 하지만요. :) 

 

구독자 님은 이번 겨울 어떻게 보내셨나요? 저는 이번 겨울이 유독 추웠어요. 되도록 집에 칩거하다가 잠깐 외출한 어느 한파에 B형 독감을 얻기도 했고요. 사실 체온으로 느껴지는 추위보다 마음의 추위가 더 힘들었습니다. 극심한 무기력에 시달렸거든요. 제 삶의 방향은 둘째 치고, 제가 하는 일의 의미나 살아있는 이유조차 모르겠는 아득한 심정이 이어졌어요.

 

여전히 진행 중인 고민이긴 합니다만, 발리에서 일주일간 보낸 따뜻한 시간 덕분인지 마음은 한결 가벼워진 것 같아요. 정확히 말하자면 문제를 풀어볼 의지가 생겼습니다. 발리에 가기 전만 해도 모든 걸 멈춰야 하나, 모두로부터 숨어버려야 하나 싶었거든요. 

 

감각이 깨어난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아무것도 보고 싶지도, 듣고 싶지도, 느끼고 싶지 않던 무감한 나날을 지나 무언가 느껴지기 시작하니까 내면에 에너지가 도는 것 같아요. 

 

혹시 구독자 님도 저처럼 무기력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면, 제 이야기가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

사이드 레터 하단 의견 보내기를 통해 구독자 님의 이야기를 나눠주셔도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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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S] 무기력 한가운데서 살아있는 감각 찾기 by 슬기

■ [CONTENTS] 해찬의 일기 - SIDE in 발리 #1

■ [보너스 코너] 요즘 리스트 by 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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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력 한가운데서 살아있는 감각 찾기

 

  1. 마음의 상태 대신 몸의 감각 느끼기

발리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Be present,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라는 것이었어요. 지나간 어제의 기억이나 다가오지 않은 내일을 우려 하는 것 말고, 그저 지금에 머무는 것 말이에요. 무기력한 상태에서 지금을 느끼라는 말이 조금은 어려웠는데요. 규칙 없는 움직임으로 몸을 사용하면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됐어요. 요가로 호흡의 길을 따라가거나, 물 속에서 팔과 다리를 움직이며 땅 위에서와는 다른 촉각에 집중해보기도 했죠. 정해진 안무 없이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며 감정과 몸의 감각을 표현하는 '에스테틱 댄스’로 내 몸의 새로운 무브먼트를 발견하기도 했어요.

지금에 존재하면 목표나 의미가 없어도 괜찮아요. 오직 느끼면 되니까요. 지금 내가 하는 일, 나의 존재 가치가 별 의미가 없는 것 같다면, 일단 소거된 감각부터 깨워봅시다. 감각은 우리를 멈춤에서 흐르게 만들어줍니다. 의미 찾기는 나중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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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매일 한 가지, 최소한의 책임만 다하기

제가 무기력의 늪에서 가장 괴로웠던 건, 마감이 코앞에 있는데도, 아니, 코앞을 지나쳤는데도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아주 사소한 일임에도 몇 시간이 걸렸고요. 추락할 제 평판에 대한 걱정보다도, 그 일과 연관된 이들의 시간에 피해를 입히는 게 괴로워 미칠 지경이었어요. 몇 번이고 양해 메일을 썼는지 몰라요.

저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동력이 없을 때, 오늘은 이 사람과의 약속만 지키자는 책임감을 떠올렸어요. 여전히 의미와 가치는 모르겠지만, 딱 하나의 약속을 지킬만큼만 하자고요. 지금 이 원고를 쓰는 순간에도, 이 글이 많은 곳에 바이럴 되거나 대단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겠다는 마음보다 레터를 구독하는 사이더들이 제때에 레터를 받게 하자는 마음만 품고 있어요.

최소한의 책임이라는 게 꼭 타인에 대한 책임은 아니에요. 저의 경우엔 스스로에 대한 책임보다 타인을 향한 책임을 떠올리고 지는 게 더 익숙하고 선명한 편이라 그런데요. 여러분의 경우엔 ‘최소한 나의 이 부분만큼은 지켜내자’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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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안전한 공동체 혹은 타인에게 내 상태 공유하기

무기력이 더욱 힘든 이유 중 하나는 ‘고립감’으로 확장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감각 말이죠. 고립은 깊은 내면으로 들어가게 하는 길이 되어 주기도 하지만, 그 상태가 계속 되면 컴컴한 심연에서 나오기 어렵게 되죠.

저도 평소 제 얘기를 잘 하는 편은 아니라서, 이 방법을 자신있게 권하기 멋쩍은데요. 저는 제 상태를 누군가와 나눠보라는 얘길 들을 때 이런 걱정이 먼저 들더라고요. '내가 이기적인 사람으로 비춰지면 어쩌지?', '그 사람한테 괜히 불필요한 부담을 안기면 어쩌지?' 동시에 타인과 내 상태를 공유한다 한들, 결국 이건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닐까 하는 마음도 들죠. 뭐가 달라지겠어, 하고 말예요.

그런데 제가 최근 발리 여행에서 술 기운을 빌려 동료들에게 제 마음을 나눴는데요. 생각보다 많은 게 달라졌어요. 우선 이 감정이 나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었다는 점을 알게 됐고요. 무기력이 내 의지 문제인 줄 알았는데, 조직 차원에서 함께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내가 얼마나 건강한 공동체 안에 있는지도 새삼 확인했고요. 핵심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 않을지라도, 누군가와 맞잡은 손의 촉감이 살아나면 회복이 시작돼요.

발리에서 산 책 @theselfhug 의 <The Best Self Journal>에 인용된 문구
발리에서 산 책 @theselfhug 의 <The Best Self Journal>에 인용된 문구

 

4. 일기로 생각의 꼬리 이어가기

우리는 아는 걸 쓰는 게 아니라, 쓰면서 알게 된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일단 쓰기 시작하면 엉킨 실타래의 출발점을 찾을 수 있게 돼요. 생각과 말을 내면에만 가둬 두지 말고 무작정 풀어내보세요. 문법과 논리 모두 필요 없어요. 그냥 지금 생각나는 말 그대로! 저는 쉽게 고쳐 쓰게 되는 디지털 글쓰기보다 손으로 쓰는 게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뭐든지 여러분이 편한 방법으로요. 일기로 생각 근육을 자꾸 써 버릇하면 더 넓고 깊은 생각을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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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찬의 일기] SIDE in 발리 #1

지난 레터와 사이드 인스타그램 통해 소식을 들으신 분들도 있겠지만,
사이드가 아홉 명의 크루들과 함께 발리로 리트릿을 다녀왔어요! 🏝️

 

발리 고수인 융과 다른 멤버들, 그리고 발리 하수인 해찬은
발리의 어떤 모습을 만났고 무엇을 느꼈는지,
그리고 사이드 크루들은 어떻게 여행하는지 조금은 날것의 모습들을 가볍게 나눌게요:)

잔뜩 부푼 마음과 끝나지 않는 일, 그리고 쉽지 않은 출국.
사이드의 발리 여행에선 무슨 일이 있었게요-?


🔭 보너스 코너! 요즘 리스트 by 슬기

 

💿 now playing
데이먼스 이어 - Yours

전주만 들어도 청춘과 낭만이 절로 생각나는 노래. 너무 유명하긴 하지만, 언제 들어도 나른해지는 기분이 든다. 특히 하늘이 맑은 한낮의 오후에 들으면 기분이 더 좋다.

 

📚 now reading 

이훤 - <눈에 덜 띄는>

발리에 가는 비행기 안에서 완독한 이훤 시인의 산문집.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거주하던 시절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도 하고, 어느 사회에서 중심이 아닌 사이드로 밀려난 사람의 관찰력과 세심함을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무엇보다 너무 무겁거나 사색적이지 않고 제법 유쾌한 점도 마음에 쏙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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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에선 의심 대신 응원을,
현실적인 이유로 반대하기 전에
함께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합니다.
다양한 색깔을 지닌 여러분의 스펙트럼이 펼쳐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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